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경제사정이 어렵다보니 뉴스 때마다 국가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민·관 할 것 없이 ‘경제 살리기’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뉴스를 매일 접하면서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작은 실천이라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도 동시에 마음이 움츠러드는 것은 필자만이 느끼는 생각일까?

이제 조금 있으면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만물이 약동하는 계절인 봄이 온다. 우리 경제도 활기찬 봄의 기운을 맞아 화창한 꽃을 피웠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추스르고 다시 한 번 약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봄이 되면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원기를 찾지 못하여 전신이 노곤해지고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 춘곤증 증세를 보이게 된다. 따라서 화창한 봄 날씨와는 반대로 입맛을 잃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증세는 겨울 동안 추위를 이기기 위해 우리 몸은 부신피질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게 되고 이 때 비타민이 소모된다.

또한 봄이 되면 새로운 계절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부신피질 호르몬을 필요로 하게 된다. 하지만 체내에 있는 비타민은 겨울을 견디기 위해 거의 소모되어 호르몬 분비가 활발하지 않아 춘곤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춘곤증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비타민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다. 몸의 기능을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 비타민 C를 비롯한 비타민 군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예로부터 이런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봄나물이다. 겨우내 땅속에서 지내다가 생명력을 얻은 봄나물은 여름, 가을, 겨울보다 연하고 향기가 독특하다.

특히 봄나물은 단맛 보다는 특유의 쌉쌀한 맛을 내면서 입맛을 돋구어주는 역할을 한다. 봄나물은 비타민 A, C 등 비타민 급원 식품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또한 인체의 대사작용에서 감초역할을 하는 무기질도 중요한 성분 중 하나이다.

요새는 나물들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여 계절에 상관없이 먹고 있으나 산이나 들에 저절로 난 봄나물을 먹으려면 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 조금 이르면 나물을 구하지 못하고 조금 늦으면 잎이 쇠어서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봄나물은 크게 들나물과 산나물로 나누는데 들나물에는 냉이, 쑥, 원추리, 달래, 죽순 등이 있으며 담백한 맛을 준다. 산나물로는 취나물, 고사리, 고비, 두릅 등으로 특유의 향과 쓴맛, 아린 맛을 준다.

쑥에는 칼슘, 섬유소, 비타민 A, B, C와 다량의 엽록소가 함유되어 있다. 쑥 특유의 향기에는 치네올이라는 성분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줘 감기치료와 냉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복통이나 자궁출혈 증상의 개선에도 효과적이며 생리통 치료, 강장제로도 그만이다. 또한 피가 나는 상처에 쑥을 찧어 붙이면 지혈의 효과도 있다.

취나물은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근육이나 관절이 아플 때, 요통, 두통 등에 효과가 있다. 만성기관지염이나 인후염 등이 있는 사람은 장기간 복용하면 효과적이며,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말을 많이 해 목이 아플 때도 좋다.

죽순은 성질이 평온하며 달고 독이 없다. 소갈증을 다스리고 이뇨작용을 도우며 거담, 불면증, 주독을 다스린다. 또 죽순은 기력을 안정시키고 피를 활발하게 하여 풍의 기운과 담을 없앤다.

약간 매콤한 맛이 매력인 달래는 주로 날 것으로 먹기 때문에 조리에 의한 비타민 C의 손실을 막을 수 있고 식초를 결들여 무치거나 된장국에 넣으면 개운한 맛을 내는 식품이다.

어르신들은 힘이 들 때 “밥이 보약이다”, “밥심으로 버틴다”라는 얘기를 한다. 이는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몸을 든든히 버티고 있어야 무언가를 이룬다는 뜻이라 여겨진다. 아무리 어려운 현실이라도 국민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다.

오늘 저녁 다양한 봄나물을 준비해서 온가족이 커다란 양푼에 봄나물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면 몸과 마음이 환해지는 것을 느낄 것 같다.

김행란(농촌진흥청 전통한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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