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농업인의 날’을 맞이했던 지난 11일 중국이 마침내 WTO에 가입했다. 중국본토는 정부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이를 크게 환영했고 기쁨과 축하, 희망이 어우러진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한다. 중국은 이번 WTO 가입으로 내년에 최소 8% 이상의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수출 20% 증가, 고정자산 투자 15%증가, 소비지출 11% 증가 등의 경제활성화를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이 기대하는 장미빛이 그대로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중국도 개방경제의 도입으로 인해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부분은 도태될 운명에 취했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영기업체와 통신, 금융, 보험, 농업 분야등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중 농업분야는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자신보다 비교열위에 있는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에 대한 수출 공세를 강화할 것이 뻔하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중국에 휴대폰 더 팔게 되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 우리 농업의 기반 붕괴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인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우리 식탁은 쌀을 제외한 먹거리 50% 이상이 중국 농수산물로 채워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제 중국의 WTO 가입으로 주곡인 쌀마저 밀려날 때가 왔다는 위기감을 피부로 느끼게 된 것이다.

수십 차례 강조하고 지적했지만 지구상 어느 나라든지 농업을 등한시 하는 나라는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만 WTO라는 세계 무역질서 속에서 살아 남아야 하고, 그 WTO가 농업도 다른 산업과 똑같이 취급하자고 하니까 일이 어렵고 꼬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WTO가 인정하는 직접지불제도를 활용한다면 이나라 농업의 유지는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행히도 김대중 대통령은 며칠전 광주·전남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도 논농업 직불금을 상당액 늘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논농업 직불금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과 농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다양하게 직불금제도가 활성화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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