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출신의 무슬림과 같이 식사를 하는 기회가 있었다. 축산을 하는 사람으로서 왜 그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지가 궁금해 그 이유를 물었다. 이 사람은 이슬람교의 성 꾸란에 써있기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성 꾸란 2장 173절에는 ‘죽은 고기와 피와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 또한 하나님의 이름으로 도살되지 아니한 고기도 먹지 말라’고 쓰여 있다.

구약성경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돼지는 굽이 갈라지고 그 틈이 벌어져 있지만 새김질을 하지 않으므로 너희에게 부정한 것이다’(레위기 11장17절), ‘돼지는 굽은 갈라졌지만 새김질을 하지 않으므로 너희에게 부정한 것이다’ 신명(14장 8절) 천주교 및 기독교도들도 무슬림처럼 옛날에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신자를 가지고 있는 이 두 종교는 본래 같은 지역의 같은 조상으로부터 기원돼 왔기 때문에 성 꾸란, 구약성경에서 공통되는 부분이 많이 존재한다. 무슬림들은 돼지가 ‘더럽기 때문’, ‘섭취했을 경우 각종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 등 이유로 키우는 것과 먹는 것을 금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천주교와 기독교는 신약성경이 쓰인 이후에는 돼지고기를 먹고 있다. 그러나 무슬림은 성 꾸란의 규율을 아직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성 꾸란, 구약성경에 왜 이런 돼지사육금기와 섭취금기를 강하게 명시된 이유에 대해 답을 찾고자 사회학자들은 연구를 했다. 마빈 박사는 ‘음식문화의 수수께끼“라는 책에서 비용과 수익의 관계로 이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즉 돼지고기는 칼로리와 단백질을 제공하는 수익성은 있으나, 사육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 투입한 에너지에 비해서 생산된 에너지가 낮은 고 비용을 요구하는 가축이라는 것이다. 또 비용과 수익의 관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변화하기 때문에 한때는 유용했지만 다른 때는 유해한 것으로 변화된다는 설명이다. 마빈 박사의 설명에 의하면, 이슬람과 기독교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과거에 돼지가 있었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번식력이 강한 돼지가 숲에서 살고 있고 그 개체가 늘어나면서 숲이 사라지고 목초지가 만들어지고 돼지의 서식지가 없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자연환경의 변화로 돼지들은 사람의 곁으로 왔을 것이며, 사람과 같은 식습관을 가진 돼지는 사람과 먹이경쟁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에 사육 및 섭취를 금기시했다는 설명이다. 이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7천년쯤이며 구약성경인 신명기기 이시기쯤 쓰였다고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유물론적 해석과 더러움이라는 관념론적 해석으로 돼지사육 및 섭취를 금한 이유가 설명된다.

앞에서 말한 식사를 같이한 무슬림에게 ‘만일 모르고 먹었을 경우에는 어떻게 되느냐’고 질문하자, 그 친구는 ‘무슬림에게 돼지고기를 먹도록 한사람이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성 꾸란 제2장 173절의 후반부인 ‘그러나 고의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먹을 경우는 죄악이 아니라 했거늘 하나님은 진실로 관용과 자비로 충만하심이라’ 라는 구절로 나의 설명을 대신 한듯하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