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농협개혁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지난달부터 매월 한차례씩 정기회의를 갖는다. 그동안 협동조합 개혁을 열망해온 농업인들은 농협이 이번 개혁위원회 활동을 통해 보다 건실하고 희망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통합농협이 출범한지 10개월이 지나면서 ‘통합성과’를 세상에 보여주어야 할 중앙회로서는 무언가 가시적이고 설득력 있는 결과물을 내놓지 않고는 안될 상황에 있기도 하다.

협동조합의 개혁은 농업계의 오랜 과제로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해묵은 과제이고 갈 길이 요원하다고 해서 포기할 일은 더욱 아니다. 우리 농업·농촌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확실한 길 중 하나가 ‘협동조합이 일을 제대로 하는 것’에 있음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가 이번 개혁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개혁성향의 몇몇 농민단체를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전문가보다는 비전문가, 또 개혁적 인사보다는 친농협적 인사 등이 다수 선정됐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농협은 이같은 비판에도 주의를 기울여 개혁위원회에 쏠린 농업계의 관심과 기대를 잘 읽어야 할 것이다.

농협이 스스로 개혁의 길을 선택한 이상 개혁위원회 활동은 생색내기에 그치거나 어물쩍 넘어가는 식의 결과가 나와서는 안된다. 확실한 개혁 결과를 농민조합원에게 보여주고 그 효과가 피부에 와 닿아야 할 것이다. 농협은 지난번 중앙회 직원의 회원조합장 폭행에서 나타났듯이 아직도 직원들의 이기적이고 오만한 자세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으며, 제3차 감사위원회 결과는 조직운영의 방만함과 비효율성을 다수 확인시켜 주었다.

따라서 이번 개혁위원회는 농협 내부의 경영개선은 물론 신경분리, 농민대표성 확보, 운동성 강화 등 그동안 외면해왔던 본질적 사안까지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농협개혁 문제는 농협뿐만 아니라 이나라 농업계 전체의 위상과 관련된 사안임을 농협중앙회가 명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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