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의 본향 충주엔 ‘속 빨간 사과’도 있네

농업인신문은 농촌진흥청 농촌지도사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역농업특성화사업’이 농촌현장에서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짚어본다. 지역농업특성화사업은 농진청 변화의 키워드가 종합된 사업이다. 연구·지도·현장을 연계한 수요자중심 기술 개발과 보급, 농업기술센터중심의 지역농업 활성화, 지도인력의 전문역량 강화, 연구결과의 현장실용화 등 현안을 오롯이 담고 있는 사업이란 평이다. 농진청은 12대 특성화 유형을 설정하고 지난해 50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지원 대상기관에 선정한 데 이어 올해 33개 농업기술센터를 새로 선정했다. 그 중 우수사례를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의 말]


◇ 사과·복숭아 면적 3천ha 달해

인구 21만의 도시 충주는 사과, 복숭아 등 과일주산지, 과일의 메카로 알려지고 있다. 농가인구는 3만3천여 명으로 도시 전체인구의 15% 수준이다. 특히 작물재배면적의 경우 사과 1천900헥타르, 복숭아 1천100헥타르는 충주지역 점유순위 1위, 3위에 올라있다. 과수관련 작목회가 95개에 이른다.

사과는 단일품목으로 연간 생산액이 928억 원에 이를 정도다. 사실상 사과가 충주농업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충주시 상징물에 사과가 있고 별도의 ‘사과과학관’이 있다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복숭아와 배, 포도 등을 합해 충주 과수 총생산액은 2천384억 원에 달한다. 충주 농업총생산액의 48.7%로 절반에 가깝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농촌진흥청의 지역농업특성화 ‘고품질 과실 생산유형’ 사업기관에 선정됐다. 선정당시 가점을 받은 부문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적극적인 사업의지와 함께 농업기술센터의 과수전담부서가 있다는 점이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는 2000년 연구관을 실장으로 한 사과연구실을 시작으로 2005년 과수연구과로 확대 개편하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 농업연구직 4인이 과에 배치돼 있다. 농업기술센터 연구직 채용규모로는 이례적이다.

농업기술센터 내 전문연구인력 배치는 물론 관내 대학들과의 산학협력도 충주 과수산업 성장의 발판이라고 있다. 건국대, 충주대, 충주농고는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과수농가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특히 충청북도 사과특화 산학연 협력단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교수들은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농가컨설팅을 벌이고 한편에서는 디자인, 유통 전공 교수들이 과수산업 성장을 거들고 있다.

‘충주사과’의 브랜드파워 1위, 농촌진흥청의 탑푸르트 품질평가 최우수상,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농산물 파워브랜드 최우수상 등의 화려한 수상경력은 충주시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한 촘촘한 협력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한 덕분이다. 2006년 발 빠르게 ‘충주사과’로 지리적표시제 등록을 마친 충주시는 이미 기획재정부로부터 ‘사과 특구’로 지정됐다.

◇ 디자인 바꿔 고부가가치 실현

충주엔 사과의 모든 것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충주시농업기술센터의 고품질 과실 생산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과수 친환경 재배기술과 종합생산체계 기반 구축에서 탁월한 성과를 나타낸다. 과실분야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 단지는 5곳에 100헥타르에 이르고 참여농가는 지난해 84농가(117헥타르)에서 올해 170농가(264헥타르)로 대폭 늘었다.

유비쿼터(정보종합) 기술을 활용한 무인 해충감시체계 구축, ‘속 빨간 과수’ 도입, 과수전문기술 교육프로그램 운영, 체험과 관광을 포괄하는 농업테마공원 조성사업 등은 충주시농업기술센터가 과수산업을 선도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매월 첫 화요일과 목요일에 실시하는 복숭아, 사과 교육에는 자체 제작한 교재가 활용될 정도다. 과실 수출농가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교육도 인기를 끌고 있다.

충주사과의 브랜드파워는 고품질 생산기술에서 비롯하지만 부가가치를 높이는 역할은 ‘디자인’이 맡았다고 할 수 있다. 농업기술센터가 자체 개발과제로 시작한 기능성 상자 제작 사업은 관내 대학교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큰 성과를 얻고 있다.

납작
한 사각 형태의 상자에, 합격을 기원하는 디자인을 접목한 ‘대학사과’는 특허와 상표 등록을 마치며 최근 몇 년간 공전의 히트를 쳤다. 가공만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술이 아니라 포장이나 디자인 혁신으로도 생과의 부가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충주시농업기술센터가 몸소 보여준 사례다.

충주시는 과실생산 외적인 영역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체험과 관광지구, 위락지구, 연구와 교육지구 등으로 구성된 농업테마공원 조성사업이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원사업으로 확정됐다. 과수시험장, 사과농장 등에서 이뤄지는 농촌체험축제도 2008년 연구회 결성으로 탄력을 받은 상태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는 농진청의 지역농업특성화 지원을 계기로 과수산업 성장을 이끌 차세대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과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토양환경 개선, 기능성을 강화한 사과와인 개발 같은 연구과제를 진행하는 한편 사과길 일주 트레킹 코스 개발, 사과향기 있는 길 조성사업도 벌이고 있다. 내년에는 기능성 과수단지를 별도로 육성하고 현장중심의 산학협력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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