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부지깽이도 한 몫 한다는 속담이 있다.

수확철이면 어른 애들 할 것 없이 모두 동원돼도 일손이 부족하고 바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요즈음 농촌일손 부족은 계절이 없어졌다.

청장년들이 농촌을 떠난 자리엔 노령화된 농업인들이 일손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하우스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일손부족은 연중 계속된다.

지방 행정기관이 중심이 돼 일손돕기를 하고 있지만 홍보부족과 벼 베기 등 일부 한정된 작업으로 실질적 도움이 못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월 경남 밀양에 사시는 농촌지도자 한 분이 농촌일손돕기의 문제점을 지적한 편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직도 농촌일손돕기는 공무원이나 사회단체 인사들이 낫 들고 벼 베는 것만으로 알고 있으니, 어려운 농촌문제가 풀리겠습니까? 벼 베기는 이제 기계가 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다 알고 있는데, 시설재배가 주 소득원인 이곳은 지금 깻잎, 풋고추 등 시설재배 농산물의 수확 때가 지나 도장을 하고 상품가치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일손을 도와달라고 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더니 벼 베기 외에는 일손 돕기를 못한 답니다. 이런 현실에 농업은 생명산업하면서 아무리 강조하면 무엇합니까? 」

공공기관이나 사회단체 등이 추진하는 일손돕기는 일손도 돕고 농업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기여했으나 지금까지 수혜자는 극히 제한적이고 형식적이었다.

따라서 앞으로 일손돕기가 수요자로부터 환영을 받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점이 전제돼야 한다.

첫째, 일손돕기는 일회성, 전시성이 아닌 농업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에서 추진돼야 하고, 상설 지원창구를 가동해 연중 운영돼야 할 것이다.

둘째, 일손돕기는 벼의 경우 탈곡·뒷손질·운반, 과일의 경우 과일솎기, 봉지씌우기, 수확·포장·운반 등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끝으로 지방단위 행정, 지도, 농협 등이 협력해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노약자, 부녀자 등 일손돕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농가를 파악해 그들이 고마움을 느낄 수 있도록 규모는 작지만 실용적인 일손돕기가 정착돼야 할 것이다.

농촌 일손돕기가 농가로부터 환영을 받고, 만성적인 농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기관은 물론 사회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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