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농촌 총각 국제결혼 성공사례 취재를 위해 방문하기로 한 곳은 수원시 영통구 한 주공아파트. 약속대로 만나기로 한 김진호(50세, 수원시 영통구 팔탄면)씨는 수원에서 개발 지역으로 북새통인 팔탄면에 살고 있었다.
김 씨가 살고 있는 팔탄 주공아파트 주위에는 개발 지역답게 고층 아파트와 상가가 들어서고 있다. 김 씨의 집은 13평 남짓 되는 작은 평수의 아파트였지만 복도나 현관 입구에 잔뜩 붙어 있는 담보 대출 대자보를 통해 개발지역임을 알 수 있는 제값(?)이상의 아파트였다.
김 씨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벌써 재개발이 확정돼 3~4여억원을 받고 이사가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은 아직까지 시에 묶여 있지만 몇 년 이후에나 개발 될지...”라며 말을 건넸다.

집 현관을 들어서자 김 씨의 부인 뎅속쿵(24세, 캄보디아)씨와 2살 수정(2세)이가 본인을 반겼다.
김 씨는 “부인 이름이 뎅속쿵 이고 캄보디아에서 시집왔다. 이름이 어려워 한글 이름 숙경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조만간 국적을 취득하면 호적에 뎅숙경으로 올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의 딸 수정이는 이제 9개월이 지났다고 한다. 수정이는 특히 김 씨를 많이 닮았고 늘 곁에 둘 정도로 매우 사랑스럽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김 씨는 “외조카들이 수 자(子) 돌림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딸 이름을 수정이라고 결정했다”며 “혼자 살다가 자식까지 얻으니 너무 기뻤다”고 강조했다.

부인 뎅속쿵씨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며 얼굴이 낯선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김 씨는 “시간 나는 대로 부인에게 한글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며 “딸 수정이가 말을 시작할 때도 됐는데 좀 미흡하다.

엄마가 외국 여성이라 말이 다소 늦어지는 것 같아 부인의 한글공부를 자주 가르치게 됐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 2005년 8월에 부인 뎅속쿵씨와 결혼했다.

본인처럼 결혼 못한 이웃 사람과 함께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캄보디아에 직접 갔고 지금의 부인을 만나게 됐다고 한다.

김 씨는 “나이 49세 때 늦 장가를 가게 됐다. 혼자 살다보니 결혼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라고 밝히고 “몸 상태도 안 좋았고 직장 문제 때문에 결혼에도 자신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뒤늦게 결혼하게 된 동기는 직장이 없기 때문”이라며 “예전에 대기업인 선경그룹에서 일을 했으나 몸이 안 좋아 수술을 받았고 그 이후 줄곧 직장을 구하지못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수술 이후 김 씨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김 씨는 “집 정리가 되면 아버지가 농사짓던 고향으로 이사 갈 계획이며 이제는 가족들을 위해 내가 희생할 때”라며 “요즘 돈벌이가 좋지 않아 아예 부인과 함께 고향으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술을 자주 마셨던 그는 결혼 이후 술을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김 씨는 “어제도 술 한잔 했다. 그러나 일 때문에 한잔씩 할 뿐”이라며 “외로움을 달래던 술 보다는 역시 부인과 딸 수정이와 함께 놀아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결혼 3년차를 맞이한 김 씨에게 부인의 성격에 대해 묻자 “캄보디아 사람들은 매우 순수한 것 같다”며 “매우 예절 바르고 성격도 온화한 것 같다. 오직 나를 믿고 살아주니 고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부인 뎅속쿵씨는 딸 수정이가 태어난 지 백일 쯤 친정집에 다녀왔다고 한다. 김 씨는 “부인이 딸과 함께 약 한달 동안 캄보디아 친정집에 다녀왔다”며 “서로 믿기 때문에 혹시 돌아오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은 전혀 해본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 씨는 “1년 이후 친정집에 다녀와서 그런지 표정은 편해 보였지만 병원도 없고 가게도 없어 불편했다고 들은바 있다”며 “이제 한국 생활에 점차 적응해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인 뎅속쿵씨는 자식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그러나 김 씨는 부인 뎅속쿵씨가 유독 아들을 좋아하는 눈치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부인이 딸을 낳아 매우 기뻐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서운한 기색을 보였다”며 “지금은 딸 수정이를 매우 이뻐하고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분명 아들을 원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한국으로 시집올 여성이민자들에게 김 씨는 “시집올 그녀들은 한국이 매우 잘사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며 “결혼 정보회사에서 그녀들에게 반드시 남편의 직장이나 경제력 그리고 주거지가 도시인지 농촌인지 자세히 설명해야 결혼 생활이 순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 씨는 “가족들의 사랑도 필요하다”며 “하루 빨리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늘 가족들이 돌봐줘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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