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빠르게 성장…축산분야는 더뎌

친환경농업이 산업과 환경 면에서 많은 관심을 끄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직접지불제도를 확대하고 믿을 수 있는 품질인증제도를 정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다.

양평군이 지난 23일에 개최한 ‘제1회 세계친환경·유기농업포럼’에서 네덜란드의 빈센트 슈텔리 교수는 “세계적으로 약 1천580만ha의 농지에서 유기농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유기농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유기농업인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슈텔리 교수는 세계 유기식품산업의 현재 규모는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이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유기농산물과 유기식품에 품질인증체제를 구축, 국제기준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외 유기농업관계자, NGO(비정부기구)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한 양평포럼은 김성훈 교수의 기조연설에 이어 네덜란드 미국 일본 중국 등 친환경농업 전문가들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김성훈 교수는 ‘왜 친환경농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적 오염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서, 토지와 자연의 생산능력을 보전하고 농업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대안으로서 친환경농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친환경농업을 실시하는 농가가 빠르게 성장해 현재 약 2만 가구, 전체농가의 1.6%에 달한다”며 “이들 농가 조사결과 관행농업에 비해 생산량은 약 1% 감소하고 농가소득은 평균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김완배 교수는 양평군 사례를 통해 지역단위 친환경농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의식 전환 △부재지주 농경지의 장기간 사용 제도화 △생산된 농산물의 판매보장 △양질퇴비 등 환경농자재의 저렴한 공급 △직접지불제도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평포럼 주제발표 요약

기조연설

왜 친환경농업을 해야 하는가

김 성 훈 (중앙대학교 교수, 전 농림부장관)

친환경농업은 식품과 농산물의 세계적 오염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 토지와 자연의 생산능력을 보전하고 농업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대안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4년 동안 친환경농업을 실시한 농가가 급속히 증가해 약 2만 가구(전체농가의 약 1.6%)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관행농법보다 5∼10% 정도의 낮은 토지생산성으로 인해 식량안보론자들로부터 배척받고 있으나 공급과잉의 선진국에서는 육성 대상이다.

친환경농업은 다면적 기능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한다. 식품의 안전성과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따라서 개별국가, FAO는 유기농산물 기준의 국제화에 노력해야 한다.



제1주제

세계 유기농업의 동향과 기준

빈센트 슈텔리 (네덜란드 AIT대학교 교수)

세계 유기식품 산업은 현재 규모는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약 1천580만ha 농지에서 유기농업이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가장 큰 수입국가로 과일 채소 콩을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한다. 중국은 1천500만 달러 어치의 유기농산물을 생산하고 내수시장은 약 1천200만 달러 규모다.

유럽의 경우 유기농산물은 전체 농산물 판매액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제정한 ‘국가유기계획’은 유전자변형이나 방사선 조사, 하수 슬러지를 원료로 한 퇴비사용을 금하고 있다. 유기농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보조금 지급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제2주제

미국 유기양돈의 생산과 유통

크리스 보에센 (미국 미주리대학교 교수)

미국의 유기농업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유기축산의 발전은 아직도 더디다. 미국에서 유기농업을 하는 경지는 전체경지의 1%가 되지 않으며 인증을 받은 양돈농가는 거의 없다. 미국 정부는 유기농산물 기준을 만드는 데 몰두하느라 유기축산에 대한 지원이나 인증서비스 제공에는 소홀히 했다.

농가가 유기축산을 시작하려면 여러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국내와 국제사회에서 적용하는 유기농산물의 기준에 대해 숙지해야 한다. 둘째, 여러 판매경로나 판매방식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해야 한다. 셋째, 재정능력 노동력 경영능력 협동가능성과 같은 자원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야 한다. 넷째, 시설과 장비구입부터 적절한 생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제3주제

일본의 유기농업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

도쿠에 미치야키 (IFOAM 일본 부회장)

일본은 농기계 도입과 화학자재 및 기술을 바탕으로 식량증산을 추진해 1970년대에 이미 대부분의 농지가 오염됐으며 농민의 농약중독 현상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래서 사회적 의식이 있는 농민 의사 학자 등이 모여 일본유기농업협회를 조직했다
초기 유기농산물 생산자는 농산물의 안전성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조직과 직거래를 시작했으나 직거래의 주체인 주부의 사회적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유기농산물 거래는 한계를 보였다. 1980년대 들어 택배방식이 도입되고 1990년대에 유기농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 식품가공업자와 슈퍼마켓에서 유기농산물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1999년, 유기농산물 품질인증에 관한 법적 체계를 갖췄다.



