최 창 용  수의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따뜻한 봄날이 되면 우리나라 농촌 어느곳에라도 한해 농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처럼 우리네 축산도 봄 단장을 시작해야 겠다. 한 해 가축 농사를 잘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제일 먼저 축사 소독을 권장하고 싶다. 물론 추운 겨울동안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해 축사 소독에 만전을 기하였지만, 소독약 결빙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므로, 기온이 올라간 시기를 이용하여 가축을 사육하고 있는 공간 주변의 철저한 소독을 실시하여 보자.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독약으로 허가를 받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무수히 많다. 그러나 소독이라는 것이 소독약을 물에 희석하여 뿌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축사에 분변이 가득 덮여 있는 상태에서 아무리 분무 소독약을 뿌려준다 한들 축사에 상존하는 바이러스, 세균 등을 없앨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축사 소독을 위해서는 먼저 트렉터 등을 이용하여 축사 주변 분변을 깨끗이 제거하여 준다. 기계를 이용한 분변 제거 후 축사 구석구석은 사람의 힘으로 깨끗이 분변을 제거한다. 이 때 사료조와 수조에 끼여 있는 오염물질도 깨끗이 없애 준다. 축사주변 분변 등 오염물질을 깨끗이 없앤 다음 희석배율에 맞춘 분무 소독액을 구석구석 뿌려주어 1차 소독을 실시한다. 분무 소독약의 경우 용도에 따라 권장하는 종류가 약간씩 차이가 나므로 사용설명서를 충분히 확인하고 사용하도록 한다. 청소 및 1차 분무 소독이 끝나면 토치램프 등을 이용하여 축사 및 기구의 화염 소독을 권장한다.

축사 공간이 워낙 넓어 화염 소독에 애로사항이 있지만, 그래도 1년에 한번 정도는 불을 이용한 소독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 때 불로 인해 축사 내 기구에 손상을 입히지 않도록 하며, 화재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두말 할 나위 없다. 화염 소독과 함께 가능하다면 생석회를 축사바닥에 물과 잘 희석, 도포하여 생석회 소독을 실시한다. 생석회는 물과 함께 반응하여 높은 열을 발산시켜 오염원을 사멸시키고, 이후 강알칼리로 변하여 재차 소독을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생석회가 물과 반응하여 고온을 발산하므로 반드시 분변, 깔짚 등 오염원을 깨끗이 제거한 후 사용하여 화재의 위험을 없앤 후 사용하여야 한다. 생석회 소독 후 생석회가 완전히 마르면 2차로 분무 소독을 실시하고 그 위에 톱밥 등 깔짚을 깔아주어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요약하면, 축사 소독을 위해 분변 제거 등 청소→분무 소독→화염 소독→생석회 소독→분무 소독→깔짚 도포의 순서로 1년동안 찌들어 있던 무수한 오염원을 깔끔히 제거해 주어 가축전염병을 비롯한 축사내에 상재해있던 감염원을 말끔히 없애 주도록 한다.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그래도 구제역 이후 축사 소독을 자주하여 우리 농장에 질병 발생이 많이 줄었다”고들 하시는 것처럼 소독이 질병예방 및 차단방역의 시작점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여 실천에 옮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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