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의 대표 농산물 브랜드 ‘황토배기 고추’가 뜨고 있다.
고창지역 특유의 황토에서 풍부한 햇빛을 먹고 자란 황토배기 고추는 조직이 치밀하고 매콤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건고추도 말려 비닐포장에 넣은 상태에 손으로 눌렀다가 떼면 다시 원상복귀할 만큼 조직이 치밀하다. 고춧가루 수율도 65~68%가 일반적인데 고창 황토배기 고추는 71% 이상이다. 고창 황토배기 고추를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이 맛에 반해 다시 찾게 된다.

올해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전국 산지별 농특산물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고창 황토배기 고추를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명실공히 고창 특산물이 전국의 명품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황토배기 고추’가 최고의 브랜드로 올라서게 된 데에는 이 브랜드를 키워 온 고창고추연구회 회원들의 살뜰한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찾아가는 서비스로 직거래 판로 개척
고창고추연구회는 고창군내 정예고추재배농가 82명이 활동하고 있다. 친환경 고품질 고추 생산과 소포장 브랜드화와 공동출하를 기반으로 직판로 개척으로 농산물 개방화에 대응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1998년 결성된 고창고추연구회는 그동안 무농약 재배기술의 실천과 직거래 판로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매시장과 할인점 등 일반 유통단계를 거칠 경우 중간 유통비용이 20% 이상입니다. 우리는 회원들이 다소 노력을 더 해야 하겠지만 직거래가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창고추연구회 박경훈 회장은 직거래를 할 경우 회원들이 감내해야할 일이 생산외에 더 늘어나지만 양념류 수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개방화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고추연구회가 가장 공을 들이는 직거래 마케팅은 ‘찾아가는 서비스’다. 고추연구회는 서울 성내동에 있는 농협 서울지역 본부에서 개최하는 직거래 장터에 고정 매대를 설치하고 소비자가 있는 곳에 직접 가서 황토배기 고추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마케팅활동이 일회성이 아니라 매주 그것도 4년 동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소비자들과 만나다 보니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단골이 다 되었다.
고정고객이 생긴 것이다. 박경훈회장의 경험담이다. 한번은 직판장에서 많은 양의 고추를 산 주부가 무거워 하는 것을 보고 차가 있는 주차장까지 고추박스를 들어 준 적이 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서로 통성명을 하고보니 그 주부가 서울지역 여성단체 회장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 그 여성단체와 고추연구회는 꾸준히 고객과 생산자의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7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125일동안 성내동 ‘직거래 장터’에서 판매한 양이 무려 120톤 , 16억원에 달했다.
고추연구회가 선택한 또 다른 직거래 마케팅 전략은 대도시 소비시장의 지자체를 통한 홍보 판촉이다. 서울시 성북구청과 관악구청은 고창군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지자체다.

고추연구회는 고창군의 도움으로 이들 지자체와 황토배기 고추 홍보, 판촉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4년 판매량을 보면 4월 21일부터 9월 23일까지 약 5개월 동안 2,490kg 3,3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급식시장을 뚫어라!
최근 고추연구회가 상당히 공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것은 급식이다. 각급 학교 및 기관 단체의 급식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발생한 급식 사고 등으로 인해 안전,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고추연구회는 이런 시장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품질좋고 안전한 고추 생산이라면 고추연구회는 자신감이 있었다. 농약을 치지 않으면 재배가 어렵다는 고추를, 연구회는 이미 무농약재배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품질도 이미 최고의 브랜드 파워로 선정될 만큼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상황.

먼저 전라북도 지역부터 공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농수산물유통공사에 전북 지역 급식업체를 소개시켜달라는 부탁을 했다. 곧바로 급식업체와 연락이 닿았고 담당자가 연구회의 고추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포장으로 달려왔다. 꼼꼼하게 고추재배현황과 품질을 체크한 담당자는 이후 급식 재료로 ‘OK`라는 답변을 들려 줬다.

