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 감사할 일이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 하나가 초등학교 때부터 지각(?)을 할지언정 아침은 꼭 먹여 학교로 보내셨다는 것이다. 그때 형성된 습관은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계속되어 필자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을 챙겨 먹는 편이다. 사회에 발을 디딘 초창기 잠깐 아침을 굶은 적이 있으나 거의 오전 내내 기력도 정신력도 엉망인 상태를 경험한 이후 아무리 바빠도 아침식사 시간은 확보한다. 게다가 아침부터 서양식 식사를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 대체로 밥을 먹는 편이다.  

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당시 우리 국민의 아침결식률은 21.1%였다. 특히 20대의 아침결식률은 45.4%로 약 2명의 1명꼴로 아침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청소년의 아침결식률도 36.9%나 되었다. 그동안 학교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아침밥 먹기 장려를 위한 홍보, 교육활동의 덕분으로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는 청소년의 아침결식률이 30.2%,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결과에서는 26.0%로 아주 많이 낮아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민 전체의 아침결식률은 여전히 21.4%(2007), 20.9%(2008)이었고, 20대의 아침결식률은 42.5%(2007), 46.0%(2008)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식사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총 에너지 섭취량은 낮으나 비타민과 무기질 같은 부족하기 쉬운 미량영양소의 섭취량은 높고, 비만을 나타내는 지수가 더 낮다는 결과다. 아침을 먹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학업성취도나 학습태도가 더 양호하고, 삶의 질 또한 더 높은 것으로 보고한 연구도 있다. 아침식사는 단순히 하루 3끼 중 한 끼가 아니라 미래의 발전을 위한 경쟁력으로 충족되어야 필수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관심사는 아침을 먹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아침을 먹을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미국 앨러바마대학 몰리 브레이 박사 연구팀의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쥐에게 고지방 식이를 서로 다른 시간 때에 먹였을 때 심혈관 대사증후군의 다양한 변수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이다.

쥐가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하는 저녁에 고지방 식이를 먹인 경우와 쥐가 활동을 끝내는 시기(낮)에 고지방 식이를 먹인 경우를 비교했다. 활동을 마치는 때 고지방 식이를 먹인 경우가 체중증가, 지방과다, 고중성지방혈증 등 심혈관 대사증후군 관련 증상들을 나타내었다고 한다.

이 연구결과의 발표로 ‘아침식사로 삼겹살을 먹는 것이 더 건강에 좋다’라는 의견조차 일부에서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사람, 특히 사람의 식생활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복잡한 식사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중장기적인 식생활 추적 조사에 의한 분석결과가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성급한 일반화는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이다.

한편 2008년에 세인트루이스대학의 연구팀에 의하면 달걀과 같은 고단백 아침식사를 할 경우 나머지 하루 동안 더 적은 열량을 섭취하여 체중감소 효과를 보인다고 하였고,  2003년에 발표된 옥스퍼드 대학팀의 연구에서는 아침식사로 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섭취할 경우 점심식사에서 더 낮은 열량섭취 결과를 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침식사는 전날 저녁 이후 장시간의 공복에 의한 저혈당 상태를 회복하기 위하여, 특히 우리 뇌는 포도당(탄수화물)을 에너지로 활용하기 때문에 오전에 학습과 업무의 집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탄수화물의 섭취는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아침식사가 좋은 것일까? 과학적 연구결과로 해외 유명 학술논문에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만율이 증명해주고 있는 전통적인 한식 위주의 아침식사를 추천한다.

2009년 발표에 의하면 OECD 국가 중 한국 사람들의 비만율이 가장 낮았다.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흰밥은 피하고 잡곡밥과 생선, 달걀, 두부 등과 같은 양질의 지방과 단백질을 공급해 주는 식품,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 과일로 구성된 식단을 권장한다. 학교가기도, 출근하기도 바쁜 아침에 어떻게 골고루 챙겨먹을 수 있느냐고 불평할 수도 있겠으나 기억하자. 아침식사는 나의 경쟁력, 나의 에너지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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