제4주제

중국 녹색식품의 성과와 전망

리우 리안푸 (중국 녹색식품협회 회장)

중국의 녹색식품은 농산물의 과잉생산 기조에서 ‘양보다는 질 우선 정책’의 일환으로 정책적으로 육성되고 있다.
중국의 녹색식품은 네 가지 측면에서 성공적이다. 첫째, 지난 10년간 녹색식품은 안전하고 고품질의 식품이라는 개념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었다. 둘째, 기술의 표준화, 품질보증, 상표관리를 주 내용으로 하는 실천모델을 정립했다. 셋째, 2001년 9월 기준으로 100여 업체에서 2천여 상품을 생산하는 등 많은 종류의 녹색식품을 개발했다. 넷째, 생산액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녹색식품 총생산액은 약 5억불, 수출액은 2억불에 달한다. 중국의 녹색식품은 A급과 AA급으로 구분되며 저투입 농산물은 A급, 유기농산물은 AA급으로 분류된다.



제5주제

유기농업을 위한 현대적 기술의 적용

정 무 남 (농진청 농업과학기술원 원장)

유기농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첨단농업기술의 응용이 필수요건이며 생산물의 품질과 안전성의 확립이 충분요건이다. 과학적 검증을 통해 유기농업에 적합한 기술을 요약하면, 첫째, 고추진딧물에는 키토산과 현미식초가 효과를 보였다. 둘째, 목초액 청초액비는 어린 식물의 발근 촉진과 내병성 증진에 효과가 있다. 셋째, 오리와 우렁이만을 이용해 벼를 재배할 경우 수량감소는 5%미만 수준이다. 넷째, 현재까지 특허를 취득한 우리나라 미생물농약은 약 20여 종에 달하지만 실용화는 되지 못했다.

유기농업과 관련해 농업과학기술원은 앞으로 △토지이용체계 △물관리 △병해충관리 △토양분관리 △수확 후 관리 등에 대해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제6주제

일본 아야정에서의 자연생태농업의 추진

무카이 요시미 (일본 아야정유기농업센터 소장)

자연 상록수 숲과 친환경농업 그린투어리즘으로 유명한 아야정에서 유기농업은 ‘건강하게 살고 싶은 아야지역 만들기’라는 모토를 가지고 정원에 건강한 채소를 재배하는 것부터 추진했다. 퇴비시설과 가축분뇨 처리시설, 쓰레기시설을 잇달아 건설하고 1983년에 ‘북구주공생사연합’에 유기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988년에 ‘자연생태계농업 추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유기농업개발센터’와 ‘유기농업실천진흥회’를 설치했다.

현재 일본 JAS 유기농업인증을 신청한 상태며 해마다 토양분석을 실시한다. 농산물의 품질과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지만 생활협동조합과 계약재배를 함으로써 가격등락은 없다. 과제는 유기농법기술 개발, 노동력 절감방안 등이다.



제7주제

지역단위 친환경농업의 육성과 과제

김 완 배 (서울대학교 교수)


양평군은 아시아에서 광역단위의 친환경농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대표 지역이다.

군 전체농가의 50%에 달하는 4천767 가구가 친환경농업을 실시할 정도로 급속히 성장한 외부적 요인으로는 △대도시 소비자들의 고품질, 안전 농산물 요구 △상수원 보호구역인 팔당호 주변에 대한 사회적인 수질개선 요구를 들 수 있다. 내부 요인으로는 △농가들의 축적된 경험과 확대의 자신감 △군수를 중심으로 한 행정기관의 환경에 대한 철학과 강력한 리더십 △민·관기구의 NGO단체 결성과 적극적인 참여를 꼽을 수 있다.

군단위 친환경농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의식전환, 부재지주 농경지의 장기간 사용 제도화, 유기농산물의 판매보장, 양질퇴비 등 농자재의 저렴한 공급, 직불제도 확대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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