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너지는 농업생산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말하며 가장 에너지수요가 많은 온실난방에 사용된다. 그 다음으로는 건조작업이며 농업기계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그렇게 많지 않다.

현재의 주 농업에너지원은 경유, 등유, 휘발유 등 석유자원으로 면세로 공급되고 있다. 문제는 온실난방의 경우 농업에너지 비용이 전체 생산비의 30%를 육박하는 데 있고 이는 다른 선진농업국의 에너지비용을 능가한다. 이러한 석유자원에 기반한 지나친 에너지사용 패턴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고 조금씩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실 IMF시대를 지나면서 우리 농민들도 에너지소비에 상당히 민감해졌다. 이러한 틈을 타 여러가지 에너지관련 유사기술이 온실난방기기시장에 횡행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 효과를 의심받고 사라졌다.

에너지란 무릇 확대재생산이 불가능하며 아무리 우수한 열이용기기라도 연료자원의 연소량 이상을 전달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사기술을 이용하는 열이용기기가 농민들 시선을 끄는 것은 기본적으로 에너지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얼마 전 온풍난방기 사용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몇 군데 온실방문을 했는데 온풍난방기 버너에 주먹만한 소위 연료절감기라고 하는 것이 부착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농민 말로는 그게 연료소비량을 30%로 절감한다기에 샀다는데 그 효과를 물었더니 별로 대답이 신통치 않았다. 3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고 한다. 당시 30만원이면 면세경유가격이 ℓ당 300원이었으니 1,000ℓ, 즉 5드럼에 해당되는 매우 큰 금액이다. 물론 자동차 엔진용 연료절감기라는 것이 있지만 그 효과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엔진에서 연료소비량을 줄이면 출력이 약해져 속도가 줄고 버너에서는 규정열량이 안나온다. 온풍난방기에서 연료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연소로나 연통, 버너를 청소해 열전달률을 높여 배기로 방출되는 배기가스온도를 줄이거나 연통을 통해 대기로 방출되는 배기폐열을 회수 재이용함으로서 가능하다. 단지 연료분사펌프에 연료절감기를 부착해 분사량을 조정함으로서는 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그건 연료를 적게 분사함으로서 규정출력을 적게 하는 것일 뿐 아니라 소비자의 무지를 이용하는 상술일 뿐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종류의 유사기술이 농업에너지 분야에서 드물지 않게 먹혀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 영 중(농진청 농업기계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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