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전설이 어린 충북 단양. 그 전설의 주인공 평강공주가 사과로 환생했다?.
단양사과연구회의 핵심조직인 단양과수영농조합법인(회장 심명호)이 생산하는 사과 브랜드는 ‘죽령사과’. 그 죽령사과의 대표 캘릭터가 평강공주다. 죽령사과는 단양군 대강면 일대 일교차가 10°C 이상되는 준고랭지에서 생산되고 있어 당도가 높고 단단한 과육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대만 등 동남 아시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단양군의 수출효자 농산물로 각광받고 있다. 평강공주가 바보 온달을 고구려의 위대한 장군으로 성장시켰듯 지금은 죽령사과로 환생해 단양과수영농조합법인을 국내는 물론 해외의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중산간지·석회질 토양에서 자라는 최고품질 죽령사과

충청북도 북동부에 있는 단양군은 북쪽으로 강원도 영월군, 동쪽으로 경상북도 영주시, 남쪽으로 경상북도 예천군과 문경시, 서쪽으로 충청북도 제천시와 접하고 있다. 단연 단양군의 명물은 소백산일 것이다.
북쪽에서 뻗어내린 소백산의 영향을 받아 기후는 내륙산간지대의 특징을 보여준다. 기온의 교차가 심한 대륙성 기후로, 연평균강수량은 1,702mm 내외인 단양군에서는 2002년도에 특산물인 사과를 ‘죽령사과’라는 브랜드로 개발했다.

죽령사과는 소백산 죽령기슭에서 생산되는 당도 높은 사과이다. 110ha에 달하는 이 지역의 사과 재배지에서는 다양한 사과품종을 생산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많은 것이 부사, 그 다음이 아오리가 차지하고 있으며, 홍월, 홍로, 양광, 추광 등의 기타 품종이 15% 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사과성숙기에 일교차가 섭씨 10°C 이상 나기 때문에 당도가 높은 것은 물론, 고랭지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껍질이 두껍고 운반할 때에 압력에 의해 손상되는 빈도수가 적은 편이다. 평균 당도는 15°Bx~18°Bx. 그야 말로 꿀사과다.

수출기준의 엄격한 품질관리로 국내외에서 품질 인정 받아

죽령사과가 이처럼 고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것은 자연환경적인 요인도 있지만 사실 단양과수영농조합법인의 철저한 품질관리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죽령사과는 올해 대만수출 150톤을 예상하고 있는 등 매년 꾸준하게 50~150톤 정도를 동남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의 생명은 신용이고 그 신용은 클레임에서 결정난다. 당연히 죽령사과의 품질관리는 엄격할 수밖에 없다.

재배적 품질관리면에서는 착색관리와 친환경적 재배관리가 주를 이룬다.
죽령사과가 생산되는 곳은 중산간지이기 때문에 일조량이 평지보다 적다. 당연히 사과의 착색이 불량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단양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전회원의 과수원에 반사필름을 설치해 착색불량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착색은 물론 당도까지 높아져 1석 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농산물 수출시 클레임 빈도가 높은 사례가 잔류농약과 병해충이다. 결국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재배법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 단양과수영농조합법인은 친환경재배를 위해 석회유황합제 제조기의 도입을 선택했다. 석회유황합제 제조기는 농가가 직접 석회와 유황만 있으면 석회유황합제를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장치다.

2004년 단양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도입한 석회유황합제 제조기로 영농조합법인에서 직접 하루 1,400ℓ의 석회유황합제를 제조해 회원농가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석회와 유황을 혼합 조제한 석회유황합제는 살균력과 살충력이 뛰어나 월동하거나 활동을 시작하는 병해충을 초기에 방제할 수 있어 사과의 저농약, 무농약 재배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시중에서 구입할 경우 1말당 1만 8,000원씩 하는 석회유황합제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회원농가의 생산비절감에도 한몫하고 있다.
심명호 대표는 이러한 친환경재배의 기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회원들로 하여금 GAP 인증을 받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올해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두차례에 걸쳐 총 78명이 GAP 인증교육을 다녀왔다. 우박이 잦은 지역임을 감안해 사과봉지씌우기를 실시해 우박피해 방지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다음은 수확후관리단계의 품질관리다. 수확후 품질관리의 핵심은 역시 철저한 선별이다. 영농조합법인은 중량선별기와 비파괴선별기를 모두 갖추고 있는데 두 가지 선별방법을 병행하고 있다.

