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운동을 시작으로 13대 국회에 입성, 줄곧 국회농림해양수산위에서 15년 동안 농민의 입장을 대변해온 김영진의원이 참여정부의 첫 농림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어느 전문가 못지 않게 김 장관은 우리 농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의원시절 쌀 시장개방반대를 위한 삭발농성과 한·칠레 FTA 비준반대, 농가부채문제 등 농업현안과 관련,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농업인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그러나 최근 그가 정치인에서 농정책임자로서 역할 전환이 일어나면서 추곡수매가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발언으로 농업인에게 적잖이 실망을 안겨 주고 있다.

김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국내 농정의 책임을 맡은 이상 고육지책의 발언이라고는 하지만 평소 그를 알아온 많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충격적’ 이다.

물론 이번 일로 그가 평소 갖고 있던 농업에 대한 신념과 철학 농업인에 대한 사랑이 바뀐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임무가 입법활동에서 행정책임자로 바뀌었다고 해서 농업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바뀌어서는 안된다.

김 장관은 취임후 농민단체를 방문, “장관에 취임해 보니 큰 빙하 2개가 다가오고 있다”는 말로 농정현안에 대해 솔직한 신정을 토로한 적이 있다.

대외적으로는 DDA 농업협상 한·칠레 FTA 등 통상문제와 내부적으로는 쌀재고문제 및 농가부채문제, 농협개혁문제 등이 산적해 있다.

의원시절 농정에 대한 견제와 비판기능에 충실해왔던 김 장관의 발언이, 대외적 통상문제나 농업인을 위한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는 농정책임자로서 임무를 완수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해서도 안될 것이다.

국회의원 시절 보여준 김 장관의 농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농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타나길 바란다.

박명술(농정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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