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사례탐방-나주 남평농협

“지역농협 40년 역사에서 조합원 의무보다는 농협에 대한 요구가 강조되어 왔다. 이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협과 농민 조합원의 신뢰관계에 따라 참여도가 좌우된다.”
협동조합과 조합원의 신뢰를 강조하는 김병원 남평농협 조합장의 말이다. 조합원의 신뢰에 따라 조합의 사업참여와 이용률이 재고된다는 의미다. 조합이용률 80% 이상, 신용사업 점유율 70% 이상을 자랑하고 있는 나주 남평농협의 비결을 살펴본다.


◆“적나라한 운영 공개로 신뢰 재고”
김 조합장은 “조합원의 조합이용율이 80% 이상이며, 여기에 지역 신협과 축협, 여타 금융기관과의 신용사업을 비교해도 7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만 봐도 남평농협이 지역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조합원의 높은 참여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조합 운영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조합원의 참여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조합으로 부터의 혜택을 조합원이 체감하고 있기에 적극적인 사업참여로 이어지는 것이다. 조합원의 사업참여는 본인을 물론 가족과 출향인사들에게 까지도 확산되고 있다.

김 조합장은 “3년 전부터 조합원 가족 및 출향인사 통장 만들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지난해의 경우 이를 통해 81건 27억원의 사업추진 실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조합원 가족통장 만들기는 고향을 떠나 생활현장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향우와 조합원 가족의 거래통장을 남평농협 통장으로 만들기 위한 운동이다.

남평농협의 경우 사업보고서를 조합 정보지 ‘드들강’(남평지역을 가로지르는 강)을 통해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계수로 본 농업인 주요수혜내역’이다. 이는 한 해 동안 조합사업을 통해 조합원에게 주어진 주요 혜택을 각 항목별로 정리한 내역이다. 이를 통해 조합이 조합원에게 어떤 사업으로 얼마만큼의 지원이 이뤄졌는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의 경우 경제사업에서는 농약의 원가이하 판매와 청무벼 계약재배를 통한 소득지지 등으로 8억8860만원을 조합이 지원했다. 또한 퇴비보조(국고, 나주시)와 면세유류(국고) 등 간접지원으로 28억1500만원이 더해지면서 37억원의 혜택이 조합원에게 전해졌다는 식이다.

특히 교육지원사업에서는 객토사업과 쌀 소득보전, 맞춤형 BB비료 무상지원 등으로 9억6000여만원을 조합이 직접지원했다. 이 같은 직?간접 지원내역을 종합하면 지난해 남평농협의 조합원 수혜액은 70억원이 넘었다. 이를 조합원 1인당으로 계산하면 243만7000원에 달한다.

◆‘드들강푸른물愛’...친환경농산물 택배사업
“정말 신선해요. 박스를 여는 순간 냉기가 무럭무럭...달걀도 깨지지 않게 포장이 너무 잘되어 있어서 안심이 되구요. 모든 야채가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씻기도 너무 편하구요.(jjs9612)” 남평농협 직거래장터에 올라온 구매후기다.

친환경농산물 택배사업은 남평농협의 신 성장동력이다. 농가에게는 판로를 창출하고 소비자에게는 싱싱한 친환경농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일석이조의 사업이다. 또한 올해는 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를 건설할 예정이어서 친환경농산물택배사업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친환경농산물택배사업에서는 남평 관내에서 생산되는 친환경인증 농산물로 엽채류와 과채류의 경우 무농약 인증 이상의 농산물만 취급하며, 과일류는 저농약 이상만을 배송한다. 5만원 패키지의 경우 오이, 애호박, 대파, 유정란을 기본으로 추가 8가지 농산물을 선택할 수 있다. 알찬 2만5000원 패키지의 경우에는 양배추 400g, 유정란, 팽이버섯, 대파 200g, 양파 2개, 파프리카 2개, 토마토 1kg, 쑥갓 300g, 감자(찜용) 800g, 브로코리 1송이, 오이 2개로 구성되어 있다.

구입은 남평농협 친환경유통팀(061-330-9337)이나 인터넷 직거래장터(www.npnh.com)를 통해 주문하면 된다.

◆흙 살리기…‘왕건이 탐낸 쌀’

남평농협 교육지원사업의 핵심은 흙 살리기다. 남평농협은 대표하는 ‘왕건이 탐낸 쌀’은 흙 살리기를 통해 탄생한 것이다. ‘청무’ 단일품종으로 생산되는 ‘왕건이 탐낸 쌀’은 5년간 600ha 15억원이 투입된 객토사업이 바탕이다.