먼저 중량선별기에 의한 선별작업이다. 품질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위촉한 자율검사원이 규격선별작업을 하고 있는데, 양질의 사과를 공급하기 위해서 선별과 포장작업에서도 5등급으로 구분하고 20과~50과에 이르기까지 크기, 색 등을 기준으로 세밀하게 분류한다. 각 등급에 따라 수출용, 국내용, 가공용 등으로 나눠 출하한다.

선별과 함께 중요한 품질관리 과정은 세척이다.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잔류농약이나 해충과 균 등을 제거하고 깨끗한 상태로 출하하기 위한 과정이 세척이다.

심명호 단양과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수출 때문에 철저하게 품질관리를 한다지만 이렇게 출하량이 훨씬 많은 국내출하용 사과의 품질향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훨씬 높아지게 되었다”고 했다.
영농법인은 이미 2004년에 품질경영시스템인 ISO 인증까지 받아 놓은 상태다.

단양사과축제, 단양군의 캐릭터 접목한 사과 홍보

지난 9월 22일은 영농조합법인 회원들도 모처럼 고단한 영농작업에서 해방되어 축제의 분위기에 흠뻑 젖었었다.
제9회 죽령사과한마당놀이가 영농법인의 집하장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죽령사과한마당놀이는 단양지역의 사과재배농업인이 주최하는데 죽령사과의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사과를 테마로 함께 어우러져 즐기기 위한 행사로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사과축제는 97년부터 시행돼 온 행사로 2000년부터는 ‘단양죽령평강공주’라는 캐릭터를 활용하면서 죽령사과를 보다 친근하고 믿음이 가는 농산물 브랜드로 키워나가고 있다.

고구려 제25대 평원왕(平原王)의 딸로,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라는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한 평강공주는 온달에게 학문과 무예를 가르쳐 고구려에서 가장 훌륭한 장군이 되게 하였다는, ‘고구려의 기상’을 담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들어오던 이야기의 주인공이 단양군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단양의 특산물인 죽령사과에도 캐릭터를 이용해 친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한층 기억에 남도록 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 심회장의 설명이다.

국내 사과가격 안정에 기여하는 수출

죽령사과는 주로 동남아시아지역 특히 대만을 중심으로 수출되고 있다. 동남아 국가에서는 아열대성 기후 때문에 단양처럼 맛있는 사과의 생산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단양의 죽령 사과를 한번 맛 본 이지역 사람들이 꾸준하게 수입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첫 동남아 수출길에 오른 죽령사과는 연간 50톤 이상씩 수출돼 왔으며, 그 수출규모가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이다. 주수출지역은 대만이지만 필리핀과 네덜란드에도 수출물량을 차근차근 늘려가고 있다.

심명호 회장은 앞으로 수출 다변화를 위해 일본시장도 개척해 볼 생각이다. 일본 수출은 모든 농산물에서 검역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동안 쌓아온 수출노하우와 품질관리 역량이면 못 할 것도 없다는 것이 심명호 대표의 생각이다.

친환경사과재배기술의 정착, 수확후관리 노하우, 90%를 상회하는 상품률, 그리고 회원들의 열의 이 모든 것은 단양죽령과수영농조합의 그동안 차근차근 쌓아온 소중한 자산들이다. 일본으로의 사과수출도 이들의 역량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잠재성장 요인-

1.안정적 수출망 확보로 내수가격 지지
매년 꾸준히 전체 생산량의 12~13% 수출해 오고 있다. 안정적인 수출망을 구축함으로써 국내 가격변동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앞으로 일본 수출의 가능성도 긍정적이어서 보다 질 높은 수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2.연구회 소유의 산지유통센터
101명의 회원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대형 산지유통센터가 있다는 것은 일괄적인 품질관리가가능하고 개별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을 가진다.

