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사례 탐방-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

경기도 이천시와 충청북도 음성군의 4개 조합(감곡·음성·장호원·동부과수농협)이 결성한 복숭아 광역 공동브랜드 ‘햇사레’. 2002년 복숭아 연합사업단으로 시작해 2006년 12월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연합사업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햇사레는 복숭아 단일 과수로 지난해 544억원의 사업실적을 기록했다. 최고 품질과 최고역량의 과수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는 ‘햇사레’를 통해 조합공동사업의 나아갈 바를 짚어본다.

◆풍부한 햇살, 탐스럽게 영근 ‘햇사레’
광역 브랜드 ‘햇사레’는 ‘햇살에’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햇살을 머금은 따뜻함, 신선함, 깨끗함 등의 이미지와 ‘햇’이 갖는 새로 나온, 해(sun)를 의미한다. 한 마디로 “풍요로운 햇빛 속에서 탐스럽게 영글었다”는 뜻이다.

‘햇사레’의 상표권은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이 가지고 있다. 2003년에 특허청 상표출원과 2004년 상표등록을 마쳤다.

‘햇사레’는 공동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감곡농협, 음성농협, 장호원농협, 동부과수농협의 회원 조합원만이 사용할 수 있으며,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이 마케팅과 거점APC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참여조합은 농가조직과 품질관리, 위성APC 운영 등을 책임지고, 조합원은 고품질 복숭아 생산에만 주력하는 시스템이다.

◆공동사업법인… 마케팅 및 브랜드 가치 극대화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의 출범은 산지간 경쟁과 대형유통업체의 압력 등 외부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발빠른 대응이었다. 충주, 원주, 영천 등지의 농협 연합사업이 확대되면서 산지간 경쟁이 심화됐고, 대형유통업체의 할인행사 강요와 자체 브랜드(PB) 요구 등 외부적 압력이 가중됐다.

이에 시장교섭력을 강화하고 물량 규모와와 품질 차별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색된 것이 공동사업법인의 출범이다. 공동사업법인은 참여농협과의 출하계약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추진하는 ‘햇사레’의 사업주체다.

공동사업법인은 출범 이후 다양한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상품군을 개발했다. 2kg 종이상자와 2kg 2개입, 3개입, 4개입 등의 투명용기, 4kg의 ‘햇사레 프리미엄’과 홈쇼핑 판매를 위한 3kg 박스 등 시장지향적인 포장규격의 차별화를 시도됐다.

또 물류효율화를 이끌었다. 당시까지 복숭아는 5kg 단위 박스로 포장됐다. 그러나 햇사레는 파렛트에 쌓을 때 복숭아의 상품성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4.5kg으로 박스단위를 변경했다. 그 결과 파렛트 적재 효율이 33% 증가했다.

또한 0.5kg 축소된 박스 출하임에도 시장가격이 유지되면서 농가소득 향상의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현재 4.5kg 포장 박스는 전국 복숭아 출하의 규격단위가 됐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햇사레의 매출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02년 250억원에서 2003년 321억원, 2007년 409억원, 2008년 522억원, 2009년에는 544억원을 돌파했다. 농가 수취가격도 2002년 kg당 평균 2612원에서 2006년 3593원으로 47% 올라갔다.

◆규모화·차별화가 성공 열쇠

햇사레의 성공요인은 규모화와 차별화로 대변할 수 있다. 햇사레는 연합사업과 공동사업법인을 통해 조합간 출혈경쟁보다는 상호협력을 통한 상생을 도모했다. 이를 통해 복숭아 주산지라는 지역적 가치를 최대 강점으로 교섭력을 강화시켰다. 시장 교섭력 강화는 결과적으로 농가 수취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일례로 지난 2002년 복숭아 가격이 폭락했다. 그러나 햇사레는 가락시장으로 출하되는 물량을 조절했다.
 일일 출하되던 4~5만 박스를 3일에 걸쳐 2만 박스로 조절하면서 도매시장 가격을 평균 30% 이상 끌어올렸다. 이렇게 되자 다른 거래처들도 도매시장 가격과 연동되면서 농가소득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햇사레는 모든 출하 물량과 거래처에 대한 수발주 창구를 법인으로 일원화했다. 이를 통해 직거래 물량이 늘어나고, 마케팅의 전문성과 효율성이 증대됐다.

