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전문지도연구협의회(회장 김석중·이하 한지협)는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충남 대천시 소재 한화리조트에서 ‘2007 전문지도연구회 종합평가회 및 품목별 농업인연구모임 연찬회’를 개최했다.

영농현장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정보교류 강화로 지원사업의 내실화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전문지도연구회원 179명과 품목별농업인연구모임 담당자 175명, 농촌진흥청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충주대 나준희 교수의 ‘유통혁신을 위한 지도공무원의 역할’과 권은경 한국웃음치료협회장의 ‘하하하 크게 웃자’ 특강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는 전문지도연구회와 품목별 농업인연구모임 등 활성화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 2005년을 기점으로 회원수가 정체돼 있는 품목별 농업인연구모임에 대해서는 새로운 활로 모색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높았다.

현재 품목별 농업인연구모임은 2007년 11월 현재 2,812개회, 191개 품목으로 총 117,160명이 활동하고 있다. 연간 교육 횟수는 8,389회로 연구회당 평균 3회에, 총 28만2천여명이 교육에 참가했다.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품목별 농업인연구모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품목별연구모임에 대한 명확한 담당부서 지정이 필요하고, 농촌지도기관장 및 담당자의 연구모임 육성에 대한 열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현재처럼 체계적이지 못하고 땜질식 품목모임을 꾸려서는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품목모임의 활동 진단을 위한 체계적인 평가를 실시해 우수사례 발굴, 이를 토대로 홍보를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사후관리에 나서는 등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전문지도연구회원 중심 연구모임과 소비자연계 활동 강화 ▲소비자단체와 연계한 직거래 사업 활성화로 제값받기 실현 ▲소비자 및 유통업체와 연계강화를 골자로 한 도·시·군당 1개회 이상 시범 운영을 통해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품목별생산자정보(www.agkore.com)를 활용, 품목별 농업인연구모임의 전산관리를 강화 하는 한편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해 동일품목 간 기술정보경영교류를 활성화를 꽤할 계획이다.

특히 품목별 농업인연구모임의 체계적 육성을 위해 기초단계(회칙제정 및 운영, 품목별 기술지원, 정보교환, 자조금 조성 등)→중급단계(자율적회의 운영, 영농현장문제 과제 발굴 사업화, 품질관리 기술, 브랜드개발)→상급단계(농산물 품질인증 획득, 수출시장 확보, 홈페이지 운영 및 전자상거래 추진, 가공사업 개발 등) 등 세 단계로 나눠 집중육성 할 방침이다.

이밖에 최근 2년간 연구모임 활동성과가 높아 지역 농업·농촌발전에 크게 기여한 우수 연구모임이나, 농촌지도자회 등 3개 학습단체 회원이 다수인 연구모임에 우선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종합토의에서 한 지도사는 “농촌지도자회원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임원의 임기를 2년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며 “농촌지도 기능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농촌지도자회가 젊고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칠곡군농업기술센터 장영석 지도사는 “지난해 FTA 등 개방화 시대에 대비한 학습단체 모임이 있었으나, 대다수의 농촌지도자회원들은 품목별 모임보다는 농촌지도자회 일원이 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면서 “품목별 모임 확대도 중요하지만 학습단체와 품목별 모임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사는 “품목별 연구모임에 대한 지원이 너무 부족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지원은 하되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농업기술원 품목별연구모임 담당자 연석회의-





모임별 ‘부익부 빈익빈’…평가시스템·지원 필요

본지는 연찬회의 공식일정을 마친 이후 품목별 연구회 도별 담당 지도사를 초청해 품목별 연구모임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 1년간 본지를 통해 소개된 품목별 연구모임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함께 담당 지도사로부터 품목별 연구회의 활성화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개선돼야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이날 자리에는 농촌진흥청 정준용 지도관, 경기농업기술원 남윤우 지도사, 강원농업기술원 손창열 지도사, 충북농업기술원 신형섭 지도사, 전북농업기술원 태미경 지도사, 경북농업기술원 곽영호 지도사, 제주특별자치도 김경익 지도사, 농업인신문 백종수 취재부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이날 간담회 내용을 요약했다. [편집자 주]


백종수(농업인신문) = 이 자리는 품목별 연구회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담당지도사들에게 품목별연구회의 현실적인 평가와 함께 발전방향을 모색해보고자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올 한해동안 품목별 연구회를 담당하면서 느꼈던 애로사항이나 개선점 등을 있는 그대로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김경익(제주)= 제주가 특별자치도로 지정되면서 기술센터가 2곳에서 4곳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품목모임도 개편이 예상된다. 지역에 따라 감귤 등 열대식물 중심으로 품목 활성화를 꽤하고, 북제주 등은 당근, 무 등 지역품목에 맞게 연구회가 추진될 것이다.

신형섭(충북) = 품목별 연구회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잘 운영되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 등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잘 운영되는 곳은 일정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운영돼 자율적인 운영에 맡기고 있다. 다만, 신생 연구회 등 잘 운영되지 못한 곳에 대해서는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남윤우(경기)= 품목연구회는 아직까지 평가 시스템이 없어 각 단계별 평가기준, 지표가 있어야 방향설정 가능한데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품목 연구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시·군이 일사분란에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부터 마련돼야 한다.

