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을 2개씩 싸들고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수험생을 둔 부모가 되었다. 사람은 스스로 경험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진정한 의미나 보람, 기쁨, 어려움 등을 이해하지 못하니 참으로 어리석은 동물 중 하나인 것 같다. 왜 이렇게 거창한 서두를 늘어놓는가 하면, 내가 수험생의 엄마가 된 지금에야 수험생 부모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당시에 도움을 주신 선생님, 언니오빠들에게 더욱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급식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서 도시락을 들고 다니는 수험생은 거의 없지만, 대부분의 학부모 세대들은 고3시절 도시락을 2〜3개씩 들고 다녔다. 도시락을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가족의 사랑이 듬뿍 담은 도시락을 먹으며 공부했던 필자는 그래도 매우 행복한 세대구나 생각을 해본다. 지금처럼 안전성의 문제로 발생하는 급식사고나 패스트푸드로 인한 불균형적인 식단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수험생들은 학교, 학원 등으로 바쁜 시간에 쫓기다 보면 인스턴트식품을 손쉽게 찾게 되고, 가정에서 만든 음식보다는 외식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나 수능시험을 앞두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수험생의 건강관리와 수험준비를 위해서는 두뇌활동과 체력증진에 도움이 되는 사랑의 식단을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도움이 될 것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도 수능 100일(8월4일)을 앞두고 수험생의 건강 및 두뇌활동에 좋은 균형 잡힌 영양식단을 제안한 바 있다.

‘수능식단’의 구성 방향을 보면 다음과 같다.
•밥 중심의 전통식단 제공으로 두뇌 활동에 필요한 포도당을 공급
•수험생들에게 적절한 열량 및 영양소를 공급
   - 15〜19세 학생 1일 영양섭취기준의 1/3 (1끼 섭취량)
•두뇌활동을 돕는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

  ※ 두뇌활동을 돕는 영양소
   - 비타민 E : 뇌 기능 향상(견과류)
   - 비타민 B군 : 포도당 대사 촉진(콩, 녹황색 채소, 도정하지 않은 곡물 등)
   - 지방산(DHA, 레시틴 등) : 두뇌조직 세포막 구성(등푸른 생선, 유제품)

•스트레스 감소 및 면역력을 증진하는 영양소 공급
   -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C 등

•제철에 생산되는 식재료를 활용

•다양한 색상(color)의 컬러푸드 음식으로 기능성 부여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정제음식 섭취 지양


수능식단이라고 하여 새로운 개발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가정에서 먹고 있는 음식을 위의 구성 방향에 맞추어 끼니마다 조화를 이루게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 식단예시를 참조하여, 곡류·채소·육류·생선 등의 종류를 바꾸어 식단을 준비하면 그리 어렵지는 않다. 특히 아래의 식단 중 추천할만한 음식으로는 잔멸치 부침이다. 멸치는 수험생에게 꼭 필요한 칼슘의 급원이며 볶음이나 무침 등의 요리와 달리 색다른 조리법으로 수험생에게 새로운 미각을 제공할 수 있다.

 <잔멸치 볶음 조리법>
재료 : 잔멸치 15g, 뱅어포 1장, 달걀 1/2개, 밀가루 또는 부침가루 20g, 매운 고추 10g

만드는 법
1. 잔멸치와 뱅어포는 물에 한번 헹구어 바구니에 담아두면 적당하게 불어서 이용하기가 좋다.
2. 부침가루에 달걀과 물을 섞어 부침용 반죽을 한 다음 불린 멸치를 넣어준다.
3. 매운 고추를 잘게 다져 넣는다.
4. 뱅어포는 길이가 2cm 정도의 정사각형으로 잘라 놓는다.
5. 프라이팬을 달군 다음 뱅어포를 놓고 위에 반죽을 적당하게 올려 노릇노릇하게 지져 낸다.

이제 수능까지 20일 남았다. 자녀들에게 수능기간은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수능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엄마가 준비해 준 음식도 지금의 필자 나이가 되면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에게 피자, 햄버거 등의 엄마가 편한 음식보다 사랑이 가득한 ‘엄마표 식단’을 준비해 보자. 물론 매일은 어렵다 할지라도 가끔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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