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농산물은 다 수출” 각오…군수·교수들도 올인

농업인신문은 농촌진흥청 농촌지도사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역농업특성화사업’이 농촌현장에서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짚어본다. 지역농업특성화사업은 농진청 변의 키워드가 종합된 사업이다. 연구·지도·현장을 연계한 수요자중심 기술 개발과 보급, 농업기술센터중심의 지역농업 활성화, 지도인력의 전문역량 강화, 연구결과의 현장실용화 등 현안을 오롯이 담고 있는 사업이란 평이다. 농진청은 12대 특성화 유형을 설정하고 지난해 50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지원 대상기관에 선정한 데 이어 올해 33개 농업기술센터를 새로 선정했다. 그 중 우수사례를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의 말]


◇ 농업예산 40%, 수출농업 육성

파프리카, 복숭아, 국화, 뽕·누에. 이들은 화순군이 전남지역 다른 시·군에 견줘 가장 많이 재배하는 작물이다.

재배면적의 경우 전남지역에서 1위에 오른 복숭아와 국화는 각각 165헥타르, 29헥타르로 36%의 비중을 차지하고 뽕·누에도 56헥타르로 전남 재배면적 161헥타르의 35%를 점유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특히 파프리카는 20.4헥타르로 전남지역 45.5헥타르의 45%나 차지하고 있다.

이 작목들은 이른바 ‘수출작목’에 속한다. 화순군이 수출농업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화순군은 특히 농업인이 1만8천여 명으로 군 전체인구의 27%를 차지할 정도로 ‘농업郡’이라고 할 수 있다. 화순군의 작물생산액은 2천억 원 수준으로 전남 전체 6조1천500억 원에 견주면 3.2%에 불과하다. 그러나 원예작물과 특용작물 생산액 비중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수출농업’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전남 내륙에 위치한 입지조건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물류비 부담이 수출농업에 불리할 것 같지만 화순군은 농산물 수출의 안정적인 체계를 갖추면서 이를 극복했다. 한두 작목을 수출하는 것보다 수출작목을 다변화하고 규모를 늘리면서 이제는 아예 “화순에서 나는 농산물은 모두 수출한다”는 각오로 뛰고 있다.

현재 화순군이 해외에 수출하는 농산물은 파프리카, 토마토, 아스파라거스, 국화, 버섯 등이다. 화순군은 수출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를 토대로 수출농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업생산기반 구축과 현장기술 지원과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수출유망작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는 더 많은 작목이 수출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것은 2010년 화순군 농업예산의 40%를 수출농업 육성에 배정한 대목이다. 농업예산 995억 원은 군 전체예산의 25% 정도를 차지한다.

이 중에서 400억 원을 수출농업 육성에 사용하는 것이다. 2009년 200억 원에 견주면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이 예산은 에너지 절감과 품질안전성 향상, 원예작물 생산기반 구축, 시설원예 환경개선, 버섯생산시설 현대화 등 수출농업 기반을 탄탄히 하는데 집중적으로 투자되고 수출농가에 대한 수출물류비 지원과 실적 보상금으로도 쓰이고 있다.

◇ 교수들도 화순 수출농업 큰 공헌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지역농업특성화사업 수출농업 육성 부문에 선정된 화순군농업기술센터는 생산유통 신기술 보급과 수출작목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배기술이 낮고 일부 작목에 편중된 현실을 감안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기술교육에 집중하는 한편 보온시설 개선과 토마토 선별자동화 등 경영비 절감기술 보급에도 힘을 쏟고 있다.

수출농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민선5기 군수는 블루베리 단지조성과 수출성사를 공약사업으로 내걸 정도다. 화순군 차원의 농특산물유통회사 설립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수출작목 다변화 함께 화순군은 수출국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아스파라거스와 블루베리는 일본, 파프리카는 호주, 새송이버섯은 싱가포르, 토마토는 홍콩 등지로 수출하는 등 2010년에 수출 다변화 노력이 적잖은 성과를 얻었다.

화순군이 수출농업의 선도지로 나서게 된 데는 군과 농업기술센터의 집중적인 육성 전략이 주효했다. 아울러 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인 ‘자연속愛’도 화순지역 농산물이 국내외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이와 함께 수출농업을 특성화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전남지역 대학교수들이 크게 공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구성된 수출농업 협력네트워크는 생산, 유통, 기술개발, 행정 등 부문별로 농가대표, 농협, 행정, 유통회사와 함께 대학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학교수들이 맡고 있는 작목별 산학협력단과 연계한 기술지원과 컨설팅은 수출작목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수출채소의 경우 전남대 이정현, 정갑채, 강혜정 교수와 구양규 박사가 지원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국화는 목포대 유영권 교수, 순천대 강정구 교수, 호남대 안규빈 교수가 힘과 지혜를 모으고 있다.

화순군은 2009년 24억1천600만 원 어치의 농산물을 수출했으며 2010년에도 파프리카 500톤, 새송이 80톤, 토마토 20톤, 국화 20만 송이 등 25억 원 이상의 수출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블루베리, 아스파라거스가 해외시장을 개척해가면서 2011년에는 더 많은 작목이 여러 나라에 수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순군농업기술센터는 농촌진흥청과 전남농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수출과 관련한 연구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국산딸기 연중생산 육묘기술, 겨울철 수출 아스파라거스 생산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2011년 기술개발 성과와 보급이 이뤄지면 다시 한 번 ‘수출농업郡’의 면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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