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식재료’라는 용어를 많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식재료가 무엇이기에 새로운 품목 또는 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지 궁금할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 식재료는 가정식, 외부식(외식·급식), 식품산업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앞으로는 더욱 관심을 받게 될 아이템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식재료라는 것은 무엇인가? 식재료의 정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규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외식산업(급식 포함)이나 식품가공의 원료(투입재)로 사용되는 농림축수산물, 신선편이 농산물, 가공식품 등을 총칭” 이라고 한다. 요즘의 외식 및 식품가공 산업체에서 흙이 묻은 원료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단순 처리된 농산물 또는 중간 가공식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서 볼 때 식재료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08년에 18조〜21조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외식산업과 식품가공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추세이므로 식재료 산업은 자연스럽게 발전할 전망이다.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식재료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먼저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외식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연구개발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활성화를 위해 식재료 표준화, 직거래 확대, 우수식재료 사용 확대를 지원하는 한편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확대를 위해 식재료 시설의 현대화, 해외공급망 구축 등에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식재료 산업의 발전 뿐 만아니라 식재료를 생산하는 농업인, 식재료 가공업체, 식재료를 활용하는 외식·급식·식품가공업체의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 식재료를 활용하여 한식을 세계화 하는 일과도 연관이 깊다고 할 수 있다.

음식에 있어서 식재료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필자도 시골에 가서 먹는 나물과 도시에서 먹는 나물의 맛이 다른 것을 느끼곤 한다. 밭에서 바로 수확한 채소로 무친 나물이 어찌 몇 시간을 차에서 시달린 도시의 나물맛과 같을 수 있겠는가. 이처럼 식재료의 차이는 음식의 종류나 맛의 차이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지역마다 다른 향토음식이 발달하였는데, 이는 과거에 식재료의 유통이 어려웠기 때문에 지역마다 다른 특산물로 인해 다양한 조리법과 맛을 지닌 향토음식이 생성된 것이다.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김치의 종류도 수십 가지에 이르며, 같은 종류의 김치도 사용하는 젓갈이나 양념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 것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식재료와 음식과의 관계를 쇠고기로 설명하는 것도 흥미롭다. 고기로 먹는 식재료 부위는 목심, 등심, 채끝, 안심, 우둔, 앞다리, 갈비, 양지, 설도, 사태 등 10개로 나뉘고 부산물 식재료는 소머리, 소꼬리, 쇠족, 도가니, 사골 등으로 나뉜다. 고기로 먹는 10개의 부위는 더 세분화되어 살치살, 부채살, 꾸리살, 홍두깨살, 차돌박이, 치마살, 마구리, 토시살 등 39개로 분할되어 부위별 조직의 특징에 따라 구이에 이용할 것인지, 찜에 이용할 것인지, 조림에 이용할 것인지 다른 용도가 권장되고 있다.

우수한 식재료는 식습관이나 식사량과도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서울 원효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우수 식재료의 학교급식 적용 사례’라는 발표에서 “고품질 쌀(탑라이스)의 공급은 적은 양이지만 학생들의 밥 섭취량을 늘리고, 학교급식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성을 높인다”고 하였다.

한편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하면서도 안전한 식재료를 요구하고 있다. 맛과 영양이 풍부하고 안전한 식재료를 넘어서 기능성을 함유하면서도 조리하거나 먹기에 편리한 식재료를 원한다. 예컨대 어린 학생들이 좋아하고 건강에 유익한 과일, 껍질을 까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과일이나 채소, 보다 색상이 다양한 식재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컬러버섯, 컬러감자나 고구마, 새싹채소, 포장되어 나온 신선편이(fresh cut) 농산물 등이 이런 요구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앞으로 식재료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단순히 식재료 산업의 관점이 아니라 고품질의 안전한 식재료를 생산-가공-소비하는 ‘푸드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산학관연 및 소비자가 협력하여 우리의 우수한 식재료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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