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욱 기자

3년여 만에 재발한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전국이 방역활동으로 몸부림 치고 있는 가운데 ‘나 홀로’ 사육에 임하는 농가들에 대한 대책마련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홀로 열심히 사육하는 것이 죄(?)는 아니겠지만, AI로 인해 신경이 곤두서있는 요즘 이들 농가들은 주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AI는 오리와 토종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오리협회, 한국토종닭협회는 회원농가들의 관리를 부실하게 해 가금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며 온갖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런데 정작 AI가 발생한 농가들을 파악해보니 오리협회, 토종닭협회와는 무관한 농가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협회는 AI가 발생한 이후 지자체를 통해 이들 농가들의 소재지를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 협회가 모든 지탄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협회 미가입 농가들은 열심히 사육해서 판매하면 그만인데 협회가 무슨 필요가 있으며, 협회가 그동안 해준게 뭐가 있냐고 되려 큰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이 때문에 협회들은 비회원 농가들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주거나, 정부나 지자체가 관리방안을 마련해 지도·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이상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 흐리는 꼴은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구제역·AI로 인해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고 언제 종식될지 기약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 곳에서는 요란하게 방역을 외치고 있는데 다른 한 곳에서는 제멋대로 행동을 일삼고 있는 농가들로 인해 방역에 누수가 생기는 현실은 분명 되짚어봐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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