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노조위원장이 10여년이나 연상인 일선농협조합장을 폭행한 사실은 농협중앙회가 얼마나 회원농협과 농민조합원을 우습게 보아 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 7일 춘천에서 있었던 폭행사건을 단순한 개인적이고 우발적인 사건으로 치부해 버린다면 조용히 끝날 일이겠지만(그러길 원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이 사건의 이면에는 그동안 권위주의적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회원조합 위에 군림해온 농협중앙회의 '버릇'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농민조합원들은 자신들을 위해 일해야 할 중앙회 직원이 자신들의 대표를 안하무인격으로 폭행한데 대해 상당히 자존심이 상해 있다. 사건이 알려진 후 한 농협조합원은 기자에게 '머슴이 주인을 때린 꼴'이라고 흥분했다. 농협노조측은 '이미 개인적으로 합의되고 끝난 일'(?)에 대해 언론이 더 이상 관심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공개사과는 더욱 어렵다는 이야기도 덧붙여서. 정작 사건에 대해 할 말이 많을 듯한 해당농협도 취재에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양측이 사건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알면서도 어물쩍 넘기겠다는 뜻인지 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해당 농협장과 단위농협은 이 사건에 대해 분명한 사과와 문책을 중앙회측에 요구해야 하며 중앙회와 노조는 농민조합원이 수긍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농협중앙회나 단위 농협이나 진정으로 농민조합원을 위해 일한다는 명분을 살리고 싶다면 다음에 취해야 할 행동은 언론이 지적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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