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태풍, 집중호우로 농산물 생산량이 크게 주는 등 우리농업은 근심만 가득했다.

이 여파는 농산물 수출분야에도 영향을 미쳤다. 농산물수출업체들은 농산물 생산량이 대폭 감소한데다 가격 반등으로 대부분이 국내시장에서 소진돼 물량 확보에 애를 먹었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예년에 비해 50%도 못 미치는 실적을 올려 경영에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경영위기는 둘째 치더라도 힘들게 뚫었던 해외시장이 제때 농산물을 공급하지 못해 올해에는 수출이 재개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다.

수출업체들이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신용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말도 나오고 있다.

해외시장에 고품질농산물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이어들로 하여금 항상 믿고 맡길 수 있는 ‘신용’을 얻어내는 게 더욱 중요하다. 또 어렵사리 신용을 얻었다 하더라도 단 한번의 약속이라도 어기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것이 해외시장의 생리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농가들이 수출물량을 공급하지 않는 것은 지금 당장 눈앞의 작은 이익을 얻고자 하는 ‘소탐대실’과도 같다. 수출농가들이 국내가격 호조에 따라 국내 출하에 만족해서는 더 이상 우리 농업의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농가들이 농산물 수출에서 선별, 포장, 예냉 등 수출 준비과정이 국내 출하보다 조금 까다롭다고 회피하거나 거부해서는 우리농업은 세계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 농업은 농산물 개방화시대에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 농업이 수입농산물과의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해 수출하는 길 밖에는 없다. 수출농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농업의 활로를 여는 당위의 문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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