3.센터의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
센터에서 10개월 과정의 결코 짧지 않은 사과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전회원이 이과정을 거치게 되면 더 좋은 품질의 사과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 포인트-


1. 수출에 준한 품질관리 기준 적용
국제기준인 수출품질 기준으로 관리되는 죽령사과가 국내에서 최고급으로 인정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내 출하 농산물도 수출 농산물 품질로 생산해야 남보다 앞설 수 있다’라는 금언을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있는 연구회다.

2. 준고랭지, 석회질 토양의 고품질 사과 생산 토대
성숙기 일교차 10°C 이상, 석회질 토양 등 천혜의 사과 최적지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당도 높고 과육이 단단해 바이어들이 개별농가와 접촉해 돈을 더 주고 사갈 정도다. 이 자연환경에 철저한 품질관리까지 더해지니 더 할 나위없다.

3. 친환경관리시스템 도입
석회유황합제 제조기 도입, 이온세척기 등 안심안전 사과 생산에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청정 단양의 자연환경에 이러한 친환경관리시스템까지 갖춰 소비자들의 인식이 더욱 좋아졌다.

4. 연구회가 중심이 된 사과축제
농업인 단체인 연구회가 중심이 되어 농업인이 개최하는 사과축제 「죽령사과한마당놀이」. 소비자들이 찾아와서 사과를 테마로 한 다양한 행사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농업인과 어울리는 장으로 이미 정착이 되어있다. 연구회는 이 축제를 통해 단양사과를 홍보하고 더 나아가 고정 고객을 만들어 왔다.


담당지도자에게 듣는다-단양군농업기술센터 이우연 지도사

‘죽령사과’ 세계속의 브랜드로 키워 내겠습니다

“좁은 면적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 생산되는 죽령사과이기 때문에 단양의 모든 사과재배농업인들이 단일 브랜드로 힘을 합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센터가 할 일이라고 봅니다”

단양군농업기술센터의 이우연 지도사는 죽령사과가 대량의 물량이 출하되는 타 사과주산지와 경쟁하려면 단양지역 사과가 공동브랜드 아래 전량이 공동집하와 선별을 통해 출하되어야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단양과수영농조합법인의 공동선별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별적으로 가격을 더 준다는 산지수집상 등과 계약해 출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례는 지금까지 쌓아왔던 죽령사과의 브랜드 이미지가 흐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기술센터와 영농조합법인이 공동으로 정기적인 교육과 출하장려금 지불 등의 방법으로 개별출하를 막고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2004년 영농조합법인이 농촌진흥청의 우수농업인연구모임으로 선정돼 받은 4,000만원의 지원금을 영농조합법인 선별장의 작업개선을 위한 선별장 비가림 지붕을 설치하는데 투자했다.

현재 단양의 사과재배 면적은 약 200ha. 인근지역인 영주가 3,200ha이고 충주가 2,500ha의 재배면적을 가진 것에 비하면 10%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차별화된 품질로 고급수요층을 공략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죽령사과라는 브랜드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단고을’이란 공동브랜드를 지난해 이미 개발해 놓은 상태다.

단양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현재 ‘농업경영자특성화과정’을 개설해 「사과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매주 화요일에 개강하고 교육기간은 연 10개월이다. 이우연 지도사는 이과정을 통해 심화기술을 전달하고 현장애로사항을 해결해 회원들의 자부심도 키워 줄 계획이다.

단양과수영농조합법인을 완전한 자립경영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우연 지도사의 마음은 벌써 내년 지원 프로그램을 짜느라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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