올해는 먼저 고추, 생강 두품목만은 전량 고창산을 공급하기로 하고 현재 출하중이다. 내년부터는 양파, 생강, 마늘까지 양념류에 관계된 농산물까지 공급하기로 했다. 변화를 재빨리 읽고 과감하게 목표를 향해 행동하는 고추연구회였기에 가능한 성과다.

신뢰가 생명인 직거래, 철저한 품질관리로 실현
고추연구회가 추구하는 마케팅 전략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직거래 판매망 구축이다.
중간 유통업체가 유통상에 발생되는 모든 문제를 책임지는 방식이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상품의 하자나 품질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연구회가 질 수 밖에 없다.

신뢰의 붕괴는 곧 연구회 판로가 막히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는 연구회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다.
따라서 고추연구회는 생산단계에서부터 출하단계까지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먼저 생산단계에서는 모든 회원이 무농약재배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경훈회장은 이미 1999년에 무농약 표시 신고제를 시행하고 있다가 2003년 무농약 인증을 정식 획득했다. 그런 다음 회원농가들과 함께 모든 회원이 친환경재배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때 결정적인 도움을 준 곳이 고창군농업기술센터다.
고창군농업기술센터는 친환경재배의 근본은 예방이라고 판단하고 각종 병해와 잡초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중심으로 보급했다.
고추생산에 치명적인 병해인 역병과 습해를 예방하기 위해 두둑을 높게 하는 고휴외줄재배 가 대표적인데 현재 전회원이 90ha 면적에 이 기술을 적용, 역병피해와 습해로부터 상당부분 자유로와 졌다. 예방이 완벽하게 된다면 방제는 할 필요가 없는 것.

병해에 강한 고추모 보급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고추접목시 사용하는 대목으로 병해에 강한 코네시안핫과 PR 파워를 도입해 회원들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친환경재배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제초제의 시용이다. 센터는 제초제 시용량을 근복적으로 줄이기 위해 잡초가 자랄 수 없도록 특수한 멀칭재로 덮어씌우는 ‘위드스톱’이란 친환경농자재를 선택했다. 이 농자재를 사용한 회원들은 올해 제초제 사용을 거의 하지 않았다.

수확후관리 단계에서는 청결한 고추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고추세척기를 지난해61대에서 80대로 늘려 보급했다.

황토배기 고추가 전국 제일의 브랜드로 성장한데에는 고창군농업기술센터의 이러한 숨은 노력도 커다란 힘이 되었다.

고추연구회는 우수한 품질의 고추만을 판매하기 위해 공동선별포장과 출하를 철저히 실행하고 있다. 회원 개개인의 품질이 모두 같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주수확기인 7월 하순에서 11월 하순까지는 연구회 임원단이 특히 바빠지는 시기다.

중품은 건고추로 상품 이상은 풋고추로 출하단다. 자체 기준에 미달되는 고추는 아예 페기처분이다. 회원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최고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할 아픔이다. 이제는 회원들 자체적으로 품질관리를 해 오기 때문에 출하기때 얼굴 붉힐 일이 별로 없다.

올해 고창군 품목별연구회 전체에 기쁜 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다. 농촌진흥청이 전국 농촌지도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업무평가에서 품목별연구모임 부문 우수기관으로 고창군농업기술센터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성과에는 고추연구회도 한 몫한 것이라 연구회로서도 영광스러운 올 한해다.

박경훈 회장은 “내년엔 군단위 공동브랜드인 ‘황토배기 고추’의 브랜드파워를 더욱 강화하는 마케팅을 펼쳐 전국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소감을 밝혀 고추연구회의 쉼없는 도약을 예상케 했다.


