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늦가을의 문턱에서 농업인 여러분들의 한해를 수확하는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여러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게 풍성한 수확이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지난 9월 21일 청양군 청양의료원 보건지소의 협조로 무료진료를 하게 되었다.

무료 수술을 하고 있는 우리 병원에서 의료의 혜택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운 농촌에 진료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매우 반가웠다.
아침 6시 병원 앞에서 병원 식구들과 만나 전날 준비한 약품·주사·진료도구 등을 점검한 후 출발하여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려 2시간 반 소요되어 목적지인 청양군 보건지소에 도착했다.

건물은 아담하지만 잘 정돈되어 있었고 깔끔하고 깨끗했다.
동네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건물 외부에 대하여 청소도 하고 손질도 한단다.
농촌 특유의 정감이 묻어나는 이야기다.

진료를 볼 장소로 들어가니 이미 십여분의 환자가 진료 예정시간 이전인데도 이미 줄을 지어서 앉아 계셨다.
이날 하루 약 100명정도의 환자를 진료하였는데 농촌을 거의 경험하지 못한 나로서는 매우 충격적인 부분이 많았다.

우선 허리의 통증을 일상 생활로 받아들이고 검사·진단·치료 없이 지내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왜 병원에 않가세요?”하고 물으니 “농사일이 너무 바빠서 병원에 가기 힘들다”고 한다.

두번째로 퇴행성요추부 후만증(허리가 앞으로 굽는 병) 의 병세를 보이는 분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노인층에서 보였지만 젊은 사람에게서도 간혹 보여 심히 적잖이 놀랐다 이병은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병으로 일의 습성으로 인하여 디스크의 변성 및 척추 주변 근육의 위축에 의하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세번째로 의료의 사각 지대라는 것이다.
물론 말로만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진료를 볼려면 대전으로 나가야 했으며 진료를 보기 위해 하루를 소비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농촌 의료 현실에서 농업인 여러분들을 조그마한 힘이나마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하는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 진료를 끝냈지만 농업인 여러분들의 환한 미소가 돌아오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이제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또 힘차게 내일을 설계해본다.
(문의. 031-756-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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