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8일 오후 경북 청송·의성 지역. 하늘에서는 직경 1cm 가량의 우박이 20여분 간 쏟아졌다. 40년 만의 대형 우박 피해로 사과 농장의 어린 사과는 5cm 이상 자라지 않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대부분 사과농가가 망연자실했지만 5만㎡(5ha) 규모의 농장을 가지고 있던 정대철씨(54·경북 의성)는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3월 대구경북능금조합 관계자의 권유를 받고 339만원의 자기부담금을 들여 우박과 태풍에 대비한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339만원의 보험료는 피해를 입은 정씨에게 54배 수준인 1억8천392만원의 보험금으로 돌아왔다.
정씨는 “매년 1만 상자의 사과를 수확해 2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면서 “대형 우박으로 90% 이상의 손실을 본 상황에서 재해보험이 아니었다면 큰 손해를 봤을 것” 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경북 청송으로 귀농한 김종화(46)씨도 39만원의 보험료를 냈는데, 87.5배인 3천493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재해보험에 가입할 때 주위에서 괜한 곳에 돈을 쓴다는 핀잔을 들었지만 지금은 많은 부러움을 샀다”는 정용국(40·경북 청송)씨도 이번에 재해보험금으로 9천100만여 원을 받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해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농가는 모두 2만8천758가구. 농림부는 지난 17일부터 이들 농가 중 자연재해를 입은 7천184농가구에 모두 614억4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재해보험의 품목별 가입률은 배(58.6%), 사과(55.9%)가 가장 높고 떫은감(28.2%), 복숭아(9.8%) 등 순이다.
농림부는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농작물재해보험 대상 품목을 사과와 배, 단감, 떫은감, 감귤, 복숭아 등 7개 품목에서 올해 밤과 참다래, 자두 등을 포함해 모두 10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내년에는 콩과 감자 등 5개 품목을, 2009년부터는 벼와 시설채소류 등도 포함할 계획이다.

농림부 협동조합과 홍성재 과장은 “중장기적으로 농작물, 가축, 농업시설 등 농업 전반의 자연재해에 대한 위험을 보상하는 방향으로 농업재해보험을 확대·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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