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코앞에 다가왔다. 이 기간에는 신체리듬을 조절하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수험생에게 여러 가지 몸에 좋은 것을 특별히 준비해서 주는 것보다 평소대로 규칙적인 아침밥을 먹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지만 아침식사는 어떤 보약과도 견줄 수 없다. 특히 우리의 주식인 쌀의 포도당은 뇌 활동의 에너지원으로서 두뇌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아침을 거르면 두뇌회전에 필요한 포도당 부족으로 오전 내내 집중력과 사고력이 떨어지고 심리적인 불안감을 일으킬 수 있다.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아침 식사를 매일 하는 대입 수험생의 수능 성적이 식사를 거르는 학생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농촌진흥청이 인터넷 업체인 ‘다음(Daum)을 통해 대학 1, 2년생 네티즌을 대상으로 아침식사와 수능 성적간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대입 수험생 시절 매일 아침 식사를 했다고 응답한 1천198명의 수능 평균 성적은 294점(400점 만점)으로 일주일 2회 이하로 아침을 먹은 수험생 1천370명의 평균 성적 275점보다 19점이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 식사 횟수가 일주일에 5~6일이라고 응답한 455명의 수능 평균 성적은 283.8점으로 나타났다.

Q. 시험을 앞둔 지금, 무엇을 어떻게 먹는 것이 도움이 될지, 전반적인 식생활을 짚어본다면?
= 무엇보다도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한식(밥과 반찬으로 구성)’을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Q. 아무래도 중요한 시험이라서 흔히들 얘기하는 ‘뇌 작용’에 무엇보다 관심이 높다. 단 기간에 쉽게 효과를 보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집중력이나 기억력 등, 뇌 작용을 활발하게 해줄 수 있는 음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포도당을 공급하되 포도당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B 또한 풍부한 현미밥이나 잡곡밥, 산소를 뇌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철분이 들어있는 육류, 두뇌조직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방산이 들어 있는 생선, 영양소 대사에 필요한 채소과일류, 머리를 맑게 해 주는 호두, 잣 등등, 한 가지 음식이 아니라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Q. 보통 등 푸른 생선을 많이 먹이는 게 좋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실제 효과가 있는지,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인지?
= 등 푸른 생선이 영아 특히 미숙아에 있어서 두뇌발달과 지능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상아의 경우에는 서로 다른 결과들이 제시되어 일관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Q. 그러면 반대로, ‘이런 음식만은 꼭 피해라’하는 음식들이 있다면?
= 많은 양의 설탕이 가미된 스낵을 먹은 사람들은 활력이 떨어지고, 집중력 장애를 일으킨다고 보고되고 있으므로 간식, 밤참으로 열량이 높은 과자나 라면대신 채소와 고기를 푹 끓인 죽을 준다. 또 운동부족 때문에 소화기능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기름기가 많거나 자극적인 음식, 소금이 많이 들어간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Q. 잠을 쫓기 위해서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커피는 하루 세 잔 정도는 괜찮다, 또 활력을 준다고들 한다. 수험생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긴가?
=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해서 우리 몸에 활력이 더 생긴다거나 정신이 맑아지는 것은 아니다. 커피대신 과일 채소주스나 대추, 인삼차 등 한방건강음료를 마시는 것이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

Q. 이 시기에는 긴장감, 또 초조함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는데. 피곤한 몸과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좋은 음식들은 뭐가 있나?
=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양질의 단백질(고기, 생선, 계란, 치즈 등)과 비타민C(과일류)의 섭취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검은깨, 검은콩, 호두는 피로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밤에 공부하다 먹을 수 있게 준비해 주면 좋다.

Q. 이제 수능 당일. 특히 이 날은 잔뜩 긴장하게 돼서 밥을 못 먹는 경우도 꽤 있는데, 아침 식사는 꼭 먹어야 되나?
= 뇌는 포도당을 주요 연료로 이용하므로 아침밥을 먹어서 포도당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수리탐구 등 대뇌에서 포도당이 가장 신속하게 요구되는 시험이 오전에 있는 만큼 수험생들의 뇌는 충분한 아침식사를 통해 포도당을 비축하는 습관을 미리 길러둘 필요가 있다.

Q. 그러면 수능일 아침, 식단은 어떻게 짜는 것이 좋은지, 또 점심 도시락은 무엇을 준비해주면 좋을까?
= 위장에서 소화되는 가운데 혈액 속으로 천천히 포도당을 내놓을 수 있는 밥 중심의 한식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소화가 잘 되는 무국이나 된장국 등을 짜지 않게 끓여 채소수프 먹듯이 훌훌 마시고 나가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일 수험생이 아침 이른 시간에 도저히 식사를 할 수 없다면 채소죽이나 닭죽, 부드러운 수프 등을 마련해 준다. 점심도시락도 평소대로 밥과 국 중심의 한식으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최정숙(농촌진흥청 전통한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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