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명품화/보은군농업기술센터

농업인신문은 농촌진흥청 농촌지도사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역농업 특성화사업’이 농촌현장에서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짚어본다.

 지역농업 특성화사업은 농진청 변화의 키워드가 종합된 사업이다. 연구·지도·현장을 연계한 수요자중심 기술 개발과 보급, 농업기술센터중심의 지역농업 활성화, 지도인력의 전문역량 강화, 연구결과의 현장실용화 등 현안을 오롯이 담고 있는 사업이란 평이다.

농진청은 12대 특성화 유형을 설정하고 지난해 50개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지원대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올해 33개 농업기술센터를 새로 선정했다. 지난해 유형별 우수사례 12회에 이어 올해도 우수지역을 소개한다. [편집자의 말]


◇ 황토와 대추로 이름난 고장, 보은군

속리산 자락에 위치한 충북 보은군은 ‘황토의 고장’이라고 스스로 알리고 있다. 청정지역인 데다 인체에 유익한 황토지대로 이뤄진 보은군은 지역 농산물 홍보에도 ‘황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탄산칼슘, 석영, 운모 등 각종 광물을 함유하고 원적외선 복사로 신진대사, 혈액순환, 노화방지 등 인체건강에 좋은 황토는 자체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황토에서 자란 농작물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보은군의 황토에서 자란 대표농산물로 대추가 있다. 보은군 대추생산량은 2008년 900톤 정도로 전국 생산량의 11.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보은 황토대추는 일찌감치 지역축제의 대표테마가 됐고 속리산 관광활성화에도 한몫을 담당해왔다. 보은대추가 이제는 한우산업에도 일조하고 있다. 대추가루를 첨가해 발효한 가축생균제가 보은 한우고기 품질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보은군농업기술센터는 지난 4월 대추가루를 첨가해 발효시킨 대추발효 가축생균제를 속리산 브랜드 한우 ‘조랑우랑’ 40마리에 집중 투여한 결과 육질 향상은 물론 체중을 늘리는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농업기술센터와 건국대 산학협력단이 함께 추진한 이 사업에 따르면 생후 1년 미만의 어린 소의 경우 소화기능 향상과 면역력 증강효과를 냈고, 1〜2년 된 중소는 하루 증체량이 0.92킬로그램에서 1.23킬로그램으로 34퍼센트 늘었다. 생후 2년 넘은 큰 소의 경우 1등급 출현율이 95퍼센트대로 높아지면서 마블링은 평균 1.4단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은군에서 한우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못 크다. 보은군이 충북지방통계청에 의뢰해 2008년 주요농업소득품목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우는 342억 원으로 사과(120억1천만 원), 대추(35억3천만 원), 배(17억 원) 등을 크게 앞질렀다. 보은군내 사육중인 한우는 2만3천669마리로 1년 전 2만970마리에 견줘 13퍼센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보은군농업기술센터의 한우 명품화사업은 2005년부터 불이 붙기 시작했다. 정부 신활력사업에 선정되면서 명품한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건국대, 경북대와 손잡고 개발한 대추발효 생균제는 신호탄이 됐다. 농업기술센터는 보은축협, 속리산 황토한우 조랑우랑 작목회와 함께 대추 6.5톤을 구입, 황토와 생균제를 배합해 만든 미네랄비프 발효사료를 개발해 36호 축산농가 2천여 한우에 공급하는 실증시험을 실시했다.


◇ 한우특구 지정, 유전자원센터 건립

보은군농업기술센터는 이와 함께 안전축산물 공급체계를 갖추는 일도 추진했다.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무항생제 축산물을 생산하는 한편 유통인프라 구축을 위해 육가공공장을 설치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보은 황토한우 ‘조랑우랑’이 지난해 말에 한국표준협회가 지정하는 ‘로하스(LOHAS)’ 인증을 획득했다. 로하스 인증은 친환경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공인을 의미한다.

보은군은 2008년에 지식경제부가 선정하는 ‘지역특구’에 대추특구, 한우특구로 지정됐다. 보은 황토한우의 안정적 생산기반 구축, 브랜드 한우 품질고급화사업에 중앙정부의 예산이 지원되면서 한우 명품화에 성큼 다가섰다. 보은군은 이를 계기로 한우 유전자원센터 건립에 나섰다. 2011년까지 85억 원을 투입여 6만6천 제곱미터(약2만평) 규모로 짓는 ‘고능력 한우 유전자원센터’는 혈통 좋은 암소 500여 마리를 들여와 사육함으로써 연간 우량 암송아지 300여 마리를 생산해 농가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보은군농업기술센터는 농촌진흥청이 2009년부터 실시한 지역농업특성화사업 ‘한우 명품화’ 유형에 선정되면서 한우관련 연구는 물론 기술보급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항생제를 쓰지 않는 한우사육을 위해 40여 시범 농가를 대상으로 항병력 강화제를 보급하고 정기교육과 순회컨설팅을 벌이는 한편 사양관리 기록장을 쓰게 했다. 농업기술센터는 아울러 앞서 개발한 대추발효 생균제를 이용해 사료를 제조해 지원하고 발효사료 제조기도 5곳에 보급했다.

농업기술센터가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는 한우농가 교육과 컨설팅이다. 위해요소중점관리시스템(HACCP) 인증을 위해 전문컨설턴트가 집중교육은 물론 대상농가와의 일대일 현장지도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육, 도축, 가공, 포장, 유통 등 모든 과정의 철저한 위생과 품질관리를 인증하는 제도로 현재 보은 조랑우랑 생산농가 140곳 중 9곳만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농업기술센터는 올해 20곳이 추가 인증을 받고 5년 이내에 모든 농가가 HACCP 인증을 받게 한다는 계획이다.

한우 전문경영인 양성도 HACCP 인증만큼 중요한 과제로 다루고 있다. 농축산물 수입개방에 대한 대처능력 향상과 전문기술 습득, 체계적인 축산물 생산과 농가경제 경영을 통해 보은한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보은군농업기술센터는 “자체강사와 대학교수, 농촌진흥청 연구원 등으로 강사를 확보해 한우 번식과 고급육 생산에 필요한 이론과 실기, 가공, 유통을 포함한 한우산업 전반에 걸친 실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보은군 한우가 전국최고 브랜드에 오르는 길도 멀지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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