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침수에 강한 나무로 60여 시간의 침수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장시간의 침수는 낙엽, 과실비대 불량 등의 원인이 된다. 밀식으로 재배할 때에는 재식 9년차부터 과실크기가 작아지는데, 이런 증상은 밀식장해에 의한 광(빛) 환경 불량이나 도장지 다발 등으로 양분공급이 불량해지기 때문이다.


<Q> 도로 건너편 복토한 밭에서 배 과원으로 빗물이 흘러들어와 침수에 의한 생육불량, 수량감소를 나타낸 것으로 판단되는데, 원인이 맞는지 알고 싶다. (경기도 배 재배농가)

<A> 배 재배 농장을 방문했는데, 배는 ‘신고’로 22년생이었다. 재배면적은 3830㎥, 재식거리는 6.0m × 1.5~2.5m이다. 민원인에 따르면 폭우에 의해 배 과수원이 약 60시간 침수 된 후 과일이 더 이상 크지 않고 상품성이 떨어졌는데, 침수피해 원인은 도로를 경계로 반대편에 위치한 복숭아 과원이 3년 전 폐원과 동시에 도로보다 높게 흙을 매립하여 빗물이 배 과원으로 유입돼 발생했다.

실제로 민원농가의 과원 위치는 주변에 비해 지대가 낮아 강우 시 주위의 빗물이 과원내로 흘러들어올 수 있는 지형이었으며, 토양은 사양토인 사천통과 식양토인 고평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수직배수는 사천통은 다소 빠르나 고평통은 매우 느린 토양이다. 조사당시 이랑사이 토양표면에 물이 고여 있는 상태로 표면배수가 불량했다.

배나무는 밀식으로 심어 수령에 비해 원줄기 직경이 작고 조피증상이 심했으며, 도장지 길이가 2m 이상 돼는 관리 불량상태였다. 뿌리는 대부분 정상이었으나 일부 토양표면에 물이 고여 배수가 불량한 곳의 나무는 뿌리표피가 갈변되거나 일부 뿌리의 목질부가 갈색을 띠고 있어 노화가 다소 심한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침수 시 토양 내 산소부족에 따른 작물의 피해는 직접적으로는 뿌리에 나타나고, 간접적으로는 지상부에서 나타나는데 배는 침수에 따른 내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나무의 경우 침수 5일경이 되면 일부 뿌리가 영향을 받게 되고 7일째는 뿌리 고사비율이 45% 정도로 대부분의 새 뿌리가 피해를 받으며, 21일째는 뿌리의 80~90%가 피해를 받는다.

즉, 민원인의 배 농장처럼 2~3일간의 침수상태에서 뿌리가 죽거나 과실비대가 억제된다는 보고는 없다. 또한 배 밀식 정도에 따라서도 차이는 있으나 재식 9년차부터 과실크기가 작아지는데, 이와 같은 과실비대 불량은 밀식장해에 의한 광 환경 불량 또는 도장지 다발 등으로 과실로의 양분공급이  불량해지는 것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민원인 과원의 경우 일반적인 침수피해 시 나타나는 뿌리 갈변고사, 과총엽의 낙엽 등을 관찰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뿌리가 정상상태인 것 등으로 보아 과실 비대불량은 밀식에 의한 밀식장해, 배수불량 등이 일차적 원인으로 판단됐다.

다만, 민원인이 주장하고 있는 60시간 정도의 침수가 배나무의 뿌리호흡에 영향을 미처 뿌리활성이나 노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배 과실의 비대를 억제시킨 중대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는 과원의 표면 배수가 잘 되도록 하며, 배나무의 유전적 생육특성에 알맞도록 적정 재식거리를 6m×5m 되게 솎아줌으로써 나무 수세를 안정시킬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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