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소월복숭아연구회(회장 채종래)에 있어서 바이어는 사업의 파트너이자 식구다. 주거래하는 바이어가 다른 거래처를 소개시켜 줄 정도다. 연구회원들도 바이어에게 철저한 회원관리와 품질관리로 보답한다.
바이어는 고품질의 복숭아를 납품받을 수 있는 생산자 단체가 있어서 좋고 연구회는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되어서 좋다.

생산자와 유통업자의 공생관계. 최근 농업인과 유통인간의 새로운 관계유형이다.
물론 이 관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가 바탕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경산소월복숭아연구회의 생산자와 구매자간의 신뢰모델 구축과정을 따라가 본다.


바이어들이 소월복숭아에 러브콜 하는 이유
경산소월복숭아연구회는 경산시 와촌면 소월리에 자두와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는 정예농업인 3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 이 지역은 자두로서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기존 자두의 명성에 새롭게 복숭아의 브랜드 파워가 합세하면서 전국에서 고품질로 알아주는 자두, 복숭아 산지가 되었다.

대형 유통업체에서 소월 복숭아, 자두라면 두말 않고 구매한다. 한번 구매한 유통업체는 지속적으로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소월복숭아에게 대구, 경북지역 뿐만이 아니라 서울의 유명 유통점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첫 번째가 연구회의 탄탄한 조직력과 회원들의 자질이다.

현재 31명의 연구회원들은 국가고시로 치자면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람들이다.
1차, 2차에 걸친 필기시험과 3차 면접 등 까다로운 과정을 통과해야만 사법연수원에 들어갈 수 있고 법조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처럼 연구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까다로운 절차를 모두 합격해야 한다.


연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복숭아 재배기술 수준이 일정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연구회 임원으로 구성된 심사단이 회원의 평소 기술교육에 얼마만큼의 열의를 가지고 참여했는가. 포장관리 상태는 어떠한가? 생산한 복숭아가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가? 등을 사전에 조사한다. 사법시험의 필기시험에 해당되는 과정이다.
만약 이 조건을 충족했다면 일단 연구회의 준회원으로 받아들인다. 사법연수원에 들어가는 것이다. 준회원으로 자격을 부여받은 사람은 이 과정에서 잘못되면 퇴출이다.

1년동안 준회원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이때 회원으로서 연구회의 규정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는 자질과 회원상호간의 정보교류가 제대로 이뤄지는가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또한 연구회의 품질교정과 기술기준 등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도 가차없이 퇴출이다.
이과정에서 모든 회원들이 동의를 하고 본인도 연구회의 규정에 맞춰 활동할 의향이 있을 경우 정회원으로 받아들인다.

연구회가 이처럼 회원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이유는 두말할 필요없이 유통업체에 대한 신뢰를 복숭아의 품질로서 지켜려는 노력 때문이다.
시장에서 소월복숭아가 인기 있는 두 번째 이유는 안전성이다. 연구회원의 78%가 무농약 인증 농가이고 100%가 저농약품질인증을 획득했다. 병해충과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과일 농사에서 친환경인증 획득은 대단한 것이다.

연구회는 복숭아의 친환경재배 체계를 확고히 하기 위해 경산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하는 농업대학 ‘경산농업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익히고 현장실습과 선진농가에 대한 벤치마킹으로 복숭아 친환경농법에 대한 내공을 굳건히 쌓아 놓고 있다.
또한 와촌농협과 농업기술센터가 협력해 지원하고 있는 친환경 자재 보급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술을 습득하고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착실하게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토착미생물을 이용한 토양개선과 병해 예방, 쌀겨를 이용한 영양분 공급 등이 대표적인 것으로 연구회는 이러한 친환경농자재를 이용한 농법을 철저하게 자기화해 북숭아 재배에 이용하고 있다.
또한 채종래 회장을 중심으로 한 임원단이 회원농가를 돌아다니면서 친환경 매뉴얼에 따라 재배관리가 되고 있는지를 수시로 점검한다. 연구회의 최종목적은 전회원이 GAP 인증을 받는 것이다.

인기의 비결 세 번째는 회원들의 유통마인드다. 연구회의 조직을 보면 각 이사들이 생산, 판매, 품질관리 등 연구회 활동에 꼭 필요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판매영업담당의 경우 박치영 이사인데 박이사가 가장 중요하게 수행해야 할 일은 바이어와 관계형성이다. 기존 거래하고 있는 유통업체의 바이어뿐만 아니라 새로운 판매처와의 계약도 책임지고 있다.
일화 하나.

연구회가 초기에 대구 동아백화점과 직거래 출하를 했었는데 이때 소월복숭아를 담당한 바이어와 연구회의 판매영업담당 박이사와는 상당히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후 바이어는 동아백화점을 나와 산지의 상품을 일괄 구매해서 백화점에 다시 납품하는 중간 유통업체 ‘건양유통’을 설립하게 된다. 서울 롯데백화점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거래관계가 있던 건양유통 대표가 경산의 소월복숭아를 해당 바이어에게 소개해 줬고 이들 바이어가 연구회를 찾아 복숭아 품질과 생산체계를 확인한 후 곧바로 거래 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연구회가 지금까지 롯데백화점과 홈플러스와 직거래하게 된 동기다.

현재 연구회는 대구와 서울지역의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유통업체와 직거래를 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바이어가 원하는 것은 고품질의 복숭아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되 소비자의 구미에 맞게 소포장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조건 모두는 사실 생산자에게는 고난을 예고한다. 생산하기도 힘든데 소포장에 신경써야 하고 출하시기에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하고 있다. 왜? 고객인 유통업체에서 원하는 것이니까!

