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7일 춘천에서 있었던 폭행사건을 단순한 개인적이고 우발적인 사건으로 치부해 버린다면 조용히 끝날 일이겠지만(그러길 원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이 사건의 이면에는 그동안 권위주의적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회원조합 위에 군림해온 농협중앙회의 '버릇'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농민조합원들은 자신들을 위해 일해야 할 중앙회 직원이 자신들의 대표를 안하무인격으로 폭행한데 대해 상당히 자존심이 상해 있다. 사건이 알려진 후 한 농협조합원은 기자에게 '머슴이 주인을 때린 꼴'이라고 흥분했다. 농협노조측은 '이미 개인적으로 합의되고 끝난 일'(?)에 대해 언론이 더 이상 관심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공개사과는 더욱 어렵다는 이야기도 덧붙여서. 정작 사건에 대해 할 말이 많을 듯한 해당농협도 취재에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양측이 사건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알면서도 어물쩍 넘기겠다는 뜻인지 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해당 농협장과 단위농협은 이 사건에 대해 분명한 사과와 문책을 중앙회측에 요구해야 하며 중앙회와 노조는 농민조합원이 수긍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농협중앙회나 단위 농협이나 진정으로 농민조합원을 위해 일한다는 명분을 살리고 싶다면 다음에 취해야 할 행동은 언론이 지적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 아닌가?
농업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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