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생명”…고품질 청원생명쌀이 증명한다

농업인신문은 농촌진흥청 농촌지도사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역농업특성화사업’이 농촌현장에서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짚어본다. 지역농업특성화사업은 농진청 변화의 키워드가 종합된 사업이다. 연구·지도·현장을 연계한 수요자중심 기술 개발과 보급, 농업기술센터중심의 지역농업 활성화, 지도인력의 전문역량 강화, 연구결과의 현장실용화 등 현안을 오롯이 담고 있는 사업이란 평이다. 농진청은 12대 특성화 유형을 설정하고 지난해 50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지원 대상기관에 선정한 데 이어 올해 33개 농업기술센터를 새로 선정했다. 그 중 우수사례를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의 말]


◇ 이젠 쌀도 전문농업인이 ‘대세’

‘농업은 생명, 쌀은 생명’이라는 ‘명제’가 무색할 정도로 최근 우리 쌀이 천대를 받고 있다. 쌀이 지닌 생명력이 농업인의 운명과 같이해온 점을 떠올리면 최근의 정황은 농업과 농업인이 천대받고 있는 현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농업인은 농업인대로 타개책을 찾느라 부산하다.

청원군농업기술센터의 고민도 다르지 않다. 전체경지면적 1만8천여 헥타르 중에서 논이 차지하는 면적은 1만여 헥타르, 비중은 56.3%에 이른다. 농가의 경우도 전체 1만3천 호 가운데 9천700여 호, 75%가 벼농사를 짓고 있는 청원군으로서는 쌀이 가장 큰 숙제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다른 지역 벼 재배농가에 견줘 소득이 높은 청원군은 쌀값 하락에 따른 여파가 더 크게 나타난다. 2008년도 전국농가의 전체소득대비 쌀 소득이 13.1%인 것에 비해 청원군은 쌀 소득비중이 22.1%나 차지한다.

게다가 일찌감치 고품질 쌀로 승부수를 던진 청원군에서는 일반 쌀과 소득차이가 줄어들자 농가들이 청원생명쌀 재배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2009년도 ‘호품’ 벼를 재배한 농가에 견줘 10아르(약 300평)에 28만3천 원이나 소득이 적게 나타나자 전국최대 친환경농업 육성지역 청원군의 벼 재배농가들도 ‘고품질’을 포기하고 호품을 선택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청원군이 내놓을 수 있는 해결책도 그만큼 명쾌하지 않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청원군농업기술센터는 친환경 벼 재배전문가와 최고경영자(CEO) 육성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유기농업기사, 식물보호기사 등 농가들이 전문지식을 갖추고 쌀 생산과 농가경영에 임한다면 난관을 극복할 것이란 취지에서다.

고품질 친환경 쌀로 경쟁력을 확보한 마당에, 일반 쌀과 고품질 쌀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 일시적 현상 때문에 어렵게 쌓아온 명성을 잃을 수는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올해 2차에 걸친 교육을 통해 참가자의 55.6%가 유기농업기사에 합격하기도 했다. 청원벤처대학, 청원생명쌀 가공연구회도 전문가 양성의 요람이 되고 있다.

청원생명쌀의 브랜드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청원군농업기술센터의 적잖은 공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러브米  페스티벌’에서 올해까지 6회 연속 상을 받았고 로하스 인증도 4년 연속 선정됐다.

◇ 가수 태진아와 탤런트 견미리

청원군농업기술센터가 농촌진흥청의 지역농업특성화사업 고품질 쌀 생산부문에 선정된 데에는 청원생명쌀의 브랜드인지도 상승도 한몫 했다고 볼 수 있다. 농진청이 육성한 고품질 쌀 브랜드 ‘탑라이스’는 물론 이들 생산단지를 친환경으로 전환하면서 인지도 상승은 물론 농가소득도 더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 왕우렁이농법에 따라 농가소득은 29.1%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원군의 친환경 왕우렁이농법 면적은 지난해 2천 헥타르에서 올해 2천582헥타르로 확대됐다.

고품질 쌀 단지도 2천900헥타르에서 3천432헥타르로 늘었으며 63헥타르의 탑라이스 생산단지는 친환경재배로 전환하면서 64억 원의 소득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력 덕분에 청원군은 올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쌀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 20킬로그램 1포에 4만 원 가격으로 매월 10톤을 수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과는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한 농업기술센터의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이다. 청원군에서 농업 전체예산은 2009년 560억 원에서 올해 645억 원으로 대폭 늘었고 수도작 분야의 경우 136억 원에서 170억 원 수준으로 24%나 늘었다.

특히 농업기술센터의 예산은 같은 기간 80억 원에서 163억 원으로 103%나 늘렸다. 결과적으로 청원군농업기술센터의 위상강화에 따른 수혜는 고스란히 농업인에게 증폭돼 지원되는 효과를 나타냈다.
농업기술센터가 맺고 있는 인적자원 네트워크도 청원생명쌀 성공가도의 주요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산학협동 심의위원회, 충북대학교 등 청원군의 생명농업을 둘러싼 각계의 협력은 고품질 쌀 생산기반 못잖은 중요기반이다. 여기에 경종농가와 청원양돈영농조합과의 상호협력은 친환경 자연순환농업을 실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청원군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태진아와 탤런트 견미리는 청원생명쌀의 천군만마와 같다. 해마다 열리는 생명축제에 이들 유명인이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청원생명쌀은 소비자 인지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청원군농업기술센터는 더 나아가 상설 홍보전시관을 설치할 예정인 데다 서울 등지에 청원생명쌀 직거래장, 판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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