연구회의 포장단위은 4.5kg, 2kg, 1kg에 심지어 800g까지 있다. 그리고 소비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포장형태로 망과 비닐팩도 개발했다.
소월복숭아는 소포장일수록 값이 비싸다. 5~7개 들이 800g 포장은 2006년 기준 3,700원인데 반해 11~12개들이 1kg은 3,500원이다. 품질 좋은 복숭아를 선별해 고급용으로 소포장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바이어를 통해 파악하고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어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중 하나다. 명품을 원하니 생산자의 입장에서도 명품을 생산하기 위해 더욱 정성스럽게 재배를 하고 그 복숭아가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게 되면 유통업체도 이익이 된다. 생산자와 유통업체 소비자 모두가 이익이 되는 셈이다.

2007년은 연구회 제2탄생의 해
연구회는 2007년을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해로 삼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기존 추진하고 있는 GAP 인증을 마무리하고 친환경 고품질 생산체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또한 공동집하장을 건립해 공동선별, 공동정산으로 일괄적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회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예정이다.

그리고 회원들의 판매이익금으로 연구회 자조금을 확대해 공동마케팅과 판촉행사 등의 활동을 펼쳐 안정된 출하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상품포장을 보다 세련되게 개발해 까다로운 소비자의 구미에 맞추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판매망의 구축이다.

연구회 채종래 회장은 “소월복숭아가 지금 인기가 있다고 만족한다면 언젠가는 시장에서 밀리는 신세가 된다”면서 “경산소월복숭아연구회가 지금, 다시 제 2도약을 준비하는 것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당연한 노력”이라고 했다.

-잠재성장 요인-

즇 신기술 습득 및 벤치마킹에 대한 열의
회원들은 지금도 신기술의 습득과 선진 농가의 성공모델을 자기화하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시장은 변하고 어제의 기술과 트렌드는 가차없이 폐기처분되는 것이 대세다.
농업도 빠르게 변한다. 변화에 탑승하지 못하면 바로 퇴출이다. GAP 인증 교육과 센터에서 진행하는 경산농업인아카데미 교육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은 연구회의 미래를 밝게 한다.

? 공동집하장 설립 계획
공동집하, 선별, 출하를 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정산이 이뤄지는 중심, 공동집하장의 건립은 연구회가 제2도약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 요소다.
회원들은 집하장을 중심으로 품질관리에 대한 활동과 경제활동을 하게 될 것이고 이는 회원들의 강한 결속을 유발시켜 연구회가 최고의 자리에서 오래 머물러 있게 할 동력이 될 것이다.


-성공 포인트-
1. 탄탄한 조직력과 회원들의 자질
마치 사법고시를 치루는 듯한 신입회원 가입 절차. 연구회는 고품질 생산의 기본은 회원들의 자질과 마인드라고 보고 신입회원의 가입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먼저 자질을 검정하고 1년의 준회원기간을 성공적으로 적응해야 정회원 자격을 준다.
그러나 정회원으로 가입되기만 하면 탄탄한 연구회의 지원이 기다린다. 그래서 회원가입하려는 농업인이 줄을 선다.
2. 친환경 농법에 의한 안전 복숭아 생산
바이어가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안전성이다. 소비자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연구회는 이를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 복숭아인데도 불구하고 전회원의 78%가 무농약 인증을 받았고 저농약 인증은 100%다.

3. 회원들은 이미 바이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그래서 귀찮더라도 800g까지 소포장을 꼼꼼하게 챙긴다. 바이어와 절대 적대적인 관계를 만들지 않는다. 협상은 있지만 전쟁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친구로 만든다. 그들은 고객인 동시에 사업 파트너란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농촌진흥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탑푸르츠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소월복숭아연구회, 진화하는 연구회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담당 지도사에게 듣는다 -경산시농업기술센터 신 화 춘 지도사

변화된 농업환경에 대응하는 교육 컨텐츠 개발이 중요

신화춘 지도사는 경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인의 능력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운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장의 농업인들이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어떤 벤치마킹 대상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하고 농업인의 요구를 어떻게 교육프로그램에 반영하는냐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관행적으로 해 오던 기술센터의 교육은 지금의 농업인에겐 유통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난 것”이라면서 “돈이 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내고 현장에서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살아있는 교육이 지금의 농업인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신화춘 지도사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그 기술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강사를 초빙하는 일과 선진지 견학 및 벤치마킹 대상을 물색하는 일로 숨 쉴 틈없이 움직이고 있다.

신지도사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교육프로그램이 ‘경산농업인아카데미’다. 2006년의 경우는 지난 11월 7일부터 24일까지 총 8회 진행했는데 품목별 전문농업인 120명이 과정을 이수했다. 특이한 것은 이 강좌가 운용되는데 필요한 비용을 기술센터와 지역 농협이 분담한다는 것이다. 신화춘 지도사는 “농협이 고품질의 농산물을 공급받기 위해서 생산자들의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반문한다.

강좌는 최근 기술동향과 시장동향과 대응방안에 대한 강의와 선진 유통현장 견학과 벤치마킹, 그리고 바이어가 말하는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트렌드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농업인이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데 필요한 지식과 자극제로 짜여져 있다.

신지도사는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다. 일처리도 일사천리고 스케일도 크다. 그래서 농업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농업인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대비해 놓은 자만의 자신감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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