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협상 국회비준을 막기 위한 농민대회가 16일에 서울 여의도에서 열렸다. 대회참가 농민들은 우리에게 불리한 협상을 진행하고 이를 비준하려는 정부와 국회를 규탄하고 쌀 개방에 대비한 근본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3만여 명이 참가한 대회 뒤 거리행진에서는 국회진입을 시도하는 농민과 이를 막는 경찰간 벌어진 격렬한 싸움으로 많은 농민들이 부상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로 구성된 쌀협상 국회비준저지 비상대책위원회(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주최로 16일에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고 정용품 농민 추모, 쌀협상 국회비준저지 전국농민대회’가 열렸다.

대회에 앞서 참가 농민들은 지난 11일에 정부의 살농정책에 저항해 목숨을 끊은 정용품 농민 추모식을 거행했다.

본대회에는 20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던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을 비롯해 정광훈 민중연대 의장, 문경식 전농 의장과 정재돈 전국농민연대 상임대표, 서정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농민단체 대표들은 대회에서 “정부와 여당, 국회는 농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쌀협상 국회비준 처리기도를 중단하고 농업과 농촌을 살릴 근본대책을 수립하는 일부터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국에 100만석 이상의 쌀이 야적돼 있다”며 “정치권이 쌀협상 비준안을 통과시키면 전국의 쌀이 불타게 될 것이며 이후 벌어지는 모든 사태는 정부 책임”이라고 경고했다.

대회참가 농민들은 ‘10대 요구사항’을 발표, ▲국회비준 중단 ▲농민단체·국회·정부의 3자 협의기구를 통한 쌀대책 수립 ▲농업농촌기본법 전면개정과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 ▲실질소득 지지를 위한 쌀소득보전직불제 개편과 밭직불제 도입 ▲매년 300만석 이상의 북한지원 법제화 등을 주장했다.

농민들은 이와 함께 ▲학교급식법 개정과 급식조례 제·개정 ▲식품업무의 농림부 일원화 ▲농업통상협상에 농민대표 참여보장 ▲정책자금 금리 1%로 인하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결의문에서 “정부와 국회가 농민들의 마지막 요구마저 외면하고 비준을 강행할 경우 21일 농민총궐기대회와 야적총력시위를 통해 성난 농심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국회로 진출하려하자 경찰들은 물대포와 방패는 물론 대나무, 벽돌 등을 이용해 무자비한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농민 수백 명이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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