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개발 / 함양군농업기술센터

농업인신문은 농촌진흥청 농촌지도사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역농업 특성화사업’이 농촌현장에서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짚어본다. 지역농업 특성화사업은 농진청 변화의 키워드가 종합된 사업이다.

연구·지도·현장을 연계한 수요자중심 기술 개발과 보급, 농업기술센터중심의 지역농업 활성화, 지도인력의 전문역량 강화, 연구결과의 현장실용화 등 현안을 오롯이 담고 있는 사업이란 평이다.

농진청은 12대 특성화 유형을 설정하고 지난해 50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지원대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올해 33개 농업기술센터를 새로 선정했다. 지난해 유형별 우수사례 12회에 이어 올해도 우수지역을 소개한다. [편집자의 말]


◇ 연 산업육성, 군수가 팀장처럼

경남 함양군은 인구 고령화와 지역 공동화 현상으로 벼농사 위주의 농업생산구조라는 한계에 부닥쳤다. 어떻게 한계를 뛰어넘을 것인가, 함양군 농업인의 고민이자 군수의 고민이 됐다. 머리 맞대고 찾은 해결의 실마리는 지역농업 특성화. 그 중에서도 지역 특산품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식품산업에 있다고 판단했다.

가공사업의 특성상 전문기관과의 연계성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담당인력의 전문성과 농업기술센터의 전담조직 구성이 중요한 전제가 된다. 이를 실현한 것은 함양군농업기술센터의 숨은 노력이다. 연 사업에 관한 한 군수가 팀장일 정도로 열정적이다. 일각에서는 함양군수, 농업기술센터 소장, 기술보급과장, 자원식품담당으로 이어지는 농식품가공사업 조직의 ‘계열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한다.

함양군농업기술센터는 그간 식품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다. 연을 이용한 식품 개발과 상품화 5종, 자미고구마를 이용한 식품 개발과 상품화 2종, 참죽과 하고초를 활용한 식품 각각 3종, 여주를 이용한 기능성식품 2종 등이 농업기술센터의 노력을 방증한다.

이와 관련한 특허가 3건에 이르고 현재 3건은 특허출원중이다. 자색고구마와 연 제품은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이밖에도 복분자, 오미자, 둥굴레 등 다양한 건강식품을 개발해 무려 50종을 상품화했다.

농업기술센터 측은 “향토자원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나 식품산업의 영세성으로 민간자본의 투자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게 통상적인 현상”이라며 “여러 가공사업 중에서 추진실적이 우수하고 사업성이 높은 분야를 테마로 정해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 사업’이 테마로 잡힌 까닭이다.

함양군과 농업기술센터가 선택, 집중하는 연 사업에는 산업계와 학계, 소비자단체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연을 사랑하는 모임, 각종 연 판매처, 연 식품 전문음식점인 ‘옥여가’ 등이 소비를 이끌고 있고 ‘옥연잎밥’ 쇼핑몰도 속속 개장하고 있다. 원광대 한의학과, 경상대와 한국국제대의 식품공학과, 고려대 의과대학 등이 성분분석 등 배후기술을 책임지고 있다.

◇ ‘연’ 하나로 1·2·3차 산업 융합

함양군농업기술센터가 산업계, 학계와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이루려는 성과는 결국 지역 농업인들의 소득향상에 귀결한다. 특화작물을 이용한 농산물 가공으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농가소득을 증대하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작목반 구성과 교육, 친환경인증 단지 조성 등에 공을 들이는 까닭이기도 하다. 함양농업기술센터는 연 재배 작목반, 연 영농조합법인, 연 연구원 등 생산자단체를 대상으로 분기별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연으로 이름난 진주 강주연못, 하동 백연도요지 등지의 견학을 통해 농업인들의 사업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또 전남 무안의 연 가공협회 창립 토론회에도 참석해 산업화 방안을 협의했다.

함양농업기술센터는 농업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일에도 궁색하지 않는다는 평이다. 연 작목반 등 생산자들의 요구로, 기존 연 뿌리(종근) 지원으로 평당 1만원 지원하던 것에다 퇴비나 논두렁 조성에까지 별도예산을 책정해 지원하고 있다. 또 여름철 더위로 연잎 수확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캐노피 천막을 지원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지역농업특성화사업 지원은 함양농업기술센터와 농가에겐 천군만마가 되고 있다. 사업비 지원은 물론 연구과제 협력과 지원이 향후 함양 연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현장의 증언이다.

백연잎차 유래 기능성 곶감의 상품화와 포장디자인 개발, 백연잎차의 항진균·고기능성 조성물의 기능성 검증과 최적 조성물 개발 같은 연구과제가 완료되면 또 한 번의 부가가치 향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양군 연 가공식품 특성화사업은 또 다른 힘은 농업기술센터 담당자들의 전문성과 열성이라는 평가다. 농식품 가공분야 6년이 넘은 담당자는 농가지도에서부터 마케팅, 연구개발까지 직접 수행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우수사례 발표는 물론 외부에서의 함양 견학이 자주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함양농업기술센터 담당자는 연 사업과 관련해 “1차 산업 위주의 농업생산구조에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먹을거리, 가공, 체험관광 등 1, 2, 3차 사업의 융합이 필요하다”며 “건강기능성 식품뿐 아니라 환경보전, 수질정화, 홍수피해 방지 기능을 하는 연의 장점을 살려 체험관광과 연계하는 차별화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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