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최량’의 특화된 기술력이 경쟁력”

국내 최초로 식물의 생리장해 치료제인 영양비료를 개발한 주식회사 대유의 권옥술(60·사진) 사장을 만났다. 권 사장은 오직 자신의 영업력만 믿고 77년 빈손으로 회사를 세웠다. 4명의 선배 동업자의 기술과 자본이 더한 환상의 콤비로 회사를 오늘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한 기업의 CEO로서 대유가 걸어온 길을 회상하는 권 사장의 목소리에는 힘과 열정이 넘쳤다. “대유의 창업은 통일벼 개발이 계기였다”면서 “증산을 위한 화학비료 남용으로 생긴 작물의 생리장해를 병으로 오판, 농민들이 농약을 사용하는 과오와 폐단을 막기 위해 영양비료를 만들었다”고 창업동기를 밝혔다.



◆ 비료 파느라 굶길 밥먹듯
대유의 첫 제품이 ‘나르겐’ 수화제였다. ‘나르겐’은 속리산의 정이품송을 살려낸 신비의 영양치료제다. 이 제품은 엽면살포용 영양제로 국내 최초로 농약과 혼용해 노동력을 절감하고 작물의 내병성을 키우는 고품질농산물 생산 촉진제다.

권 사장은 ‘나르겐’을 판매하기 위해 1년 365일 중 300여일을 장돌뱅이처럼 전국의 5일장을 누볐다.
“‘나르겐’을 파느라 점심 굶길 밥먹듯 했습니다. 이 때문에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염을 얻어 평생 위장병약을 달고 삽니다”

권 사장은 이 같은 발품 판매로 ‘나르겐’ 출시 첫해 1천여만원의 매상을 올렸고,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3년만에 6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사세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영양비료를 왜 사용해야 하는지’, ‘식물종합영양제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던 농민들의 영양제에 대한 인식을 한 방에 불식시키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식물 영양제시장에서 일궈낸 쾌거였다.

◆ 도복억제 4종복비 사세성장 견인
대유의 두 번째 히트상품은 도복·도장을 예방하는 4종 복합비료인 ‘브리오’였다.
85년 출시된 ‘브리오’는 인산·가리에 마그네슘과 미량요소가 혼합됐다. 벼를 비롯해 밭작물의 웃자람과 도복을 막았다. ‘브리오’는 회사를 한층 더 키워 놓은 효자상품이었다.

대유는 90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질소·인산·칼리 복합전용비료에 미량요소를 첨가한 복합비료 제조의 법제화를 이끌어냈다. 2년에 걸친 시험의뢰 결과였다.
이로인해 대유의 미량요소 첨가 영양비료는 판매에 더욱 탄력을 얻게 됐다.

◆ 수경재배용 비료 국내최초 개발
대유 세 번째 히트작은 국내 최초로 공정규격에 맞춰 만든 제품으로 작물의 각종 생리장해를 해결한 ‘미리근’이다. 친환경·유기재배 농민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비료로 출시 후 농가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권 사장은 ‘미리근’ 출시를 계기로 일본에 출장 갈 기회가 있었다. 일본에서 수경재배 붐이 이는 것을 본 권 사장은 귀국 후 국내 최초로 수경재배용 ‘물푸레비료’ 개발을 주도했다.
“항상 남다른 시각과 생각을 가지고 제품개발을 서둘렀다”는 권 사장.
권 사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찬모임에서 서울대 의대교수의 강의 도중 인체에 세라늄과 게르마늄영양제가 필요하다는 얘기에 착안 식물기능성영양제 개발에 눈을 뜬다.

그리고 6년여의 연구결과 마침내 ‘대유세라늄’ ‘대유게르마늄’ 등 기능성제품을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하는 개가를 올렸다.
“작물은 반드시 자신이 필요한 만큼의 영양만을 흡수합니다. 인체에 좋다는 세라늄과 게르마늄을 흡수한 농산물은 인간에게 최상의 영양을 주기 마련입니다.”

권 사장은 대유세라늄과 게르마늄 제품 자랑에 열변을 토했다.
대유는 친환경 영양비료 개발을 선도했다. 이어 국내최초로 ‘식물영양연구소’ ‘농약약효약해시험연구소’ ‘미생물농약시험연구소’ ‘이화학분석연구소’를 개설했다. 이 연구소들은 첨단기술 개발의 산실로 많은 자본과 인력이 투입됐다.

◆ 승승장구 2003년 사장의 자리에
권옥술 사장은 히트제품 개발과 매출증대에 대한 공로로 이사, 상무이사, 전무이사 등 승진가도를 달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2003년 사장의 자리에 올랐다. 적수공권의 빈손으로 거머쥔 값진 성공이었다.

권 사장은 “대유의 성공을 지켜본 영양비료업체들이 싸구려 유사상품이 마구잡이로 내놓아 시장질서를 교란시키는 일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서번트 리더십으로 직장에 활력
대유의 경영이념은 ‘최대(最大)가 아닌 최고최량(最高最良)’이다. 권 사장은 이 이념을 바탕으로 시대변화에 앞서가는 특화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앞선 기술력 덕분에 10건의 특허를 신청해 5건은 이미 특허를 획득했고, 나머지 5건도 특허가 곧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사장은 회사의 주인은 직원이라고 강조한다. 또 직원들도 주인의식을 갖고 자율적 활동을 통해 애사심을 키우는데 힘쓰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대유의 직장분위기는 보스 스타일의 ‘지배적 리더십’보다는 ‘서번트(servent : 자신을 낮추고 구성원들에게 봉사하는 것) 리더십’으로 직원들에 다가가는 권 사장의 경영철학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대유는 매월 1일 하루종일 전직원 회의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가 도출된다. 회의에서 채택된 의견은 전체토론을 거쳐 제품개발의 순서를 밟는다.
“회사를 갖기보다는 쓸만한 직원을 갖고 싶다”며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권 사장. 한국농업의 도약을 촉진할 대유의 다음 히트작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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