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가족 1순위는 남편…16%는 각종 폭력 경험

농어촌 지역에 살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회복지서비스는 한국어 교육이며, 이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가족 1순위는 남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8월 한 달 간 전국 34개 도농복합시 및 군지역 읍·면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 4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토대로 최근 ‘농어촌 다문화가족의 사회적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결혼한 농어촌 지역 한국인 남성 3명 중 1명 이상이 외국여성과 결혼하고 있으며, 한국에 온 결혼이주여성 가운데 대다수인 86.5%가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또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회복지서비스는 한국어 교육(30.0%)이고, 다음은 한국문화 이해(14.2%), 자녀교육상담 및 지도(14.2%), 한국요리 강습(8.0%) 순이었고, 직업훈련과 취업교육 및 일자리 알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각각 7.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농어촌지역 결혼이주여성들의 15.3%와 한국인 남편의 27.5%는 농ㆍ어업 이외 직장 등 다른 소득원을 갖고 있으며, 농ㆍ어업 이외 다른 소득 창출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한 결혼이주여성은 37.8%였다.
농어촌 다문화가정의 54.8%는 연 가구소득이 2천만원 미만이며, 연 가구소득이 3천만원 이상인 다문화가정은 9.7%에 불과했다.

결혼이주여성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상대는 남편(11.0%), 시어머니(8.8%) 순이며, 지난 1년간 가족들로부터 각종 폭력을 경험한 비율도 16.0%에 달했다.
농어촌지역 아동 중 다문화가족 자녀 비중은 10〜25%인 곳이 6.5%, 25〜50%인 곳이 1.4%, 50% 이상인 곳이 5.1%로, 10% 미만(45.2%)이거나 아예 없는 곳(41.9%)에 비해 아직은 낮았다.

농어촌 주민들의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연령이 높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마을에 다문화가정이 적을수록, 결혼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정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2010년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한국 남성의 혼인 5,971건 중 33.9%(2,023건)는 외국 여성과의 혼인이었다.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한 박대식 연구위원은 “한국 농어촌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차지하는 역할이 계속 커지고 있는데 비해, 이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가족과 주변의 노력은 미흡한 편”이라며 “특히 결혼 초기에 한국 가족들이 외국인 여성들을 더 많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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