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열린 대전국제축산박람회 개막식은 대전컨벤션센터 2층 대회장에서 열렸다. 실내행사로 치러진 것이다. 테이프커팅식도 무대위에서 취재기자들을 위해 ‘폼’잡는 식으로 열렸다. 농식품부 장관 대신 제2차관, 대전시장 대신 부시장이 참석했다. 왠지 초라했다. 신종플루 때문에 조촐해졌다고 보기에는 이유가 맞지 않아 보였다.

2년전 모습과 분명 달랐다. 대전 무역전시장 정문에서 1천여명이 족히 넘는 사람들을 향해 농림부 장관이 축사하던,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올해와 쉽게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관람객이 줄어든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몇 개월 전에 날짜와 일정이 잡힌 농업관련 대규모 행사에 농식품부 장관이 불참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장관이 오지 않았기에 당연히 대전시 쪽에서도 부시장을 내보냈을 것이다.

또 행사장 입구나, 전시장 정문에서 해야 할 테이프커팅을 실내 무대위에서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형식을 파괴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현실이라지만, 행사를 시작하고 문을 연다는 의미의 테이프커팅을 회의장에서 했다는 게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개막식이 끝나자마자 차관을 비롯한 ‘귀빈’들은 몇몇 업체 전시물만 둘러보고는 부랴부랴 자리를 떴다. 

하나부터 열까지 최근 정부의 농업관련 활동이나 모습을 보면, 농업분야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새만금 농지 분할 문제나 4대강 살리기 때문에 쫓겨날 판인 농민들 얘기, FTA관련된 ‘무대책 대응’ 등이 모두 그렇다.

축산인들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농업계의 수장인 농식품부 장관이 얼굴 한번 더 비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전직 장관 출판기념회도 중요한 일이지만 축산인들의 최대 행사인 축산박람회는 장관에게 더 중요한 일이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