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농가가 재배하는 품목이 각종 쌈채류, 무·배추·양파 등 근채류, 오이·토마토 등 과채류에 배까지 50여 품목. 여기서 얻는 수익이 연간 18억원인데 놀라고, 이 모든 품목이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을 요하는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았다는데 또 한번 놀란다. 그런데 이보다 더 놀라운 건,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 것만 같은 남동공단으로 유명한 인천광역시 남동구 농가들의 작품이라는 거다.

인천 남동구 친환경농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인천 맑은샘 유기농연구회(회장 박찬근)’는 14명의 회원농가들이 25ha의 시설 및 과원에서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자연으로부터 얻는 퇴비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재배품목도 상추, 쌈채류등 엽채류부터 토마토, 오이 등의 과채 그리고 양파와 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면서 연중출하 체계까지 갖춰져 있다.

박찬근 회장은 “수입농산물에 대응하고 농촌경제의 어려움도 이겨내면서, 소비자에게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해 소비자의 건강보호와 소득을 높이고자 뜻을 모으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회 결성맞춰 인증받고자 4년여 노력
박회장은 “처음엔 어려움이 참 많았다”며, “가족과 주변에서 걱정이 많아 더 열심히 관련협회와 선도농가를 찾아다니며 실천해 나갔다”고 말했다. 인증을 받기까지 4년 이상 걸리는데, 처음 3년간 평소의 30%정도의 농약만을 사용하다가 4년째 해에는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재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토양의 질을 개선해 나가면서, 회원들은 지난 몇해간 유난히 많은 땀과 정성을 땅에 쏟았다.

지난 98년부터 시작된 노력이 안정괘도에 오르면서 4년차까지 마친 지난 2003년 연구회가 결성된 것이다. 회원들은 그로부터 4개월 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심사를 거쳐 유기농으로 공식인증을 받았다. 이후 올해까지 4년째 성공적인 친환경 재배를 해오고 있다. 인증을 계기로 본격적인 친환경 무농약 재배를 시작한 회원농가들은 농가소득이 향상됨은 물론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제고까지 이뤄낼 수 있게 됐다.

유효미생물`선초 등 핵심농법만 골라 적용
‘인천 맑은샘 유기농 연구회’ 농가들은 다양한 친환경 농법을 적용해 맛과 환경면에서 최고인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농법은 EM(유효미생물)을 활용한 농법으로 EM, 당밀, 쌀겨를 혼합하여 숙성시킨 EM발효 퇴비를 수확후 토양에 살포하여 토양미생물을 증가시켜 토양개량 효과 및 병충해 감소, 증수효과, 품질개선을 도모했다.
유기물퇴비도 직접 만든 자가제조 퇴비를 사용함으로써 안전하고 농가환경에 최적인 퇴비사용으로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축분과 볏짚, 쌀겨, 미생물제재 등이 혼합되어 완전부숙된 뒤 토양 등에 살포해 사용하고 있다.

토양소독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자가제조한 유기물 퇴비를 주고 로터리 작업을 한 뒤 관수하고 비닐하우스를 밀봉하여 태양열을 이용해 소독하는 자연친화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둑과 고랑에 비닐멀칭을 하는 이외에도 연중 세심한 관찰을 통해 잡초를 철저히 제거하고 있기도 하다.

병충해방제는 친환경 재배에 있어 농약사용 없이 고품질로 재배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
연구회원들은 진디벌 등 천적을 주로 활용하고 마늘즙, 식물에서 추출한 ‘선초’등을 사용해 만족스런 효과를 보고 있다.

50여 품목 980톤 생산 18억 매출
상품성 향상 노력이 이러한 결실을 맺기까지 연구회원들은 이론교육과 현장실습, 선진지견학등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그간의 활동을 보면, 우수농산물 생산을 위한 작부체계 확립, 생산량 증대를 위한 상호 정보교환을 위해 매월 월례회를 갖고 연간 3회에 현지연찬 교육도 진행했다.

