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여건이 좋지 않은 농지를 바둑판 모양으로 정비해 농사짓기 편리하도록 만드는 경지정리사업은 농한기인 겨울에 착수해 이듬해 봄 모나 밭작물을 심기 전에 끝나게 된다.


특히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 환지(煥地)라는 것을 하게 되는 데, 이는 경지정리로 변형된 농지에 마을 사람끼리 협의해 땅을 분배하는 작업이다.

이 때가 되면 경지정리지구내에 땅이 있는 주민들이 서로 농사짓기 좋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온 신경을 다 쓰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이웃사촌끼리 머리채를 붙잡고 싸우기도 하고, 그도 안되면 이를 조정하러 나온 사람을 경찰에 고발해 버리기도 한다.

이렇듯 개방화시대다 쌀이 남는다해서 농업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농민들은 농사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경영비를 낮추는 반면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면 당면한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휴경지를 만들어 쌀생산을 줄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경쟁력을 갖춘 농지를 쉬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농사짓기 어려운 농지를 쉬게 해 식량안보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새만금지역이 완공되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수천 만평의 우량농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우리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비록 환경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서로 협력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한다면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으리라 본다. 몇 년전 우리사회에 교훈을 주었던 대포천의 기적을 다함께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다.

조 성 협 (농업기반공사 괴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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