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급격한 경제성장과 국민소득의 증가로 인해 식생활이 풍요로워졌고 서양의 식문화가 도입되면서 식품소비유형이 변화되어 가고 있다. 과거에는 식물성 식품의 섭취가 많고 동물성 식품의 섭취가 부족해서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권장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을 보면 쌀 등의 식물성 식품의 소비는 계속 감소되고 동물성 식품의 소비는 급속히 증가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쌀 소비량으로 1970년 년간 국민 1인당 소비량 136.4kg이던 것이 지금은 70kg대로 떨어졌다.

우리 생활의 중심이었고 필수품으로 최고의 대우를 받던 쌀밥이 이젠 더 이상 그 주인공이 아니다. 쌀밥 외에 먹을거리가 풍족해졌기 때문이다. 외식을 해보면 쌀밥 메뉴는 맨 마지막에 나오는 선택사항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마지막 선택사항인 밥은 안 먹는 사람이 꽤 많다. 주식의 개념이 변하고 입맛이 점점 서구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바쁜 생활습관도 한 요인이다.

서울시 22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아침식사실태를 조사한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에서 응답학생들의 47.9%가 주 중에 하루 이상 아침을 먹지 않고 있었다.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의 결과에서는 ‘늦잠을 자서’(32.0%), ‘시간이 없어서’(31.9%)이었고, 아동, 청소년의 식행동을 연구한 여러 결과들에서는 ‘시간이 없어서’가 주된 이유로 나타났다. 생활습관과 아침식사 섭취 횟수와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취침시간이 늦을수록 아침을 먹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수면시간이 3~4시간인 경우 40.0%의 학생이 주 중에 아침을 먹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쌀이 얼마나 좋은 식품인지 다들 알고 있지만 다시 꼼꼼히 따져보자. 쌀은 나, 개인차원에서 보면 건강 맞춤형(smart-wellbeing) 식품이면서 동시에 지역사회와 지구 환경에 부담을 적게 주는 환경친화형 식품임을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쌀은 질 좋은 영양식품이다.
쌀과 밀의 영양소 함량 성분을 비교하여 보면 두 곡식이 모두 탄수화물 함량이 70% 이상이 된다. 큰 차이점은 쌀에는 단백질 함량이 평균이하여서 약 6.4% 정도 함유된 반면에 밀에는 10.6% 정도 함유되어있다. 그러나 단백질의 질을 비교하면 밀의 단백질은 단백가 41정도이지만 쌀의 단백가는 72정도로 상당히 질이 좋은 단백질이 쌀에 함유되어있다.

둘째, 쌀밥은 건강식이다.
우리의 전통식사는 밥 중심의 식사이며 서양식사의 경우 빵 중심의 식사이다. 밥 중심의 식사는 단백질 15~20%, 지방 20%, 당질 65%로 구성되어 있어 이상적인 열량구성비율인 단백질 15%, 지방 20%, 당질 65%에 근접하고 있다. 쌀밥 자체에는 독특한 맛이 없으므로 쌀밥을 여러 가지 먹거리인 반찬을 끌어들이는 특성이 곧 영양소의 균형을 갖추게 한다.

된장국, 생선구이, 나물, 김치 등으로 이루어진 식사는 포화지방 함량은 낮고 불포화지방산이 높다. 주식으로 먹는 콩이나 쌀밥은 포화지방에 비해 불포화지방이 높으며 생선구이, 나물에 넣는 참기름 등에도 불포화지방이 많아 P/S비가 1~1.5로 높다. 따라서 적절한 밥 중심의 우리 전통식사는 고지혈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우리의 전통식사는 잡곡밥, 생채·나물 등의 채소반찬, 김치 등을 통하여 섬유소의 함량이 높은 식사를 하므로 대장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를 갖추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을 포함한 서구의 식사는 빵중심의 식사로 지방이 과다하고 동물성단백질식품의 함량이 높아 고지혈증과 비만 발생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전통적인 서양식사를 지양하고 저열량과 고섬유소 식사를 하는 동양식사의 장점을 그들의 식사에서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셋째, 쌀밥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을 높인다.
쌀밥 중심의 한식은 우리나라 식량자급율을 높인다. 한식의 경우 자급율이 89.9%(‘96)인 쌀이 소비열량의 56%를 차지하고 있어 식단전체의 열량자급율은 79%에 달하는 반면, 양식의 경우에는 밀가루, 식용유 등 자급율이 낮은 재료가 중심이 되어 식단전체의 열량자급율은 36%에 불과하다.

네째, 빵보다 밥이 환경친화적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생산에서 소비, 폐기 처리하는 것까지 사용되는 에너지 소비량을 조사하여 밥이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적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밥이 1kg당 연료 에너지 소비량이 6,330㎉로 면류 15,400㎉의 절반 이하이며, 빵류는 9,510㎉로 나타났다. 연료소비량이 적은 것이 이산화탄소 등 온실효과 가스의 배출을 적게 하는데, 빵과 면류의 연료에너지 소비량이 높은 것은 각 가공 단계에서 대량의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쌀 가공은 정미 등 가공공정이 적어 에너지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빵보다 밥이 환경친화적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부는 ‘아침밥 먹기 캠페인-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 국민 모두가 건강해지고, 우리 지구환경에 더 적은 부담이 되도록 빵보다는 밥을 먹기를 바란다.

최정숙(농촌진흥청 농산물가공이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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