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중국과의 마늘 협상에서 굴복했다.

이번 협상전에 농민단체들과 마늘농가들은 지난해처럼 무기력하고 한심한 협상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진정 원했고 정부도 이를 충분히 인식했으리라 짐작된다.

그런데 협상은 42만 마늘농가의 바램과 동떨어져도 한참 동떨어진 결과로 나타났다. 결국 농민은 또다시 배신감을 맛보게 되었다.

도대체 우리 협상대표단은 중국 베이징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길래 우리 마늘농가 입장은 조금도 내세우지 못하고 국제적 통상관례상 용납이 어려운 중국의 억지요구만 고스란히 받아들고 왔단 말인가?

중국에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출 못하는 것이 그렇게 두렵고 위험한 일인가 말이다.

우리 농업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을 정부 관계자들에게 아무리 외쳐도 쇠귀에 경읽기로 끝나고 마는 현실에 답답함과 무기력감마저 느껴진다.

우리는 이번 마늘협상 결과를 접하면서 중국산 마늘의 수입이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농업관과 협상력 부재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자 한다. 농업은 민족유지와 국가발전의 기본 산업이다.

자국의 기본 산업을 무시하고 타산업을 육성해봤자 그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정부 당국이 진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우리 마늘농가들은 아직까지 지난해 마늘분쟁 파동의 후유증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농가의 편이 되어주기는 커녕 중국산 마늘의 민간물량마저 사주겠다고 나섰으니 이들 농가가 느끼는 배신감과 무력감은 얼마나 클 것인가?

지금이라도 정부는 이번 마늘협상을 백지화하고 재협상을 통해 마늘농가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정부가 우리 농가와 농업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상징적 의미를 주는 행위로서도 매우 긴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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