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야 산다…에너지절감으로 돈 버는 곡성농업

농업인신문은 농촌진흥청 농촌지도사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역농업 특성화사업’이 농촌현장에서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짚어본다. 지역농업 특성화사업은 농진청 변화의 키워드가 종합된 사업이다. 연구·지도·현장을 연계한 수요자중심 기술 개발과 보급, 농업기술센터중심의 지역농업 활성화, 지도인력의 전문역량 강화, 연구결과의 현장실용화 등 현안을 오롯이 담고 있는 사업이란 평이다. 농진청은 12대 특성화 유형을 설정하고 지난해 50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지원대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올해 33개 농업기술센터를 새로 선정했다. 지난해 유형별 우수사례 12회에 이어 올해도 우수지역을 소개한다. [편집자의 말]

◇ 친환경농업 ‘메카’ 자신하는 곡성

전남 동북부에 위치한 곡성군은 농가가 8천325호, 농가인구 2만2천200여 명으로 전체인구 3만3천300여 명에 견주면 농가인구비중이 67퍼센트에 이른다. 곡성군 산업구조는 그만큼 농업 등 1차 산업 비중이 높다. 곡성군이 전국제일의 친환경농업 메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힌 이유도 농업에 종사하는 대다수 군민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서다. 게다가 곡성군은 섬진강 연안을 접하고 있어 땅이 기름지고 물이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주야간 기온차가 커 과일 맛과 향이 독특한, 천혜의 친환경 농업단지라고 할 수 있다.

곡성군은 지난 2007년 향후 10년간의 청사진을 담은 ‘2016 곡성군 중장기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이 종합발전계획에는 ‘친환경농업의 메카’라는 목표 아래 2011년까지 5년간 10개 분야 55대 핵심과제에 2천350억 원을 투자하는 ‘곡성군 농업발전 5개년 계획’을 함께 담았다. 곡성군은 계획 실천 2년만인 2008년 전라남도 친환경농업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곡성군은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52억 원을 투입하는 멜론사업의 경우 흙 살리기 운동 등 많은 공을 들여 품질향상을 이뤄내면서 곡성 멜론을 명품반열에 올렸다. 곡성 멜론은 현재 백화점, 대형유통마켓에 입점해 판매되는 등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 상태다. 껍질째 먹는 안심사과와 상추, 부추, 깻잎 같은 잎채소도 명품농산물로 평가받고 있다. 곡성군은 친환경농업 완성이란 차원에서 올해 60억 원을 들여 작물맞춤형 유기질퇴비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 공장폐열이용 난방으로 에너지절감

곡성군이 특히 주목한 것은 에너지 절감방안이다. 종합계획 수립당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시설재배농가들에게 에너지 절감은 절박한 사안이었다. 곡성군의 재빠른 행보가 빛을 발했다.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의 폐열을 시설하우스 난방에 이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1헥타르 하우스단지에 열대작물인 파파야 등을 시험, 재배함으로써 에너지 절감 농업의 한 모델을 제시했다.

곡성군농업기술센터는 쓸모없이 버려지고 이산화탄소 배출요인이 되는 공장굴뚝의 열을 이용해 겨울재배 생산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감사원은 곡성군의 ‘공장폐열을 이용한 시설하우스 난방시스템’을 모범사례로 선정하고 관련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게 표창을 권고했다. 곡성군은 2003년부터 이 시스템 개발에 나섰고, 2008년 마침내 공장폐열을 이용한 실증재배에 성공한 것이다.

공장폐열을 이용해 시설하우스에서 파파야를 재배하고 있는 정재균 씨는 “운영비가 적게 들면서 폐열과 접목할 수 있는 작목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농업기술센터와 다각적인 검토를 거쳐 열대과일 파파야를 재배하게 됐다”며 “아직은 재배기술이나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수입 파파야에 비해 신선도나 품질이 월등하게 우수하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연중생산시스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에너지 아껴 친환경 시설원예 육성

이러한 노력 덕분에 곡성군농업기술센터는 2009년 농촌진흥청의 지역농업특성화사업 에너지절감 유형에 선정됐다. 곡성군은 공장폐열 이용 외에도 시설난방 효율이 높은 보온시설과 히트펌프시스템 설치를 농가에 지원하는 한편 농업에너지 절감에 대한 기술, 교육, 예산에 집중함으로써 농업경영비 절감과 지역경제 활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이다.

곡성군농업기술센터는 농촌진흥청의 에너지 절감 특성화사업에 선정된 만큼 모범적인 실천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센터 소장을 단장으로 실무추진단 22인, 자문단 8인으로 한 ‘에너지절감 특성화 지역협의회’ 구성이 신호탄이 됐다. 협의회에는 센터 직원을 포함해 농가대표, 농협, 전남도농업기술원,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순천대, 조선대, 전남과학대 등 각계 전문가가 두루 포진해있다.

공장폐열을 이용한 전문생산단지 5농가에 대한 보온시설 지원, 시설화훼재배농가에 다겹 보온커튼 설치,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설치 등 직접 지원은 물론 지역협의회의 지속적인 컨설팅을 거쳐 지하수 절감형 순환식 수막재배와 에너지이용 효율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곡성군의 에너지 절감 농업방식은 농산물 품질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업에너지를 아끼는 만큼 농가는 경영비 부담이 줄어 품질향상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곡성군농업기술센터는 이를 ‘곡성형 지역농업특성화사업’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는 에너지 절감을 기본토대로 멜론 클러스터 조성사업, 명품농산물 생산, 시설엽채류 저온기 무가온 생력재배 패키지 시범사업, 1읍면 1소득 특화사업 등과 연계해 저탄소 녹색성장의 선두에 서겠다는 포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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