또 우수농가 및 연구회를 방문해 살아있는 교육의 자리를 마련했으며,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위한 별도의 교육도 매해 3차례씩 가졌다. 생산된 농산물의 시식회도 소비자와 관련단체를 초청해 열어, 지금까지 3회에 걸쳐 높은 호응속에 맛을 인정받은 바 있다.

포장유통 개선노력도 계속되어, 포장재 공동제작과 공동출하·공동계산 도입 및 집하장과 직판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신선도유지가 어렵다는 상추를 비롯한 쌈채소 5품종 등 친환경채소를 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연구회원들이 생산한 농산물들은 친환경농산물 전문 유통업체와 연중 공급계약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회원들이 기르는 농산물은 오이, 상추, 배추 등 60가지 품목들로 대부분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매장, 고급 음식점 등으로 팔려 나가는데 값이 비싸도 수요가 많아 늘 공급이 달리는 정도라고.
유통기간이 짧은 채소류가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연중 980톤의 생산량 모두 판매에는 걱정이 없다. 이에 따른 매출도 연간 18억원에 달해 회원농가당 1억3,000만원의 연소득을 올리고 있다.

농림부·농진청·농협 모두 최고 평가 `그랜드슬램` 달성

이같은 노력으로 인천 맑은샘유기농연구회는 지난 2003년 우수작목반으로 선정되어 농림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2004년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우수연구회로 뽑히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친환경우수작목반 표창을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받기도 했다. 농림행정기관, 연기·지도기관 및 농업인 대표단체인 농협 모두에서 최고로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행정기관의 지원과 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도 그리고 지역농협의 시설유통 지원까지 회원농가들의 기술에 날개를 달아줬다. 인천광역시와 관내 남동농협, 남동구청의 관심과 지원도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농협중앙회에서 예냉실을 지어 지원해준데 이어, 올해는 60여평 규모의 저온저장고와 예냉실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특히 올해 건립한 저온저장고는 친환경 품질인증 농산물 전용 저온저장고로, 16평 규모 저장고 4개동을 갖춘 64평 규모이다.

여기에는 남동구와 농협중앙회의 지원·남동농협 자부담 등 모두 3억7,000여만원이 투입됐으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친환경 품질인증을 받은 배와 채소류가 출하에 앞서 품질을 최종점검 받고 예냉·예건·저장되고 있다.

아파트부녀회 자매결연. 체험프로그램 등 계획
‘인천 맑은샘유기농연구회’의 성과는 관내 남동농협을 도시근교 농협으로서 경쟁력을 갖춘 대표적인 곳으로 주목받게 했을 정도다. 올해 연구회가 농협 인천지역본부 주최 이달의 작목반상을 수상하면서 남동농협이 함께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남동농협과 남동구청에서는 2억원 상당의 친환경제재를 지원하고 있다. 인천광역시농업기술센터에서도 5,8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4.5톤 예냉탑차와 미생물제조기 그리고 예초기 등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유통에 핵심적인 기자재를 지원했다.

앞으로 인천 맑은샘유기농연구회는 자가제조한 퇴비와 천적을 이용하여 전환기 유기재배농산물 인증을 획득하고 소비층을 확대해 직거래를 활성화해 유통비를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친환경농산물 전문매장과 물류센터 건립의 꿈도 실현하기 위해 하나씩 준비해가고 있다.

특히 도시 아파트 부녀회와 자매결연을 추진해 친환경 농업현장 체험행사를 연중 수차례씩 품목별 회원농가에서 개최해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1~2년 안에는 온라인 판매를 위한 홈페이지 개설도 예정돼 있다.

박찬근 회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효과적인 친환경 토양·작물관리 지식을 배워 더 많은 농가들이 친환경농산물 생산으로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전달해 나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성공 Point

1. 연구회 설립을 위한 4년여의 노력
20년에서 40년까지 흔치 않은 재배경력의 농가들이 친환경농법에 도전하기 위해 4년여를 노력해서 인증을 받고, 이러한 준비를 마친 후에야 연구회를 설립해 철저한 사전준비로 만들어진 연구회다.

2. 친환경농산물 선택의 폭이 넓다
쌈채소는 물론 오이·토마토 등 과채류와 배추·무·양파·파 등 김장채소까지 갖추고 있다. 여기에 친환경 배까지 있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든 친환경농산물을 연구회원들이 만들어내고 있다.