정준용(농촌진흥청) = 지난 10월 개최된 전국 농업기술원장 회의에서 품목별모임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 확인했다. 그러나 시·군 과장, 기술센터소장 등 일부분에서는 관심이 부족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품목별 연구회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고, 관심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동 포도연구모임의 경우 4천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연구모임이라기 보다는 단체로 봐야 할 정도다. 문제는 품목별 연구회원의 적정인원이다. 통상 50명 내외, 교육 참석률 70% 이상이지만 이를 강요할 수는 없다.

손창열(강원) = 일단 회원 가입 상태에서는 과감한 정비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품목별연구회가 주업무가 아니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품목별연구회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명확한 담당부서와 담당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곽영호(경북) = 전국적으로 품목별 연구모임은 경북도가 제일 많을 것이다. 경주시에는 120여개 모임이 있다. 작목반을 거의 끌어들여 지원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이 감당할 수 있는 연구회는 시·군당 20개 미만에 불과하다. 아무리 좋은 품목연구회가 조직됐다 하더라도 이를 관리해주지 못한다면 아무 쓸모가 없다.
또 예산지원도 한정이 있다. 경북도는 작목반 예산으로 300개 품목회에 회의라도 하라고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나 큰 의미는 없다. 공무원이 전체 품목별 연구회를 꾸려간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연구회별로 자발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대형작물(쌀, 사과 등)이 품목별연구회로 조직되는 게 좋은가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경북도는 내년에 품목모임 포럼을 결성할 예정이다. 시·군 대표들을 모아 포럼에서 향후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모색해볼 계획이다.


<도별 품목 농업인연구모임 현황>
전국 2천812개 모임, 경북이 가장 많아

품목별 농업인연구모임은 전국적으로 2천800여 연구회가 결성돼 11만7천여 농업인이 활동하고 있다. 연구모임이 구성된 품목은 모두 191개 품목이며 이 가운데 원예·특용작물분야가 각각 77개, 34개 품목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생활개선분야, 축산분야, 식량작물분야에 80개 농업인연구모임이 된 상태다. 농업인연구모임은 크게는 도 단위로 구성되고 대개 시·군 단위로 조직됐다. 7개 특·광역시에서도 농업인연구모임이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9개 도별 모임 현황을 소개한다.



경기도 - 336개 모임에 농업인 1만7천347명이 참여하고 있다. 도 단위로 14개 모임에 2천여 명이, 시·군 단위 322개 모임에 1만5천254명이 활동한다. 남양주, 양주, 여주, 포천 4곳이 연합회 형태로 연구모임을 구성한 사례도 있다.


강원도- 70개 품목에 걸쳐 228개 모임, 6천932명의 농업인이 활동하고 있다. 연구모임은 지난해 184개에서 올해 228개로 큰 폭 증가했다. 지역특성에 따라 원예작물(45%), 특용작물(20%)이 품목별 농업인연구모임의 주축을 이룬다.


충청북도-농업인연구모임 수는 210개이며 회원은 모두 8천518명이다. 도 단위 15개 모임에 1천여 명이 활동하고 시·군 단위 195개 모임에 7천5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충주애플마 농업인연구회가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충청남도-품목별 농업인연구모임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지역이다. 현재 377개 모임에 1만7천599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농촌지도자들이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천안지역은 품목별 모임이 전원 농촌지도자회원으로 구성됐다.


전라북도-도 전체인구에 견줘 농업인연구모임이 상당히 많은 곳이다. 2007년 현재 465개 모임이 결성됐으며 1만6천965명이 참여하고 있다. 시·군당 평균 33개 모임, 1천173명 수준이다. 원예·특용작물이 6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라남도-360개 모임에 1만3천863명의 농업인이 활동하고 있다. 도 단위 모임은 11개, 시·군 단위 235개, 읍·면 단위 103개 모임이 결성됐다. 지도인력 감축에 따라 집단 기술지원 대상으로 품목 농업인연구모임이 집중 육성되고 있다.


경상북도-가장 많은 연구모임과 회원을 보유한 지역이다. 64개 품목에 걸쳐 585개 모임, 2만5천719명의 농업인이 참여하고 있다. 읍·면 단위 모임이 369개로 월등히 많다. 경주지역의 경우 127개 모임이 결성돼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조직됐다.


경상남도-도내에 267개 모임이 결성돼 8천303명의 농업인이 활동하고 있다.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224개 모임, 도 농업기술원에 43개 모임이 연계돼 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전문분야별 ‘1 농촌지도사 1 연구회’로 책임지도에 나설 채비다.


제주특별자치도-50개 농업인연구모임에 2천565명의 농업인이 참여하고 있다. 제주지역은 골드키위, 참다래, 한라봉, 금귤, 섬오갈피 등 지역특성에 맞는 품목이 집중 육성되고 있는 곳이다. 반면 품목이 한정돼 모임별 회원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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