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굴산은 해발 897m로 의령군의 진산이다. 봄이면 철쭉으로 유명하고 산 중턱에 옛날 신선이 놀고 갔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강선암 품은 자굴산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산세가 깨끗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산이다.

그 자굴산을 배경으로 의령군 가례면 가례리, 양성리 일원에서 재배되는 청정 밭미나리는 맑고 깨끗한 자굴산 지하수를 이용하여 논이 아닌 밭에서 생산되어 독특한 향과 부드러운 잎줄기로 불고기 쌈에 더할 나위 없다. 비타민과 철분이 풍부하며, 특히 자굴산 청정 밭미나리는 논 미나리에서 많이 나타나는 디스토마가 없어 건강식품으로서도 소비자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미나리에 대한 부정적 시각 없애

일반적으로 미나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오염되고 거머리가 붙어 있는 좋지 못한 기억이 있는 작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령군 자굴청정미나리 현장을 직접 방문, 재배하는 과정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이러한 상상을 지워버리게 된다.
의령자굴산청정밭미나리연구회(회장 손또만)가 재배하는 미나리는 밭미나리다. 자굴산 자락의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옛말에 “가례에 시집 못 간 내 팔자야”할 정도로 아름답고 물 맑기로 유명한 가례지역과 갑을지구, 그리고 대천지구에서 100m 깊이의 암반수를 이용해 재배하는 자굴산청정밭미나리는 비타민 A, C가 풍부한 채소다.
미나리는 예로부터 한방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간 기능을 개선시키고 칼륨이 함유되어 있어 몸속에서 나트륨 작용을 억제하여 수분과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을 도와주고 신장의 기능을 강화시켜주기도 한다.

또한 신경통, 루머티스 관절염, 협압강하 작용을 하는 거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면역세포를 증가시켜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으로는 김치를 담글 때 양념으로 쓰이고, 전골이나 생선 종류의 탕을 끓일 때 빠지지 않는 재료 가운데 하나이다. 또 나물로 무쳐서 먹기도 하고, 데쳐서 제육이나 편육에 감아 강회로 먹기도 한다. 근래에는 샐러드에도 이용되고, 녹즙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손또만 자굴산청정미나리연구회장은 “미나리는 생채로 먹는 채소인 만큼 소비자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친환경적으로 재배되고 있다”면서 “친환경미생물농법, 활성탄농법, 항산화물질첨가 등의 최첨단 재배기술을 투입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밭미나리 재배로 소득향상, 고용창출 효과로 지역경제 기여

자굴산청정밭미나리는 의령군농업기술센터가 미맥위주의 농업으로 소득원이 많지 않았던 가례면에 소득원 개발사업으로 1994년 실증시범사업을 추진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이듬해 ‘1 읍면 1 명품 사업’으로 30농가 4.3ha에 비닐온실을 지원함으로써 본격적인 재배가 시작됐다.

1997년에는 ‘자굴산청정밭미나리’라는 상표를 개발했고 98년에는 자체종묘생산을 시작, 종묘비를 절감하는 등 얼굴 있는 농산물의 생산과 농가 경영개선에 노력했다.
2000년 지역특성화 시범사업과 2001년 시군재정건의사업으로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아 34농가에 현재 규모의 주산단지를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자굴산청정밭미나리는 총 450톤이 생산되고 여기에서 나오는 매출이 연 10억 원으로 가례면 지역에서 영농활동을 하고 있는 연구회원들의 주 소득작목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지역주민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는데 고용 연인원이 4,230명에 이르고 8,600만원의 임금이 지불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항산화제 이용 재배로 기능성 밭미나리 생산

연구회는 웰빙시대에 발맞춰 고품질 생산은 물론 소비자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마음으로 기능성 밭미니리를 생산해 내고 있다. 기능성밭미나리는 항산화제(폴리페놀)가 첨가되어 다른지역 밭미나리와 차별화를 이뤄냈다.
항산화물질이란 산소를 사용하는 생명체에서 산소로부터 생성되는 프리라티칼에 의한 손상과 프리라티칼이 아닌 산소(단일산소, 오존)에 의한 지질 및 단백질, 핵산, 탄수화물의 손상을 차단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물질로 정의된다.

연구회는 또한 경북대학교 농업과학기술연구소와 의령군농업기술센터가 공동으로 개발한 천연식물생장영양제를 적극 도입해 친환경미나리재배에 적용하고 있다.
천연식물생장영양제란 유기질이 풍부한 산림토양에서 수십년간 대자연의 에너지를 흡수한 목재를 물리적인 신공법으로 엑기스를 추출해 만든 것으로 해충이나 식물 병원균에 대한 내성을 발휘하는 휘발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병해충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저분자 탄수화물 및 항산화제인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신기능성 생리활성물질이기도 하다. 경북대학교 농업과학기술연구소가 이 제제를 이용해 재배한 밭미나리를 대상으로 성분을 분석한 결과 107.3%의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자굴산청정밭미나리가 웰빙 농산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또만 회장은 이러한 기능성 밭미나리 생산기반을 토대로 의령군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원을 받아 천연식물생장영양제의 계속적인 투여와 스테비아농업 등 친환경 기술을 지속적으로 현장에 적용해 자굴산청정미나리의 명품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국의 토양은 연작장해 몸살에 자유로울 수가 없다. 연구회원들의 토양에도 연작장해는 커다란 과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회는 토양살리기가 곧 자굴산청정밭미나리 명성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보고 토질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2002년 12명의 회원 밭 2.4ha에 활성탄 농법과 미생물농법으로 밭미나리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이 농법이 토질개선에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내려 본격적으로 친환경농법을 전회원으로 확대해 소비자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밭미나리를 생산해 내고 있다.

