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버섯 특화작목산학연협력단(단장 강희완 한경대 교수)은 버섯의 내수시장 활성화와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생산협의체인 ‘버섯연구회 영농조합법인’과 국내 유일의 버섯연구기관인 ‘경기도농업기술원 버섯연구소’ 3자가 협력하는 ‘삼각농맹’ 체계를 구축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버섯 생산량이 늘고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는 ‘공급과잉시대’가 찾아왔고 버섯가격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현실에서 이들의 ‘삼각동맹’은 사태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이해된다. 전반적인 버섯산업 불황의 위기를 기회 삼아, 경기도 버섯산업의 발전을 꾀하려는 기본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 생산력 향상에 공급이 수요 앞질러

버섯재배기술 수준향상과 대규모 자동화시설을 갖춘 버섯재배농가가 늘면서 생산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국내경기 침체에 따라 버섯의 가격하락 추세가 이어져 농가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현실에서 공동협력체계 구축은 ‘가뭄에 단비’가 될 만했다.
실제로 연간 버섯생산량은 1990년에 5만5천274톤이던 것이 2005년 16만2천89톤으로 15년 만에 3배 규모로 늘었지만 버섯가격은 2000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00년 1킬로그램에 4천406원이던 느타리버섯은 2006년 2천558원으로 42%나 하락했으며 양송이도 같은 기간 3천636원에서 3천433원으로 6% 떨어졌다. 특히 팽이버섯은 2000년에 311원하던 것이 2006년 153원으로 떨어져 ‘반 토막’이 난 상태다.
경기 버섯 협력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버섯은 농가 개별적으로 대규모 도매시장이나 할인매장, 식자재상 등에 판매하고 있어 출하조절능력이 떨어지고 철저하게 유통업체 중심으로 가격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비관세 무역협정에 따라 버섯산업은 수출확대를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느타리, 큰느타리, 팽이버섯의 경우 생산기술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수출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버섯 협력단은 버섯생산자조직 운영 활성화 전문가협의체 육성을 통한 원가절감과 소득증대 버섯 온라인 상담체계 구축과 현장애로기술 해결 등과 함께 내수시장 가격안정과 수출확대를 주요사업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나 버섯 협력단이 사업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현실이 만만찮다. 버섯재배에 이용하는 배지재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작황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하고 품질이 균일하지 않다는 문제는 늘 지적돼온 터다.
게다가 버섯산업의 경우 배지재료 공급, 종균 배양과 공급, 생산, 가공, 유통·판매 등 단계별로 분업화한 특성 때문에 전체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버섯농가들은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목반을 구성해 상호협력체계를 갖추거나 소규모 지역클러스터 형태로 정보교류와 공동판매 등 협력사업을 벌여왔으나 결국 소득창출은 개별농가 중심으로 이뤄지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 수출사업단, 클리닉센터 활동성과 커

경기 버섯 협력단이 주목한 것도 버섯산업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다. 버섯관련 산업을 아우르는 ‘통합 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버섯 협력단에게 유통구조의 간편화, 버섯유통 전문업체 육성은 통합 계열화 시스템의 전제조건이 됐다. 협력단은 지역을 묶어 공동브랜드를 개발하는 한편 공동출하, 공동판매, 자체 출하량 조절 등으로 유통부문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세계버섯영농조합과 여주버섯연구회의 55회원농가가 생산·유통협의체를 구성한 효과는 그대로 나타났다.
이들은 원·부자재 공동구매로 3억3천600만원의 비용절감을 실현했으며 ‘진품명품’이라는 공동브랜드 출시, 판매로 1억여 원의 추가 매출이익을 올리고 5천800만원의 자조금을 조성하는 성과도 덤으로 얻었다.

내수시장 활성을 위한 갖가지 홍보활동도 소비촉진에 한몫 거들었다.
서울 aT센터, 광주도자기엑스포 행사, 여주 진상명품전 등 일반국민들이 많이 관람하는 행사를 찾아 전시행사를 5회 열었으며 책자와 소식지 발간, 텔레비전과 신문매체 등에 21회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버섯 협력단은 신품종 ‘설안느타리’ 등 2품종 9계통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했다. 현장애로기술과제 중 하나인 유류비 절감을 위해 유용미생물 배양과 배지발효기술을 균상재배농가에 보급함으로써 3억7천만원의 생산비 절감효과를 얻었다. 재배기술 단축, 수량 31% 증수 효과를 얻은 봉지재배용 배지제조기술 보급도 농가에 실익이 됐다.

천연조미성분을 함유한 느타리, 새송이 등을 건조한 뒤 갈아서 부재료와 혼합한 천연조미료 개발은 버섯가공품의 성장성을 보여줬다. 선식이나 피자토핑용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버섯조미분말’ 상품개발은 수출로 이어졌다. 2007년 상품개발과 동시에 미국에 8만불 수출고를 올렸다.

