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매콤하고 개운한 창작한식 미국 주류사회 입맛 사로잡는다’는 기사를 접하였다. 주요 내용은 한식과 외국 요리를 결합하여 창작한식을 만들어 저렴하고 건강한 식품으로 승부를 건다는 내용이다. 특히 김치와 타코를 결합한 한국형 타코가 미국 LA에서 이슈화 되고 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미국인들이 밋밋한 미국음식에 식상해지면서 뭔가 새로운 맛을 찾으면서 값이 싸면서도 매콤한 한식을 찾는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5대음식이라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일본, 태국 음식의 세계화 계기를 살펴보면 크게 3가지 정도로 분류된다고 한다.

첫째, 이민한 사람들에 의해 자국음식이 자연스럽게 세계에 퍼져나가는 경우다.
중국음식은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중국인이 거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음식이 되었다는 것이고, 이탈리아 음식도 미국에 이주한 이탈리아인들에 의해 미국인의 입맛을 점령하고 점차 세계적인 음식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둘째로 관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다.
프랑스나 태국 등은 세계적인 관광대국으로 외국인들의 방문이 많은 국가로 관광객에 의해 자연스럽게 세계인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관광을 위해 이들 국가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자연스럽게 그 지역의 음식을 접하게 되고, 인상이 깊은 음식은 자국에 돌아가서도 기억에 남아 어느 지역에서든 그 음식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로 산업화된 국가일수록 세계화에 유리하다는 점이다.
일본은 경제 부국으로 일식을 세계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중의 하나로 각국 일본대사관에서 우수한 일본식재료를 이용한 일본음식을 제공하여 일식에 대한 이미지를 고급화시켰다고 한다. 이는 경제적인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지난 글(농업인신문 제762호 게재)에 이어서 한식세계화를 위한 전문가의 세 번째 의견으로, 우리음식을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외국 현지인의 기호도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한 문화권역별 기호에 맞는 음식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한국형 타코의 경우, ‘타코’만을 생각하면 한국음식이 아니라 멕시코음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형 타코에는 우리의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가 접목되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미국인들은 김치를 접하게 되고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외국인들이 전통한식을 좋아하도록 하고 이를 세계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와 더불어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연결한 퓨전화·현지화도 세계화의 또 다른 방법으로 중요하다.

퓨전화·현지화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현지인과 관련된 다양한 분석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맛에 대한 기호도 분석을 포함하여 식문화와 관련된 사회문화적 요인들이 정확히 분석되어야 한다. 예컨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교도에게 돼지고기 요리를 팔 수 없고, 소를 숭상하는 힌두교도에게 쇠고기음식을 팔 수 없기에 이와 같은 식문화가 세부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올해부터 한식에 대한 외국인의 관능적 기호도 조사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2009년에는 북미권역으로 미국 2개 지역을 2010년에는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과 홍콩, 2011년에는 유럽지역의 덴마크, 네덜란드를 대상으로 한식의 기호도를 조사하고 기호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맛 특성을 찾아내고자 한다. 이러한 특성들을 밝혀내면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개발할 때 맛, 질감, 향미 등을 조절하여 음식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척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며칠 전에는 떡볶이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는데, 어느 음식 축제보다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서 행사장 밖으로 50m이상의 줄을 지어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떡볶이가 전통음식이냐의 여부와 상관없이 ‘전 국민의 간식’으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한국인이 즐기는 우리 음식임에는 틀림이 없음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이에 정부에서도 떡볶이를 한식세계화와 쌀 소비 측면에서 상품화·세계화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음식이 세계화에 성공하려면 음식과 그 지역의 문화가 조화를 이룰 경우에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떡볶이가 우리나라의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문화와 조화를 이루어 전 국민의 간식이 되었듯이….

따라서 문화와 조화를 이루는 한국음식을 발굴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문화권역별 외국인의 기호도와 관련된 다양한 기초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김행란(농촌진흥청 전통한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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