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부 영 제주도농업기술원 영농교육담당


감귤은 제주의 생명산업이요 제주농촌이 풍요를 이룰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준 일등 공신이다. 68년 농어촌특별사업으로 시작한 감귤산업은 40여년간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94년 UR협상으로 오렌지가 수입되고, 설상가상으로 시설재배 딸기, 포도 등이 계절에 상관없이 생산되면서 ‘겨울과일’의 대명사였던 감귤의 소비가 급속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제주감귤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감귤을 재배하는 제주농업인들에게 새로운 황금빛 희망이 보이고 있다. 그 희망은 제주도농업기술원 고부영 지도사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 어려운 때에 고 지도사가 제주농업인과 함께 있다는 사실은 농업인들에게는 어쩌면 행운이었다.
고부영 지도사는 그 동안 감귤도 연중생산체계로 나가야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5∼10월은 하우스감귤이, 11∼2월은 노지감귤이, 12∼4월은 비가림 감귤, 한라봉, 청견 등을 출하하는 작형기술을 보급, 농가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큰과일(100∼120g)보다는 중소형과(60∼95g)를 선호하고 있음을 감안해 이를 위한 ‘2년1기’(2년에 1회) 결실기술 보급을 적극 추진했다. 95년부터 자신의 과수원에서 실증시험한 기술을 바탕으로 99년도 15ha 66농가를 대상으로 ‘2년1기’ 결실 시범사업을 추진했던 것이다.
이듬해인 2002년 성공적 결실로 소비자가 원하는 중소형과 생산기술로 평가돼, 고부영 지도사는 이를 ‘생산량 감산효과 및 고품질 생산’이란 이름으로 시책건의를 했다. 제주도 및 도의회를 대상으로 끈질긴 설득 끝에 예산 67억원을 투입, 2,300ha에 낙과제인 휘가론 약제살포에 의한 인위적 휴식년제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10여만톤의 감산효과로 가격안정에 크게 기여했으며, 고 지도사는 이 공적으로 2002년에 모범공무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고부영 지도사는 그 동안 쌓아온 감귤재배기술의 농가보급을 위해 시기별로 감귤재배정보를 매뉴얼로 만들어 교재를 집필했다. 이 교재는 지금도 농업인 교육교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고부영 지도사의 도전은 끝난 것이 아니다. ‘2년1기’ 결실재배기술에 문제점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여름전정시기, 시비량과 시비시기, 병해충 방제기술 등을 정립하는데 계속 시험을 수행해오고 있다.
특히 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맞춰 제주 재래귤인 산물의 약리효능 및 기능성을 연구·체계화해 농가소득과 연계, 산업화 할 수 있는 재배단지조성사업을 그가 지금 몸담고 있는 감귤전문지도연구회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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