협력단이 자체 개발한 ‘버섯아이스크림’도 조만간 시장에 본격 출하될 예정이다. 협력단의 소비자 반응조사 이후 남양유업 등 유제품 제조업체, 대형유통업체와 제휴해 판매할 계획이다.

내수시장 활성과 함께 버섯 수출확대를 위한 협력단의 활동도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경기버섯수출사업단의 결성은 그 단초가 됐다.

경기버섯수출사업단은 출혈경쟁수출 방지, 수출물량 상호지원, 수출정보 교류, 해외시장 공동조사와 식품박람회 참가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 노력으로 2007년 71만2천불의 수출성과를 올렸다. 이는 2006년 7천불에 견줘 100배가 늘어난 것이다.

버섯 협력단장인 강희완 교수는 “지난해 오픈한 ‘머쉬 클리닉 센터’(www.mushclinic.or.kr)를 통해 온라인 상담체계를 활성화하고 현장애로기술 해결에 집중하는 한편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수출노력으로 버섯산업이 제2의 중흥기를 맞이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령탑 인터뷰 - 강희완 한경대 교수

경기버섯 ‘명품화’…홍보마케팅 주력

버섯 산학연 협력단 기술전문위원들이 지난 9월초 광주에 있는 경기도농업기술원 산하 버섯시험장에 모여들었다. 9월 17일부터 미국 뉴욕한인회 주최로 열리는 농특산물 전시·판매행사 참여를 앞두고 최종점검회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협력단이 뉴욕 행사에 거는 기대는 자못 커 보였다. 2007년 경기버섯 수출사업단을 꾸린 뒤 수출이 비약적으로 늘었고 ‘버섯조미분말’도 개발과 동시에 수출선적에 올랐기 때문인지 이번 특별판매전시행사와 현지 바이어들과의 상담에 만반의 준비를 해온 터다.

경기 버섯 협력단장을 맡고 있는 강희완 한경대 교수는 버섯의 과잉공급과 가격하락을 ‘터널’에 비유했다. 이제 터널을 지나 호전될 기미가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기버섯의 기술력과 생산성은 국내는 물론 일본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세계명품’ 도전의지도 밝혔다.

버섯농가들이 몇 년간의 가격하락으로 어렵다.
= 그간 버섯재배기술과 생산성이 꾸준히 향상하면서 생산량은 크게 늘었는데 버섯수요는 상대적으로 확대하지 못했다. 2, 3년 전부터 공급과잉현상을 보이면서 대부분 버섯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특히 팽이버섯은 기존의 절반가격으로 폭락하면서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수요다. 버섯은 건강식품으로 당뇨에도 좋고 항암성분 등 기능성이 탁월함에도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경기도 버섯농가들은 ‘악전고투’하며 이 힘겨운 과정을 버텨왔다. 이제 터널을 다 지나고 호전에 기미가 보이는 듯하다.

경기버섯 수출사업단을 따로 꾸렸는데 어떤가.
= 2007년 5월에 경기버섯 수출사업단을 설립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와 버섯농가, 협력단 전문위원들로 구성됐다. 수출사업단은 단순히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확대를 꾀하기 위해서만 만들지는 않았다. 그렇잖아도 경기지역에는 연간 200만 달러 이상 수출하는 업체 등 규모가 큰 버섯농장이 꽤 있다. 문제는 수출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거나 출혈경쟁문제가 잠복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수출사업단은 수출물량 상호지원과 정보교류, 공동 시장조사와 개척, 벤치마킹과 정책건의 등을 주요사업으로 삼고 있다. 사업단 결성과 함께 지난해 협의회를 네 차례 열었고 외국바이어를 초청해 도내 버섯농가 방문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그 덕분인지 수출액이 2006년 7천불 수준에서 2007년 71만불 수준으로 대폭 늘었다.

국내유일의 버섯시험장도 큰 축이 되는 듯하다.
= 경기도농업기술원 산하 버섯시험장은 국내 유일의 버섯연구기관이다. 2002년까지 8년간 농촌진흥청에 근무하기도 했지만 국가단위 버섯연구전문기관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보수적인 통계로도 버섯산업의 규모는 1조원 이상이고 향후 성장성으로 봐도 경기 버섯시험장은 중요한 위치에 있다. 특히 생산자조직인 버섯연구회 영농법인과 함께 경기버섯 산학연 협력단을 묶어내는 한 축이 되고 있다. 버섯은 ‘균’을 다루는 농사이기 때문에 기술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기술력과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버섯시험장이 경기도에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다. 앞으로 경기도와 더 긴밀한 협의를 통해 유통사업도 개선하고 경기버섯을 세계 명품으로 육성하도록 노력하겠다.