3. 다양한 친환경농법 섭렵 후 구체화
EM(유효미생물)을 활용한 농법에서 자가퇴비 제조 그리고 자연을 그대로 활용하는 토양소독 그리고 병충해 방제에 쓰는 방법만도 한방액비, ‘선초’등 인증 받은 천연미생물제재, 쌀겨, 볏짚 등 수많은 친환경농법을 직접 활용한 뒤 내것으로 만들어 토양힘을 높이고 있다.

4. 계약재배를 중심으로 판매처를 분산
친환경농산물 전문유통업체와 계약재배를 하고 있지만, 한곳이 아닌 4곳의 업체에 공급해 안전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직판장도 하나로마트 4곳에서 운영중이며, 학교급식자재로도 납품해 판로가 다양하다.


◆잠재성장요인

지자체와 지역농협의 전폭적인 지원
인천광역시농업기술센터와 남동농협, 남동구청 등 관내 행정·지도기관 및 농협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농자재 및 저장·유통 시설 지원, 출하처 확보시 조언 그리고 친환경 재배관리 기술지도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인터넷쇼핑몰 구축과 소비자 체험행사 준비중
온라인상에서 친환경농산물 판매를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할 계획이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총 50여 품목에 이르는 회원농가 농장에서 연중 농작업의 보람과 수확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체험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친환경·안전·인증농산물 3박자 갖춰
친환경인증을 받은데다 내년부터는 GAP 인증에 도전한다. 안전성과 맛으로 품질은 이미 인정받았고, 친환경인증을 위해 지난 4년간 회원들이 쏟은 땀과 노력은 분명 GAP인증의 성공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소포장·냉장유통 등 출하시스템 개선 완료
400g 소포장을 지난해부터 개발해 각종 쌈채류와 과채류에 적용하고 있으며, 배추·무·양파 등의 세척상품도 갖췄다. 또한 저온저장고 안으로 예냉탑차와 운반벨트가 들어가서 작업함으로써 신선도등 상품성 손실이 거의 없다.


담당 지도사에게 듣는다 -인천광역시농업기술센터 박 준 상 팀장

“장인정신과 긍지를 갖고 있는 회원들” 이라는 말로 연구회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표현한 박준상 지도사는 “친환경 인증을 받기까지의 노력도 남달랐고, 이를 더 고품질화 하는데 발판으로 삼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자 농작물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일년 내내 쉴 틈 없이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 맑은샘 유기농연구회’는 초기에 30명이 넘었던 회원수가 철저한 토양과 작물관리, 엄격한 품질관리 과정을 거치면서 절반이상 줄어 현재는 14명만 남았을 만큼 수준 높은 연구회다. 이들 연구회원들은 남동구 일대 25ha에서 상추, 치커리, 오이, 토마토 등 50여종의 무농약 유기농산물을 연중유통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생산·출하하고 있다.

박지도사는 “연구회에서는 쌀겨와 미생물제재, 목초액 등을 이용하는 100% 유기농 재배를 통해, 언제 찾아가도 청결하고 푸른 농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약을 안 쓰고도 상품뿐만 아니라 농장 역시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회원들은 농작물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연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판매확대를 위해 직접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을 돌아보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친환경농산물을 위해 갖춰야 할 부분들을 분석하고 시장상황까지 조사할 정도”라고 연구회원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부터는 400g 정도의 소포장 용기를 직접 제작해 소비자들이 이용하기 쉽도록 해 인기를 더 높였다고 한다. 포장개선은 건강을 중시하는 ‘참살이족’에게도 가장 신선한 상태로 원하는 양만 소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어서, 유통관계자들에게도 시장의 흐름을 잘 읽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지도사는 “공동브랜드와 품질규격화는 물론, 공동선별에 의해 저장시설도 함께 이용하고 있어 품질관리가 확실하다”고 강조하고, “현재 지역내 4곳의 하나로마트 유기농 판매코너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인천내 모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확대하고 이마트, 신세계 등으로의 출하도 추진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