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리 농업은 증산위주의 고투입농법으로 화학비료 의존도가 높아왔던 것이 사실.

이에따라 농토는 염류집적과 토양양분의 분균형 등 농업환경이 악화돼 지속가능한 농업생산이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엔 국제적으로 농업·환경·무역의 연계논의가 강화되고 관련 국제규범이 제정됨으로써 국내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도 농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증산정책을 지양하고 고품질 친환경농업에 의한 농산물 생산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1단계로 2004년까지 화학비료·합성농약 사용량을 30% 감축하고, 2단계로 2010년까지 50%까지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도 친환경농업으로 농정의 방향을 잡아나가고 있다. 충청남도가 지난 2001년부터 친환경농업 유도를 위해 2㏊미만의 벼재배 농가에 이미 ‘고품질 쌀 생산용 친환경비료 공급지원사업’을 실시해 농가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내년에 지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지원되는 비료는 저N·P·K비료로 규산·석회·고토·붕소 등 미량요소가 함유된 2종 복합비료. 이들 비료는 농협을 통해 정부고시가에 비과세로 농가에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계통구매로 공급되는 이들 2종 복합비료는 2종 이상의 화학비료를 혼합한 것으로 친환경농업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으며, 강한 수용성으로 유실 및 방류돼 하천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지원비료가 6개로 한정돼 선택의 폭이 좁고, 기존 공급업체를 제외한 중소업체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비료의 지원사업 진입이 용이치 않아 우수한 친환경비료를 생산하는 업체의 경영의욕을 떨어뜨리는 등 풀어야 문제도 남아 있다.


미황을 써보니까…


“혹시했는데 예상외 결과”

경북 문경시 산양면 존도2리에서 벼농사를 하는 채윤식(51·사진 맨위)씨. 올해 처음 대리점의 권유로 ‘미황’ 비료를 썼다. 새추청과 일품벼를 심었던 채씨는 ‘미황’을 사용하면서 망설였다.

초기 생육이 늦을 땐 “괜히 미황을 시비했나?” 하는 후회도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그러한 우려는 단순한 기우였다.

올해 일기불순으로 인근의 벼재배 농가들이 작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채씨는 남들보다 30∼40% 이상의 수확량을 기록했다. 게다가 특등품 비율도 높아 높은 소득을 올렸다.

채씨는 “올초 객토로 땅심을 높였던 것도 주효했지만 무엇보다 ‘미황’이 유기물이 많이 함유돼 미질과 수량면에서 뛰어난 성적이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채씨는 싸래기가 없는 특등쌀로 밥맛도 일품이어서 서울 소비자의 입소문을 통해 80kg 가마를 20만원에 고가로 60여가마를 직거래로 팔았다. “주문이 쇄도하고 있어 남은 쌀의 팔로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개간논에서 특등미 생산”

문경시 산양면 반곡1리에서 개간논 2천5백평에서 벼농사를 짓는 여철주(49·사진가운데)씨도 ‘미황’ 덕을 톡톡히 본 농업인이다.

농촌지도자산양면 회원인 여씨도 올해 처음 ‘미황’을 시비했다. 게다가 농약을 전혀 치지도 않았던 여씨는 올해 90%이상 특등쌀을 생산하는 기염을 토했다. 소출도 남보다 더 나왔다.

여씨는 “‘미황’ 비료를 시비하고 나서 논에 나가보기가 싫을 정도로 초기 생육이 좋지 않았지만 후기 생육이 좋고 직립성이어서 태풍 ‘매미’가 지나간 올해 도복피해가 전혀 없었다”면서 “가짓수가 많지 않지만 유효분얼수와 등숙률이 높아 수량도 많고 통풍이 잘 돼 도열병, 문고병 등 병충해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여씨는 또 “충남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비료지원사업이 경북에서도 실시돼야 농업인들이 생산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림산업의 ‘미황’ 비료가 이 지원사업에 포함돼 비료값 걱정없이 사용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취지 살려야”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료생산 전문업체인 우림산업(대표 남문현·사진 맨 아래)도 우수한 친환경 3종복합비료를 생산하면서도 지원사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 중 하나다.

72년 회사 설립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미 일본 등 해외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우림은 2001년부터 충남도의 친환경비료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도가 제시하는 농협계통구매, 공인기관의 검증 등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무자격 업체들의 무분별한 참여를 우려한 도 공무원의 우려 때문이었다. 다행히 우림은 전남대와 충남도농업기술원 등 공인기관의 시비시험에서 우수성을 입증받았으며, 농가에서도 호응이 좋아 비료지원사업 진입을 낙관하고 있다. 도 농산과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해 놓은 상태.

남 사장은 “충남도의 친환경비료지원사업이 농가들로부터 반응이 좋아 타 도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기존 지원비료 외에 검증된 비료의 사업참여를 확대해 농업인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또 “우림의 수도전용 비료인 ‘미황’은 N·P·K 함량을 줄이고 유기물을 첨가해 토양 염류집적 등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친환경비료”라며 “그 우수성은 농가들의 입소문을 따라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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