또한 기존 브랜드를 통합한 ‘햇사레’로 고품질, 안정적인 공급능력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창출했다. 포장단위와 박스 디자인도 바꿨다. ‘햇사레’ 브랜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병행했다. TV광고, 대형광고판, LCD광고, 수도권 시내버스 및 지하철 광고 등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는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갔다. 공동사업법인은 품질의 균일성을 확보하기 위해 품질기준을 규약화하고, 검품요원을 운영하는 등 공동선별을 강화했다. 재배매뉴얼도 표준화했다. 크기, 모양, 색택 등 외형뿐만 아니라 당도, 산도 등 맛을 기준으로 하는 소비자 지향적인 품질등급을 확립시켰다.

또한 참여조합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APC에 대한 GAP(우수농산물관리)시설지정을 완료했다. 친환경, GAP, IFP(과실종합생산체계), 스테비아, 게르마늄, 세척 복숭아 등 차별화에 노력했다.
다음은 햇사레 조합원 교육 내용 속에 포함된 ‘경쟁자와 싸워 이기는 법’이다.

△농가가 조직화 되어야 한다. 교육을 통한 관행농법을 버리고,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유통을 규모화 해야 한다. 전 조직원 출하약정을 통해 물량을 모으고, 공동선별로 품질을 균일화 시켜야 한다. △무임승차자를 하차시켜야 한다. △맛이 고급화되어야 한다. 안전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 되어야 한다. △생산과 유통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 △엄격한 품질 기준이 있어야 한다. △인센티브 및 제재수단이 필요하다. △의무위반, 저품질 생산자를 과감히 제명해야 한다. △브랜드 홍보와 광고가 필요하다.



인터뷰-이용연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이사

“햇사레의 가장 큰 자산은 소비시장에서의 위치"

“지난해 일본에서 가졌던 판촉전을 통해 햇사레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는 일본시장에 100톤 정도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을 예고한 이용연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시장 판촉전에서는 햇사레 2과들이 1팩을 390엔(한국돈 5200원 정도)에 내놨다. 당시 일본산 복숭아는 500엔. 초기 시장 진출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했고, 햇사레는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 대표는 “당시 일본시장에 제시된 가격은 일본산 복숭아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라며 “그러나 일방적인 저가판매가 아닌, 유통비용과 기타경비를 제외하고도 국내 출하가격과 비슷하게 농가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판촉전은 일본시장에서 햇사레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일본의 자국산 복숭아(황도) 출하시기가 끝나는 10월. 이 시기부터 햇사레의 수출이 시작된다. 시기적으로 일본산과의 중복을 피하면서 ‘무주공산’을 노릴 수 있다.

햇사레의 일본시장 진출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 이 대표는 “국내와 일본시장의 선호 과실 크기가 다르다”며 “일본은 중소과, 우리는 대과 위주로 선호도가 갈린다”고 말했다. 이는 전략적인 마케팅 구사에 상당한 호재다. 일본 수출은 국내 복숭아 시장의 수급조절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햇사레의 브랜드 관리와 가격 조절 등 상당한 역할이 기대된다.

보완점도 있다. 일반 복숭아와의 차별을 위해 세척시스템을 부분적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복숭아에 처음으로 세척시스템이 적용되면서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세척과정에서 과실 표면이 짓무르고, 색택이 빠르며 변질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햇사레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가공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대표는 “가공시설이 필요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법인이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현재 햇사레는 쨈과 와인 등의 상품개발을 거의 마친 상태다. 이르면 올해부터 햇사레 쨈과 와인이 출시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가공시설의 도입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대표는 “햇사레의 가장 큰 자산은 이미 확보된 소비시장에서의 위치”라며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고 품질, 최고역량의 과수브랜드를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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