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생우가 수입돼 이땅에서 자라고 이땅에서 도축돼 소비자에 공급되는 시대가 되었다.
UR 협상의 타결과 더불어 이미 예견되어 온 일이긴 해도 막상 외국소가 국내에 들어와 우리 소와 함께 크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된다는 사실은 한우농가를 비롯한 우리 농업계에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외국산 소가 국내소로 둔갑하는 방법이 이렇게 합법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사실에 아연해질 뿐이다.

우리 축산업은 한우뿐만이 아니라 전 축종이 다 어렵다. 양돈은 양돈대로 구제역 파동으로 지난해 근당 100원까지 하락한 처참한 상황을 맞았고 육계는 쇠고기의 광우병 파동으로 반사 이익을 얻는 정도이지 언제 또다시 가격폭락과 채산성 악화에 시달릴지 모른다. 생우가 수입되고 6개월만 지나면 국내산 육우로 인정받는 세상에 한우농가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도대체 안정적인 축산업이란 이 나라에서 유토피아 같은 일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이번 생우 수입을 계기로 축산업 전반에 대한 장기적이고 안정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농림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한우산업 '종합안정대책'은 한우고기의 품질고급화에
맞추어져 있다. 품질고급화는 우리 한우농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며 중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에 선행해서 해결해야 할 일이 수입육과 한우고기의 구분판매, 또 젖소고기의 음식점에서 구분 판매 등 소비자의 선택 정보를 확실히 하는 제도 마련이다. 특히 소비자가 정육점이나 음식점에서 한우고기란 확신을 갖고 선택할 수 있는 신뢰받는 기술력과 제도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수천년 민족의 식탁에서 사랑받아온 한우고기가 2001년이 되었다고 해서 사라져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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