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가 내륙으로 확산되자 백신접종 재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김포지역 양돈농가들은 단순한 의견을 넘어 더욱 절실한 요구사항이 되고 있다.

대일수출을 위해 돼지콜레라 청정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임에도 이들이 백신접종 재개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지역 양돈농가와 방역단은 우선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뚜렷한 감염경로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독위주의 차단방역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방역당국의 채혈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그동안 차단방역에 충실했던 농가에서 돼지콜레라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또 불행 중 다행으로 강화와 김포, 인천 등 지역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발병이 없으면 좋겠지만 김포지역처럼 대단위 양돈농장 밀집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거나 전국적인 현상으로 이어진다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

게다가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소독약 효과도 떨어지고, 방역활동에 따른 인력동원 등 방역초소 운영 문제나 소독약 살포로 인해 도로가 얼어 안전사고 위험도 우려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반해 방역당국과 양돈협회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고, 다른 지역 양돈농가들도 불안해 하면서도 ‘설마’하는 생각으로 백신접종 재개 의견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대일수출 재개만이 양돈산업 발전을 위한 유일한 방편은 아니리라 본다.

상황을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사후약방문’식 방역정책이 되지 않도록 “1∼2년 늦어지더라도 안전한 수출길 확보를 위해 백신접종을 재개하자”는 의견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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