올해부터는 밭미나리의 고질병해인 균핵병 방제를 위해 석회질소를 이용한 토양소독과 천연한약추출물로 제조된 친환경농자재를 이용, 병해충 방제 시범단지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만족할만한 효과를 거두고 있어 내년부터 전회원에게 적용시킬 계획에 있다.
자굴산청정밭미나리는 매년 10월부터 익년 8월까지 거의 계절에 관계없이 생산해 내고 있다. 농협에 계통출하를 하고 있는데 4kg, 2kg, 1kg 등 3종류의 규격으로 출하한다.

체계적인 품질관리시스템 구축, 소비자 신뢰 얻어

의령자굴산청정밭미나리연구회는 가례면에서 밭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는 23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회원상호간 생산기술을 공유하고 공동선별과 공동출하를 하고 있다.
연구회의 미나리는 타지역의 밭미나리 또는 다른 채소와의 과잉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성출하기인 3월부터 8월까지는 연도별로 지역을 정해 그 지역만 출하해 물량조절을 하고 있다.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폭락을 막고 땅심도 기르기 위해서다. 생산에 소요되는 인건비 등 비용을 생각한다면 훨씬 유리한 생산체계라고 말한다.

연구회의 밭미나리 품질관리는 매우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자체규정을 정해 전회원이 철저하게 지키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매월 2회 이상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때 상인과 소비자 등을 만나 품질기준과 가격안정에 대한 협의를 하면서 가격안정에 노력하고 있다.

손또만 회장은 “연구회에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있다”면서 “매년 10월에서 11월, 3월에서 5월 약 6개월은 전국에서 밭미나리 대체 채소가 동시에 출하되기 때문에 적체현상이 일어난다”고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회는 현재 건조미나리와 가루, 환 등으로 가공해 판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미나리 가공식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적체 물량을 모두 소화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잠재성장 요인-

재고 미나리를 가공품으로
매년 10월~11월, 3월~5월 약 6개월은 채소성출하기다. 따라서 밭미나리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 물량적체 현상이 일어난다. 연구회는 이 적채물량을 이용해 건조미나리와 가루, 환 등 가공제품을 만들어 판매 하고 있다. 건조미나리 250g에 3만 9,000원, 가루와 환은 300g에 6만 9,000원. 마케팅만 잘 이뤄진다면 이 수익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상품개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하니 가공품에 대한 소득 기대도 크다.

웰빙시대 기능성 밭미나리 개발
생명체의 활성기능을 하는 지질 및 단백질, 핵산, 탄수화물의 손상을 차단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물질인 폴리페놀을 미나리재배에 접목해 고기능성 밭미나리를 생산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시장의 특성에 맞는 작목의 개발로 추가소득 향상의 기회를 잡았다.


-성공 Point-

1.밭미나리 재배
미나리가 불결한 환경에서 생산된다는 소비자의 인식은 과거 무논미나리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령자굴산청정밭미나리연구회가 선택한 것은 밭미나리다.
물이 없는 토양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이러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일거에 해소 했다. 일반적으로 밭미나리는 논미나리에 비해 영양소가 많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목을 고른 것이 성공요소다.

2.친환경적 재배기술 개발
미나리는 보통 생채로 먹거나 즙 등으로 먹는다. 따라서 철저한 친환경적 재배관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연구회는 이를 위해 천연식물생장영양제를 적극 도입하고 활성탄농법, 미생물농법 등 친환경기술을 종합적으로 접목했다.
그 결과 도매상과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3.체계적인 품질관리와 시장조사 시스템
임원진과 출하상품검사원 등으로 구성된 품질관리위원으로 하여금 매일 출하상품을 엄격히 검사하고 있다. 합격된 미나리만 출하한다.
임원진은 매주 농가별 작황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출하조절을 지시하고 있으며 매월 2회 이상 시장조사를 실시, 가격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담당 지도사에게 듣는다 - 의령군농업기술센터 정 현 석 담당

친환경기술지도로 청정미나리 인지도 키워 갈 것

“미나리는 생채 또는 즙으로 먹기 때문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기술지도하고 있는 분야가 친환경재배기술입니다” 자굴산청정밭미나리연구회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의령군농업기술센터 정현석 담당은 자굴산청정밭미나리 친환경기술보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센터와 경북대학교가 공동으로 개발한 천연식물생장영양제를 집중 보급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밭미나리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항산화제인 폴리페놀 함유 미나리를 생산해 기능성 미나리의 영역도 개척했다.

또한 미생물농법과 활성탄농법을 도입, 연구회원 포장 10.5ha를 대상으로 적용기술지도와 지원을 해 청정밭미나리의 이미지를 더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4계절 거의 출하가 가능한 주년생산체계를 마련해 안정적인 밭미나리 공급체계를 구축했고 컨테이너형 예냉고 3기를 설치해 수확후관리에 대한 시설을 확충했다.

무엇보다 1억원의 예산으로 비닐온실 58동, 지하수 10공 굴착 등 밭미나리 재배시설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해 생산량을 44% 높이고 연구회 수익을 4억 3,700만원이나 신장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현석 담당은 “특정기간에 타채소와의 경합으로 재고 밭미나리가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면서 “현재 냉동 건조미나리와 미나리 가루, 환 등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지만 더욱 다양한 제품개발과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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