현장탐방- 이남주 이남주자연아래버섯 대표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부평리에 있는 ‘이남주자연아래버섯’ 농장은 자연산 버섯으로도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도시민들의 주말나들이 명소로, 신나는 농경문화체험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남주 대표는 “‘옛 버섯 그대로, 자연에 가장 가까운 버섯’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친화형 농장을 꾸리고 있다”며 “현재 유기농 매장과 생활협동조합 등에 판매하고 일부는 캐나다에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30년 전인 1979년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와 처음에 300평 규모로 버섯농사를 시작해 이제는 6천여 평 재배시설에서 연간 100톤 정도를 출하하는 대농이 됐다.

이 대표는 1986년 버섯종균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고 1992년에는 버섯봉지 입봉기 개발로 노동력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길을 텄다. 다시 6년 뒤엔 버섯재배용 용기 톱밥주입기 개발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이 기술들은 버섯 대량생산체계에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데 이 대표 스스로 일궈낸 일이다.

이 대표의 성장은 말 그대로 ‘도전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해 버섯재배지가 초토화되고 재기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 대표는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여기에 우리 미덕인 상부상조도 한몫 했다. 봉지배지를 공급받던 농가들이 현장을 찾아와 복구를 도왔던 것. 이 대표는 이때 ‘더불어 사는 법’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후 전략을 수정해 한 단계 폭넓고 높은 목표를 세웠다. “단순히 버섯을 생산,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이 절실했다. 차별화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 대표의 선택은 ‘고부가가치 소량생산’으로 귀결됐다.

이뿐 아니다. 이 대표는 농경문화체험지로서 농장을 고객들에게 오픈했다. 삿갓봉버섯여행(www.mushtour.com) 사이트를 통해 ‘버섯전문종합솔루션’을 표방한 이후 오프라인에서 실제 체험장을 운영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여주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변화와 성장은 무엇보다 이 대표의 도전과 열정으로 가능했지만 경기도 버섯시험장과 산학연 협력단의 도움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버섯 산학연 협력단은 근래 공급과잉으로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생산방식과 소비자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다음 단계를 밝혔다. “많은 농가들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여러 시스템을 구축해볼 계획이다. 버섯 협력단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정보도 공유하고 우리버섯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것이 그 시스템의 시작이 될 것이다.”


성과&과제

1.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지원
버섯 생산량 증가와 내수 부진에 따라 잉여물량이 늘어났다. 경기도 버섯 산학연 협력단은 주저하지 않고 수출사업단을 꾸렸다. 해외수출물량이 늘면 내수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확대는 시급했기 때문이다. 도내 수출농가별 출혈경쟁을 없애고 서로 수출물량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춰갔다. 외국바이어를 초청해 국내 버섯의 우수성과 고품질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생산기술현장을 보여줬다. 충격을 흡수하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출용 박스도 개발해 농가에 보급했다. 수출사업단 설립이후 버섯 48만8천불 어치를 미국, 캐나다, 대만 등 4개국에 수출하고 가공품도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2. 소비 확대와 신상품 개발
버섯 소비확대를 위해 버섯 요리법이나 버섯의 효능 등 홍보자료를 제작해 보급했다. 에이티(aT)센터, 광주 도자기엑스포, 여주 진상명품전,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 등 인파가 몰리는 국내 축제전시에 적극 참여해왔다. 버섯 협력단은 이와 함께 버섯조미분말과 버섯아이스크림을 개발해 국내시판에 나섰으며 버섯분말 제조용 건조기도 개발해 공급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소비확대가 이뤄지고 버섯소비 패턴도 다양해졌다는 평이다. 그러나 협력단은 홍보마케팅이 아직도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버섯농장의 도시민 체험프로그램 등으로 버섯 알리기와 소비확대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 전문협의체 육성과 활성화
버섯 소비확대와 함께 농가에 절실한 사항은 생산비 절감. 신품종이나 유망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유용미생물을 활용한 느타리 재배기술, 봉지재배용 배지제조기술 등 안정적인 버섯생산체계를 갖추는 일만큼 생산비 절감은 농가소득과 직결한다. 이에 따라 버섯 협력단은 전문화, 조직화된 전문협의체를 육성해 생산, 판매, 유통 등 분야별 대응력 제고에 나섰다. 세계버섯영농조합, 여주버섯연합회 등 55농가가 참여하는 ‘생산·유통협의체’를 육성해 원·부자재 공동구매, 공동출하, 자조금 조성 등을 꾀했다. 공동구매와 공동출하로 연간 4억2천만원 정도의 생산비 절감효과를 얻고 공동브랜드 사용도 판매이익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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