사질량토가 많은 영산강 상류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객토와 규산질, 퇴비를 꾸준히 살포하고 있다. 퇴비는 남평농협이 보유한 퇴비제조장에서 직접 생산하며 RPC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왕겨를 숯으로 만들고 있다. 왕겨숯은 작물의 뿌리가 활착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상토와 6:4(상토:왕겨숯) 비율로 벼 육묘판에 사용하고 있다.

전량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되는 ‘왕건이 탐낸 쌀’은 친환경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된다. 첨단시설의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엄격한 품질관리가 이뤄지면서 농식품부와 한국소비자단체가 선정한 전국우수브랜드쌀에 3년 연속선발됐으며, 농식품부가 주관하는 ‘러브米’ 인증마크도 획득했다.

이밖에 남평농협은 ‘99세까지 88하게’라는 뜻의 9988봉사대를 운영하고 있다. 농촌의 심각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독거노인의 수호천사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조직으로 매주 목요일 독거노인을 방문해 집안 청소, 빨래, 말벗 되어주기, 목욕봉사와 건강검진 등을 도와주고 있다.

9988봉사대는 지난해 250명의 독거노인들에게 연탄 8100장을 지원하고 김장김치 봉사를 하는 등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9988봉사대는 현재 3억7000만원의 기금을 10억원까지 확대해 지원대상을 400명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인터뷰- 김병원 남평농협조합장



“2015년 조합원 소득 5000만원 목표”


“노동 집약적인 과거 농업에서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 미래농업으로 농가 소득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고령화에 대비하고 지속적인 농업을 위해서는 농작업이 편리해져야 한다. 농사에 재미가 생겨야 하고, 소득도 높아져야 한다. 이를 위한 기반을 조성해 주는 것이 농협이 해야 할 일이다.” 올해로 11년째 남평농협을 이끌고 있는 김병원 조합장의 말이다.

김 조합장은 “남평농협의 목표는 2015년까지 조합원 농가소득 5000만원 실현”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70세 이상의 고령농과 취미농, 가족농을 제외한 70%의 조합원에게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남평농협 조합원들의 지난해 평균 농가소득은 3900만원이다. 이는 2009년도 전국 평균으로 추산되는 2995만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김 조합장에 따르면 남평농협의 특징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나주시와 광주광역시의 길목에 위치해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도시근교 농업에 충실하다. 친환경으로 재배되는 ‘왕건이 탐낸 쌀’을 중심으로 시설하우스 위주의 딸기, 토마토, 풋고추, 애호박, 가지 등 비교적 소득이 높은 농산물들을 생산하고 있다. 하우스 1동(660㎡. 200평) 기준으로 12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조합장은 “농가소득 5000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작물 이외에 고소득작물을 도입해야 한다”며 “특히 한라봉과 신비디움, 호접란 등의 특수작물을 통한 농가소득 기여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2012년까지 18개 정부기관의 이전이 예정되어 있는 혁신도시가 들어설 경우 남평농협의 농산물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에 힘을 싣고있다.

친환경농산물 택배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이다. 인터넷 직거래장터를 통해 소비자와 호흡하고 발전하기 위한 사업으로 조합관내에서 생산되는 23가지 친환경농산물을 직거래장터 회원들에게 10~12품목씩 구성된 셋트메뉴로 월 1~4회 집까지 배달한다.

최근 김 조합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다도면의 지역개발이다. 나주지역에서도 산골 오지인 다도면은 2006년 흡수합병을 통해 남평농협에 편입됐다. 이후 2009년 다도지점 신청사 준공과 다도지역개발 종합계획이 수립되면서 지역개발을 통한 농가소득과 조합원의 삶의 질 향상까지 도모되고 있다.

김 조합장은 “다도지역 조합원의 소득향상을 위해 농협이 사료값과 소를 제공하고, 농가는 사육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사업모델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다도지역에서 생산되는 한우, 무농약 콩나물, 취나무, 고사리 등을 시식할 수 있는 명품관으로 이어지는 산촌체험마을로 변신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다도면의 지역개발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남평농협 아그로스쿨에 참석한 장태평 장관은 ‘새벽을 여는 편지’를 통해 다도지역 개발에 대해 “대단하지요...농협이 지역민의 소득은 물론 삶의 질을 높이는 지역발전의 중심축이 되고 있는 아주 모범적인 경우...”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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