* 잠재성장 요인

즇 꾸준한 판촉활동
직거래는 하루아침에 정착되지 않는다. 가장 약점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클레임이 걸렸을때 생산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고 드는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연구회가 직거래를 하려는 이유는 적절한 수취가격 획득과 자신의 상품에 대한 자존심, 그리고 멀리 봐서는 개방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안정적인 직거래 판매망을 확보하는 것인데 열쇠는 꾸준함이다. 연구회는 매년 직거래를 위한 행사와 고객관리를 하고 있다.
? 고추 최고 브랜드 선점
품질은 파워 브랜드를 낳고 파워 브랜드는 돈을 부른다.
회원들의 철저한 품질관리로 산지별 고추 최고 브랜드라는 성과를 올렸다. 이 브랜드 파워를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고 마케팅에 활용해 매출을 올리느냐가 관건이다. 다행히 연구회는 내년 마케팅에 공동브랜드를 이용한 본격적인 전방위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성공 포인트

1.연구회, 지자체 힘 합친 직거래마케팅
고창고추연구회 마케팅 성과는 고창군과 농업기술센터의 조직적인 마케팅 지원전략과 힘을 합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자체가 소비지와의 자매결연 또는 직판지원 등 기반을 마련해 주고 연구회가 판로를 뚫는 연합작전이다.

2.회원들의 마케팅 마인드
소비지에서 직판하면서 한명의 소비자라도 자기 고객화하려는 노력이 돋 보인다. 박경훈 회장의 일화에서도 알 수 있지만 조그마한 친절 하나가 든든한 판매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구회원들은 이것을 알고 있고 이를 실천했다.


3.희생 감수한 품질관리
연구회는 공동선별, 포장, 출하로 회원들이 생산한 고추를 일괄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상품은 풋고추로 중품은 건고추로 하품은 폐기한다. 초기 마찰도 있었지만 이제는 품질관리해서 출하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4.황토지대 특성과 브랜드의 조화
역시 농작물은 토양과 물, 광 등 자연조건이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한다. 고창은 각종 미네랄의 보고인 황토땅이 절반에 가깝다. 여기에다 평야지대라 일조조건이 좋다. 고추에게 있어서 일조기간이 길다는 것은 축복이다.
여기에다 마침 군 공동브랜드도 ‘황토배기’다. 소비자의 머리에 쏙 들어오는 네이밍으로 마케팅 효과를 높였다. 브랜드는 관리를 게을리 할 경우 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연구회다.

*담당 지도사에게 듣는다 - 고창군농업기술센터 이희수 지도사

본격적인 ‘황토배기 고추’ 공동마케팅 전개로 명성 이어갈 터

“황토배기 고추가 최고의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은 황토와 일조조건, 해풍 등 자연적인 호조건에 고창고추연구회의 자기희생을 감내해 내는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고창군은 황토의 고장이다. 야산을 갈아 엎어 만든 개간지는 물론이고 눈앞에 보이는 밭은 모두 붉은 색을 띤 황토다. 고창군 전체면적에 절반에 가까운 46%가 황토로 뒤덮여 있다.

황토는 철분 등 무기질이 많아 병충해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원적외선을 다량으로 내뿜는 등 `살아있는 생명체`로 불린다.
또한 개활지가 많은 지역특성상 일조량이 풍부해 과채류의 생장에 대단히 좋은 조건을 가졌다. 또한 74km에 달하는 해안선을 끼고 있어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소금기를 머금은 해풍은 병충해 발생을 막는 한편 칼슘, 철분 등의 성분을 높이는 역할을 해 고품질 고추생산의 토대가 되어 주고 있다.

이러한 자연적 조건에 연구회원들의 노력이 더해져 전국 최고의 고추 브랜드 ‘황토배기 고추’가 탄생되었다는 것이 고창고추연구회를 지도하고 있는 이희수 지도사의 설명이다.

이희수 지도사는 “이제 회원들의 재배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다”면서 “앞으로 친환경재배기술에 대한 지도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직거래 마케팅 사업을 정착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직판장 판매와 행사를 통한 직거래 등을 더욱 활성화 시키고 특히 군단위 공동브랜드인 ‘황토배기 고추’의 명성을 시장에서 실제 판매에 연결시키는 작업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황토배기 고추’의 군단위 공동마케팅을 전개해 소비자가 가장 사랑하는 고추브랜드로 키우는데 필요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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