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익흠 2004년 친환경농업대상 우수상


품목 : 곡류
상품명 : 뫼내뜰 쌀 외
친환경농산물 인증 : 유기농산물/무농약농산물
생산자(단체) : 뫼내뜰영농조합법인
생산지역 : 강원
판매가능시기 : 연중
담당자 : 연익흠(033-432-7414)
판매가격 : 전화문의
판매가능지역 : 전국
시상내역 : 농림부장관표창 3회, 강원도지사표창 2회, 강원농업인대상


강원도 홍천군 남면, 굽이굽이 산모퉁이 사이를 뚫고 들어가다 보면 ‘농약 없는 마을 명동리(http://www. gmd.or.kr)’라 쓰여진 안내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마을 전체가 농약을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마 을 입구에 서있는 안내표지판을 보면서 ‘정말 이런 마을도 있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각종 불량 수입식품 파동을 주기적으로 겪는 소비자로서는 의심부터 하게 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마을을 농약 없는 마을로 변화시킨 연익흠 대표(뫼내뜰영농조합법인 http://www.hongcheon62.com)를 만나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고집스러워 보이는 그의 얼굴과 목장갑인양 거칠고 두툼한 그의 손을 보면, 품었던 자그마한 의심이 어느새 사라진 것을 깨닫게 된다.

마을 전체의 믿음이 만들어낸‘농약없는 마을’

연 익흠 대표의 삶은 다채롭다. 연 대표는 원래 홍천의 서석에서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단추공장 공장장, 생선가게 주인 등 도시인의 삶을 살았다. 그가 고향 홍천의 명동리에 다시 정착한 것은 43세 때인 1993년이다. 불혹의 나이에 늦깎이 농업인으로 새롭게 출발한 것이다.

1993년 첫해 연 대표를 포함해 2명이 친환경영농단을 결성하여 유기농을 시작했다. 이듬해는 여덟 농가와 함께 토마토, 오이, 딸기 등 시설 채소를 중심으로 유기농을 확대했다. 그 다음 해는 12명으로 늘어났고, 마침내 1996년에는 명동리 친환경농업작목반이 출범하게 된다.

마을의 대소사며, 유기농업의 정착에 관심을 기울이던 그는 1995년부터 2001년까지 7년간 마을 이장을 맡았다. 1999년에는 ‘환경농업시범마을’이 되었고, 유기농산물 전문유통업체인 한살림과 계약재배를 시작했다.

특 히 2001년 4월에는 60여 마을 농민들의 뜻을 모아 마을의 농약을 모두 불태우고 ‘농약 없는 마을’을 선언했다. 한 마을 전체가 농약을 쓰지 않겠다고 나선 것은 대한민국 최초의 사건이었다. 논 55㏊, 밭 30㏊, 비닐하우스 2㏊ 등 마을 농지에서 농약이 모두 사라졌다. 연 대표의 7년은 그렇게 꽃을 피웠다.

“처음 유기농을 시작할 때 겪었던 어려움은 다른 유기농 농민들과 다를 바 없었죠. 우리 마을에 적합한 유기농 퇴비며 액비를 만드는 과정도 힘겨웠고, 농민들은 농약을 쓰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분들을 설득하고 함께 유기농을 정착시키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땅의 힘이 되살아나는 3~4년, 유기농이 완전히 정착되는 7~8년, 그 힘겨운 시간을 버텨준 이웃들의 믿음이 정말 소중했습니다. 농약을 꺼내 태우던 날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죠.”

명동리가 무농약을 선언한 것은 무엇보다도 유기농산물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자는 뜻이었다. 마을 농민들도 힘들게 유기농을 정착시킨 만큼, 이를 소중하게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명동리를 감싸고 흐르는 하천이 그렇게 맑아 보일 수 없었다. 또 명동리의 하천 어느 구석에서도 흔히 보이는 폐농자재 하나 보이지 않았다.

유기농은 소비자의 믿음을 먹고 산다

뫼 내뜰영농조합법인은 친환경 무농약 유기농산물로써 멥쌀, 찹쌀, 흑미 등의 쌀류와 백태 등의 잡곡류, 과채, 엽채, 근채 등 40여 품목의 채소류를 생산하고 있다. 친환경 전문 도정공장 및 저온저장고의 자체 시설을 갖춰 미질을 높이고 있다.

HACCP기준에 맞는 위생시설을 갖춘 뫼내뜰 친환경 김치공장에서는 유기농재료를 사용한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김치는 상지대학교 구내식당과 한살림 학교급식에 납품하고 있다.

연 대표는 유기농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안정적인 판로를 꼽았다. 유기농은 정착과정도 힘겹지만, 제대로 유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고통은 관행농법에 비교할 수가 없다고 한다. 유통과정이 왜곡되면 유기농도 망가질 수밖에 없다.

농사꾼이 농심(農心)을 잃어버리면 농약과 화학비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유기농을 하는 농민과 이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생명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 우리는 한살림과 계약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한살림 소비자들이 우리를 믿어주었기 때문에 우리 마을이 무농약 마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 분들은 우리의 농심과 땀을 믿고 지원해 줍니다. 농사는 유기농이건 관행농이건 하늘이 마무리 해줍니다. 풍년이 되건, 흉년이 되건 이 분들은 우리 농민의 수익을 보전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십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 분들의 믿음을 져버릴 수 있겠습니까? 자연의 힘과 농부의 진실한 농심, 그리고 소비자의 믿음이 하나가 되어야 비로소 유기농이 바로 서는 것 아니겠습니까?”

꽃보다 믿음이 더 소중한 사람들

2003년 명동리는 친환경농촌체험관을 개관했다. 소비자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각종 소비자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업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가족의 먹을거리가 어떻게 생산되고 식탁에까지 오르는지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제는 유기농 영농기술뿐 아니라 농자재도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과거와 비교해 보면 유기농이 그만큼 늘어났다고 볼 수 있겠죠. 또한 상업적 가치도 커졌다는 뜻이기도 할 겁니다.

이럴 때 일수록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전국 최초로 마을 단위의 유기농생산 공동체가 된 만큼 책임도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체험관에서는 정월 행사, 대보름 행사, 유기농 쌀농사, 장담그기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셔서 우리 명동리의 모습도 살펴보시고, 유기농 체험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연익흠 대표와 인터뷰를 마치면서 악수를 나눴다. 그의 투박한 손은 들꽃이 자라는 흙을 닮아있었다. 흙은 꽃을 피워 올리기 위해 묵묵히 따가운 햇볕을 안고, 비를 받아들인다. 그렇게 쌓아온 고집스러운 힘이 그의 손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한 다발이 꽃보다 믿음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명동리의 마음은 그들이 생산한 결실에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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