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과에 속하는 울금은 중국 남부와 인도, 오키나와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자생, 재배되며 우리나라의 중남부지역에서도 재배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강황’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술과 함께 섞으면 누렇게 금처럼 되어 붙여진 이름이 ‘울금’이다. 다른 이름으로 마술(馬述), 마술, 황울(黃鬱), 을금(乙金), 걸금(乞金), 옥금(玉金), 왕금(王金), 심황(深黃) 등이 있다.

울금은 기원전부터 염료와 식품착색재로 사용되었으며 인도 카레의 원료이다. 일본에서는 단무지 착색재로 울금을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세계적 장수마을로 알려진 일본 오키나와 일대에서 특용작물로 재배돼 건강식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면역 체계 강화, 관절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경감, 소화작용 향상, 가스 감소, 기생충 박멸, 생리통 완화, 담석 분해 등의 효과는 옛날부터 민간 차원에서 전해져 왔던 효능이다.

울금과 같은 약초를 요리에 이용한다면 약초는 식사를 통해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섭취될 수 있다. 그래서 오키나와 사람들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수많은 약초를 조리에 애용한다. 이들 대부분은 특수한 노화방지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인체가 세월의 공격을 이겨내고 치유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 오키나와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었던 많은 약용식물과 음식들이 그들의 치유력을 극대화시켰다는 것을 많은 연구결과에서 보여주었다. 울금도 예외는 아니다.

울금은 최근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뉘는 암의 세 가지 전이단계를 각각 중단시키는 것으로 실험 결과 밝혀졌다. 실험실에서 화학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울금을 투여한 쥐는 투여하지 않은 다른 쥐에 비해 종양이 훨씬 덜했다. 울금은 비타민 E나 C보다 훨씬 많은 노화방지 성분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강한 항암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우리나라 세종대 권호정 교수팀도 울금의 커큐민 성분이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울금은 암뿐만 아니라 담석의 예방과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즉, 담석을 형성하는 콜레스테롤 흡수를 감소시키고, 담낭을 감염시키는 박테리아의 증식을 막아준다.

오키나와에서는 울금을 국, 닭·생선 요리에 카레 양념으로 쓰거나 상처에 바르거나, 차(우롱차에 분말을 타서 마심)에 첨가하거나, 때로는 알약 형태로도 복용한다. 최근에는 분말, 캡슐 등의 형태로 건강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시판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진도는 온화한 해양성 기후와 비옥한 토질 그리고 4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농수산물이 풍부하게 생산된다. 진도 울금은 1997년도에 일본 오키나와에서 도입된 종경을 진도군 일부농가에서 재배하기 시작하여 2001년 20헥타르에서 2005년 15헥타르로 그 재배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진도 울금의 강점은 대량재배가 가능하고 수입 울금에 비해 유효성분인 커큐민이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기타지역에서는 땅이 얼어 10월이면 수확을 해야 하지만 진도에서는 겨울이 다 되어 수확하니 유효 영양성분이 더욱 풍부하다.

현재 1, 2차 산업에 걸쳐 다양한 상품 예를 들면 생울금, 울금분말, 울금차, 울금비누, 울금식초, 울금코코넛밀크, 울금엑기스 등 매우 다양한 상품으로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에 있다. 실용신안으로 등록된 것으로는 ‘울금 발효방법 및 울금을 주재료로 하는 식품조성물 제조방법’, ‘고지혈증 및 협심증 예방 및 치료용 생약 조성물’, ‘울금두부의 제조방법’ 등이 있다.

울금을 환, 분말, 캡슐 등의 형태로 건강식품이나 의약품으로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필자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건강기능식품 보충제로 사용할 경우에는 농축된 성분을 한꺼번에 다량섭취 시 오히려 인체에 해가 될 수 있고 또 복용시간 예를 들면 공복, 식후, 식간 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음식에 향신료로 쓸 때에는 그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용해도 좋다. 또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은 알약이나 캡슐의 형태보다 최고의 효과를 내게 마련이다.

울금은 식품, 조미료, 양념, 차 등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다. 쌀, 콩과 같은 곡물류와 혼합하여 밥, 떡, 한과, 과자, 스낵, 빵 등을 만들거나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전통발효식품에도 응용할 수 있다. 고기를 재울 때도 마늘 양념 넣듯 울금을 넣으면 고기 누린내를 줄일 수 있어 좋고 김치양념에 울금가루를 넣으면 김치가 쉬 시어지지 않는다.
앞으로 울금분말의 용도를 더 다양화 하여 육류용, 해산물용, 채소용 향신료 등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정숙(농촌진흥청 한식세계화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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