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소중한 식량인 쌀의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농식품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무척 마음이 아프다. 쌀 한 가마니에 14만원도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쌀 20kg의 가격이 피자 한 판 값보다 못하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찡해 오는 아픔과 함께, 피자를 이전처럼 마음 편히 먹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쌀은 농부의 손을 88번 거쳐야 나오는 소중한 것’이라는 교육을 받았고 한 톨의 밥알을 남기지 못하도록 밥상머리 교육을 받았는데, 쌀이 이처럼 가치가 낮아졌다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정부나 관련업계 등에서 쌀 음식 개발, 쌀 소비촉진 홍보 등으로 쌀의 소비에 관심을 갖긴 하지만, 쌀 소비를 늘리는 일은 쉽지만은 않은 일로 전 국민의 실천이 필요한 사항이다.

식생활 문화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습관이 몸에 베이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어떤 식생활 문화에 접촉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런데 우리 어린이들의 식생활 환경을 보면 가까운 곳에 라면집, 빵집, 패스트푸드점 등이 자리하고 있어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음식을 많이 접하게 된다. 자연스레 쌀 중심의 전통식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서구식 식습관으로 서서히 변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래도 장년들은 쌀 위주의 전통식을 유지하고 있어서 우리의 식생활문화가 계승이 되고 있지만, 현재의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우리의 식탁을 상상해 보면 어떨까· 지금의 식생활 실태에서 보면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한국형 식생활을 정착시키도록 쌀밥 위주의 전통식을 많이 먹이는 방법에 대한 논의와 실천이 다각적으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일본도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쌀 소비와 전통식의 보급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쌀 갤러리를 유치하여 일본에서 생산되는 쌀의 품종을 상설 전시하는가 하면, 쌀 소비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있으며 다양한 쌀 홍보책자를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다. 또한 2001년부터 매년 1월 17일을 주먹밥의 날로 정하고 ① 1일 3식을 모두 밥을 먹자 ② 적어도 1일 2식은 밥을 먹자 ③ 아침은 필히 밥을 먹자 ④ 밥을 잘 씹어 먹자 등 ‘밥 먹기 국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쌀 중심의 한국형 식생활을 하는 것은 쌀 소비를 늘리는 효과 뿐 만 아니라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필요하다. 작년 기준 OECD 회원국가 중 한국인의 비만율이 가장 낮았다는 조사 결과는 쌀 중심의 한식의 우수성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쌀은 우리의 식생활문화에서 주식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다양한 가공형태의 제품이 이용되어 왔다. 떡, 한과, 식혜, 전통주 등 전통적인 가공제품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도 모색되어야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쌀을 단순히 밥으로서 이용하던 것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생산, 가공, 소비와 관련된 연구와 홍보를 추진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서는 가공용 쌀의 개발을 위해 밀가루를 대체할 만큼 가공적성이 우수하고 고기능성을 가진 쌀 품종 개발 및 재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가공측면에서는 밀가루처럼 쉽게 활용이 가능한 쌀가루의 개발, 전통식품에 쌀의 이용 증진, 국민 다소비 식품인 국수, 빵, 면류, 주류, 장류 등의 쌀 대체 연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 측면에서는 쌀의 우수성에 대한 조사, 홍보, 심포지엄 개최 등으로 국민들에게 쌀 소비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쌀을 소중하게 여기고 쌀 소비를 촉진하는 것은 국가의 기반이 되는 농업의 지속적인 발전, 국민의 건강 유지, 쌀 문화에 대한 우리의 식생활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중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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